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번 주에 미국 재향군인들 앞에서 연설했는데요. 재향군인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미군의 장래 역할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이어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이메일 수사기록을 공개했다는 소식, 또 지난 8월의 일자리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경제 관련 뉴스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하루 차이로 오하이오 주를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시에서 열린 미국 재향군인회 연례회의에서 각각 연설했습니다. 회의 마지막 날인 목요일(1일) 연설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미국 군대를 재건하고, 미국 보훈부가 안고 있는 제도적인 문제들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보훈부는 재향군인들을 위한 연방 부서인데요. 몇 년 전에 큰 논란에 휩싸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훈병원의 여러 문제점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보훈병원들의 진료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퇴역한 군인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진료를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일까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더구나 보훈병원들이 진료 대기시간 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에릭 신세키 당시 보훈장관이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보훈부의 제도적인 문제들을 고쳐나가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나요?
기자) 네, 완전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10개 항의 개선안을 내놓았습니다. 보훈장관을 새로 임명하고, 기준에 맞지 않는 직원들은 해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재향군인들이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보훈부 내부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군대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재원이 고갈된 미국 군대를 재건하고 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를 추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Peace through Strength’, ‘힘을 통한 평화’에 기반을 두고 이를 추구해 나가겠다는 건데요. 미국 군인들이 세계 최고의 장비와 도구를 갖추고, 최고의 훈련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고요. 현역으로 복무할 때는 물론이고, 제대 후에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재향군인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앞서 수요일(8월 31일)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같은 자리에서 연설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무슨 얘기를 했는지요?
기자) 이날은 바로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를 전격 방문하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한 날인데요. 클린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I completely reject anyone…”
클린턴 후보는 앞서 트럼프 후보가 미국 군대에 대해 “재앙”이란 표현을 썼지만, 자신은 이 같은 표현을 거부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표현은 현역 군인들과 재향 군인들에 대한 모욕이란 겁니다.
진행자) 앞서 미군의 장래 역할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엇갈리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달랐습니까?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강하고 효율적인 미국 군대에 대한 비전을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로 표현했습니다. 지난 7월에 일어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무력 사용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이버 공격을 다른 공격과 똑같이 취급하겠다면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또 미국이 전 세계 정의와 힘의 기수가 돼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미국을 바라보고 있고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세계통합주의(Globalism)’이 아니라, 미국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nism)’를 추구하겠다고 말해왔는데요. 목요일(1일) 연설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겠지만, 뭣보다도 미국인들을 우선 순위에 올려놓겠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e will defend our freedom…”
미국인들의 자유와 일자리, 경제적 독립을 수호하겠다면서, 미국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트럼프 후보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미군을 이끌기에는 아는 게 너무 없고, 과거 발언을 볼 때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그런 점을 지적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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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시에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 수사 기록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FBI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클린턴 후보는 FBI 수사관들에게 편의상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지 모른다는 얘기를 그 누구로부터도 들은 적이 없다고 하고요. 민감한 정보를 취급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전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는 그동안 개인 이메일로 민감한 정보를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말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FBI 조사에서도 민감한 정보라고 생각되는 내용을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주고받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또 이 문제에 관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얘기했다면서, 파월 전 장관을 포함해 다른 국무장관들도 재임시에 개인 계정 이메일을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클린턴 후보가 해온 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FBI는 이번에 클린턴 후보를 면담한 기록과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수사 내용을 요약한 내부 메모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를 직접 면담한 기록은 11쪽에 불과한데요. 오히려 메모가 쪽수도 더 많고, 내용도 더 자세했습니다. 일부 내용은 가려져 있는데요. 대중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으로 여겨집니다.
진행자) 이번에 조사 보고서가 공개된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정보공개법(FOIA)에 근거해서 조사 기록을 공개하란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의회 공화당 의원들이 조사 기록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는데요. 공화당은 클린턴 후보가 의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법무부가 새로 수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잠깐 언급이 나왔습니다만,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논란이 뭔지 다시 한 번 짚어볼까요?
기자)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정부 공식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 계정과 컴퓨터 서버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개인 이메일 계정은 관용 이메일보다 보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 기밀이 유출됐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조사 결과, 클린턴 후보가 상당히 부주의했으며, 기밀 정보 취급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결론지었는데요. 미 법무부는 FBI의 이 같은 권고에 따라서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메일 논란이 이어지면서 클린턴 후보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는데요. 이번에 FBI 보고서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기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인데요.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측이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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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경제 관련 뉴스 보겠습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다, 이런 발표가 나왔네요?
기자) 네, 미국 노동부가 금요일(2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지난 8월에 비농업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15만1천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당초 경제전문가들은 8월에 약 18만 5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었는데요, 실제 결과는 이 같은 예상치 보다 3만 4천개나 적은 겁니다. 또 경제전문가들은 실업률이 4.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4.9%로 지난 달과 변동이 없었다고, 노동부는 밝혔습니다. 이 밖에 노동부는 지난 8월의 시간당 평균 근로소득은 25.73달러로 지난 7월보다 4센트, 또, 지난해 8월보다는 2.4%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달 일자리 증가 수가 예상치인 18만 5천개에도 미치지 못한 건데요, 우려할 만한 사안인가요?
기자) 예상보다 못했지만 사실 나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올해 들어 일자리의 증가량은 월평균 약 18만1천개로, 지난 해 월평균 22만9천개, 또 2014년 월평균 25만1천개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실업률이 낮아졌고 따라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그 만큼 줄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 증가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월 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초, 매달 약 14만5천개의 일자리 증가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달에 미국에서 증가한 일자리들은 주로 어떤 일자리들인가요?
기자) 네, 식당과 술집 등 식음료 분야가 3만 4천개로 가장 많았고요, 금융분야에서도 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또, 보건분야 1만4천개를 기록했습니다. 반면에 유가하락과 달러화 강세로 타격을 받고 있는 제조업분야는 지난 달에도 4천개의 일자리가 줄었고, 절정에 달했던 2014년 이후 사라진 제조업 일자리는 22만3천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 달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면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달 20일과 21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8월달에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적어도 20만개가 돼야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어떤 전문가들은 연준의 정책결정자들로 하여금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2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8월 일자리 증가가 15만1천개에 그쳤기 때문에 연준이 이번 달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겁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올해 들어서는 계속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