한국의 한 민간단체가 탈북민들을 위한 맞춤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간단한 영어 단어를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현장음]
알파벳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영어를 익힙니다. 이 곳은 서울 종로에 있는 한 통일 관련 민간단체 교육장인데요, 평소에도 탈북민 전문상담사 양성 과정이라든가 인성학교, 언어교육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진행되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특별한 영어교육이 열렸습니다.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민을 위한 맞춤 영어교육인데다, 강사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는 것도 특별한데요, 학생 입장에서, 교육생 수준에 맞춘 재미있는 강의를 준비한 청심국제고등학교 3학년 김의영 학생입니다.
[녹취: 김의영, 청심국제고3] “제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북한이탈주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도 시간이 나서 이렇게 하게 됐어요. 사실 영어교육이 미국에서 쓰는 말 말고, 우리나라에도 외래어가 굉장히 많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영어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자녀 또래의 학생에게 배우는 시간이라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입이 제대로 떼지지 않는데요, 용기 내 한 단어, 한 단어 따라 하는 교육생들의 모습이 진지합니다.
[녹취: 현장음]
[녹취: 김아영, 탈북민] “깜짝 놀란 게, 선생님이 저희 막내딸과 같은 나이여서 깜짝 놀랐고, 젊은 에너지를 충전 받은 것 같고요.”
[녹취: 임미연, 탈북민]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앞으로 기대도 많이 되고, 진짜 영어를 좀 더 빨리 배웠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
북한에서도 영어를 배운 적이 있는 교육생들이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익히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이 곳에서 한국 생활에 필요한 영어 단어들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녹취: 강화옥, 탈북민] “북한에서 영어반이었어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외국어에 대해서 그다지 신경을 안 쓰고 적당히 배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 오니까 다 외래어로 되어있고, 영어로 많이 되어있고, 영어회화를 많이 하고, 간판을 비롯한 이런 것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화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이 많아서, 전문적으로는 아니라 해도 필요한 것은 알아야겠다는 이런 중요성을 느꼈거든요.”
[녹취: 김아영, 탈북민] “북한에서 영어를 배우긴 배웠는데, 구체적으로 배우지는 못하고, 기본 과목이 아니고 그 외의 과목으로 배웠다 보니까, 여기 와서 새로 배워야 되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첫 시간부터 열심히 배우느라고 열심히 듣고, 열심히 따라 하고 있는데, 다 새로운 것 같아요. 다 다르거든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북한에서는 배웠는데, 한국에 오니까, 북한에서는 외우는 식으로 배웠고, 한국에서는 이해하면서 들어야 되니까, 방식이 너무 달라가지고, 새로 배우는 기분이에요.”
[녹취: 강정애, 탈북민] “영어를 저는 한 30 년 전에 배웠나? 이제껏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대한민국에 살면서 영어가 정말 필요한데, 배우고 싶어도 배울 용기를 못 내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저 분이 와서 강의해주니까, 너무 쏙쏙 들어오는 거예요. 30년 전의 영어는 사과를 애플, 이렇게 말하면 그 발음 자체가 달라요. 혀 무는 것과, 우리는 배울 때 발음은 상관없고, 비슷하기만 하면 되는데, 혀 구부리는 것과 입천장 닿음 자체가 알려주면 알려주는 데로 그 발음이 정확하게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신기하고, 정말 열심히 배워야겠다, 비록 나이는 있지만.”
이번 영어교육은 한 달 동안 매주 목요일에 진행되는데요, 4회에 걸친 교육인 만큼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다만 백화점이나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단어들을 익혀 한국생활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개설된 강의인데요, 짧은 시간 동안 꼭 필요한 내용을 배우는 만큼, 교육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아영, 탈북민] “한국에 살면서도 필요한 게, 외국인들을 만났을 때,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서 눈도 못 마주치고 피하거든요. 그리고 상품들도 외국어로 써 있으면 그게 뭔지 모르고 지나치고, 그땐 정말 창피하고 속상하고 그렇고요, 외국에 나갈 때도 ‘밥을 더 먹겠습니까?’ 물어봐도 그게 뭔지 모르는 거예요. ‘골라 먹으세요.’ 하는 것도 모르니까, 눈치껏 먹다 보면, 어떨 때는 입에 맞지 않는 것도 먹고 하니까, 영어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임미연, 탈북민] “쇼핑이라든가 그런 거 할 때, 그리고 공중장소에 갔을 때 쓸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많이 해서, 그게 앞으로 기대되네요.”
이 곳에서는 앞으로 한 달 동안, 물건을 살 때나 음식을 주문 할 때 같은 실생활에서 필요한 간단한 영어 단어들을 교육할 예정입니다. 강의를 맡고 있는 김의영 학생입니다.
[녹취: 김의영, 청심국제고3] “오늘 쇼핑이고, 다음에는 테크놀로지, 컴퓨터, 휴대폰, 이런 것 관련된 말, 그리고 레스토랑이나 식사할 때 음식 같은 거, 그리고 생활할 때 카테고리에 맞지 않는 단어들, 그런 식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이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가면 괜찮을 것 같아요.”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