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실향민 어르신들과 탈북민들이 함께 만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녹취: 현장음]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실향민과 탈북민들이 함께 공연도 보고 식사도 하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탈북 여성들이 주축이 된 <통일 맘 연합회>가 같은 고향을 둔 실향민 어르신들과 함께 북한의 음식과 노래로 고향을 추억하기 위해 만든 자리인데요, 지난해 부산 지역에서 개최한 데 이어 올해 서울에서 두 번째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통일 맘 연합회의 김정아 회장입니다.
[녹취: 김정아, 통일맘 연합회장] “탈북 여성들이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을 그리는 마음에서,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에게 저희가 효도를 할 수 없는 불효자잖아요. 그래서 한국에 계시는 실향민 어르신들하고 탈북민 어르신들을 모시고,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한테 효도를 못 하는 것을 대신 한국에 계시는 그 분들에게 저희가 효도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시작했고요, 작년에도 사실은 저희가 이 행사를 했어요. 그런데 너무 자금이 없어서 부산의 한 작은 교회에서 조용히 진행했는데, 그때도 한 100명이 오셨거든요. 실향민 어르신 50분, 그리고 우리 통일맘 봉사단 50분 해서 100명 오셨는데, 그 때도 참 많이 울었어요. 일단은 우리 봉사원들이 어르신들을 보니까 울더라고요. 엄마 생각이 나서 운다고. 그런 얘기를 많이 해서, 내가 정기적으로 해야겠구나, 그래서 올해 행사는 서울에서 하게 됐고, 이북도민위원회에서 후원까지 해 주셔가지고, 많이 밀어주셔서 제가 감사한 마음으로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녹취: 현장음]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행사를 시작했는데요, 탈북민들과 실향민 어르신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나누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고향을 떠난 지 오래 된 실향민 어르신들은 최근에 탈북한 탈북민들에게 고향의 소식을 묻기도 하고, 함께 통일을 염원했습니다.
[녹취:실향민] “감개무량합니다. 나이도 많은데, 이렇게 모이니까 참 감개무량하네요. 우리는 이렇게 모이게 되면 한 마음과 같아요. 그래서 가족같이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모임이 참 중요해요.”
“기쁘죠. 광복 71주년을 맞으면서, 이렇게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고, 앞으로 빨리 통일이 되기를 소원하는 게 얼마나 좋아요.”
가족을 두고 탈북한 탈북민들은 실향민 어르신들을 보면서, 가족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냅니다.
[녹취: 탈북민] “여기 와서 사는 것이 행복하고, 행사에 참가하니까, 고향에 있는 부모님하고 동생들이 생각나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만나야죠. 감사해요. 이런 모임이 참가할 수 있어서.”
“제가 온 지 몇 해 되지 않고, 오지 한 1년도 안되고, 오늘 처음 이런 행사에 참가해서, 정말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 온 실향민들하고 이렇게 모임을 가지니, 정말 즐겁고 좋아요. 그 분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이렇게 조직하기는 처음이거든요. 그러니까 옛날 그 분들을 존경하게 되고.”
“많이 눈물 날 것 같아요. 고향생각도 나고, 실향민 어르신들을 보면, 그 어르신들도 저희와 같은 심정일 것 같아요.”
이번 행사에는 실향민 어르신 100여 명, 탈북민 어르신 100여 명, 그리고 통일맘 봉사단과 외부인사 100여 명이 함께 참여했는데요, 봉사단 역시 탈북민들입니다. 봉사단원들은 행사를 준비하느라 적극적으로 행사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어르신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녹취: 봉사자들] “저희야 특별하게 보람이 있죠. 다른 일보다 더 보람이 있죠. 왜냐하면 저희 부모님 같은 분들이니까요. 뭉클하죠, 이 분들 뵙고 얘기를 듣고 하면, 뭉클하고 하니까, 더 잘해드리고 싶고, 그 어느 행사보다도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여기 총괄을 맡아가지고요, 바쁩니다.”
“광복 71주년이니까, 통일을 빨리 앞당겼으면 좋겠어요. 실향민들하고, 탈북자니까, 옛날 대 선배들하고, 우리 후배들이잖아요. 이분들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만남의 광장을 가짐으로 해서, 통일도 앞으로 당길 수 있지 않나, 그런 마음으로 봉사하게 됐습니다.”
[녹취: 현장음]
공연 후에는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조금 더 고향을 추억하는 시간을 이어 나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