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내 한인 1세와 2세들이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문제풀기 행사인데요,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 내 한국문화원에서 북한을 주제로 한 퀴즈쇼가 열렸습니다.
퀴즈 쇼 ‘트리비아 온 코리아 유니피케이션’.
퀴즈 쇼 이름의 ‘트리비아라’는 말은 ‘하찮은 것’ 혹은 ‘일반상식’을 뜻하는 영어 단어이고 ‘코리아 유니피케이션’은 한반도 통일이라는 의미인 만큼 어렵지 않은 북한 문제를 풀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취지의 행사입니다.
주최 측은 15개 문항을 각각 3회로 나눠 출제했고 각 회전이 끝날 때마다 답을 공개하는 방식이었는데, 5-7명으로 짜인 6개조가 열띤 경쟁을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프로즌 조선’, ‘비빔밥’, ‘해운대’ ‘레드 망고’ 등 즉석에서 재치 있게 조의 이름도 붙였습니다.
행사 참가자들은 대부분 워싱턴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으로, 한국, 인도, 터키,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청년들입니다.
[현장음]
주최 측이 낸 문제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누구인지 사진으로 알아 맞히는 기초문제에서부터 북한 용어와 한국전쟁 관련 등 다양했습니다.
`38선'의 공식명칭이 무엇이고 김정일 위원장이 납치한 한국의 영화감독으로 북한에서 ‘불가사리’라는 영화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의 이름을 아는지, 한국전쟁 참전국가 관련 문제, 그리고 한국 내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을 묻는 질문들입니다.
[현장음]
제시한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답하는 OX 퀴즈의 문제도 있었는데요 생소하기만 한 북한 주민들의 일상도 문제로 나왔습니다.
[현장음]
“북한에서는 남한에서 오징어라고 하는 해산물을 문어라고 부르고 문어는 오징어라고 부릅니다.”
“북한의 학교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6년 동안 한 학급을 책임집니다.”
[현장음]
“뽀로로는 남북한 합작만화이다” “북한에도 영자신문이 있다” 같은 문제 역시 참가자들이 머리를 갸웃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회전이 끝난 뒤 정답을 알리자 참가자들의 반응이 흥미롭습니다.
[현장음]
어려운 문제를 맞혔다는 듯 환호성과 함께 정답을 미쳐 적어내지 못한 참가자들의 안타까움의 탄성도 들렸습니다.
[현장음: 2라운드 다 어려웠어요. 그 꽃 문제 어려웠어요. 목화 목련이라고 썼는데..]
[현장음 : It was hard for me, I don’t know about North Korea well…]
[현장음 : “Hardest one? It was Ethiopia, No, the question about ..]
“북한에 대해 잘 모르고 왔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프리카 나라를 묻는 질문이 어려웠다”, “신상옥 감독 이름을 맞히는 문제가 제일 어려웠다”는 참가자들의 반응입니다.
하지만 채점을 하는 심사위원 석은 다른 분위기입니다.
[현장음: 인천 인천..Wow! very good! They are smarter than me . MDL.. ]
5명의 심사위원들은 6개 팀이 제출한 답을 확인하며 참가자들의 북한에 대한 지식수준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퀴즈쇼 행사는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 (SAIS) 산하 비영리단체인 ‘세종 소사이어티’와 한국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에서 위촉한 민간 학술단체인 ‘통일교육위원회 워싱턴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한인 1세대와 고학력 전문직에 종사하는 2세대 한인, 미국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댄 겁니다.
행사를 기획, 진행한 주미 한국대사관의 박인주 의회과 연구원입니다.
[녹취: 박인주 연구원]”첫 번째긴 한데 야심차게 하려고 준비했고 아직 한국이란 나라는 알아도 대통령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에 좀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또 타겟 층 중에 하나가 이 지역 고등학생, 대학생 중학생 들도 있고.”
박 연구원은 2년 전 세종 소사이어티 단독으로 퀴즈쇼를 했었고 당시 한국의 대통령이 여성이란 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있었다며, 한반도 전반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점을 느껴온 것이 이번 행사를 연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교육위원회 강수일 회장은 한반도 통일교육을 한인과 미 주류사회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강수일 회장]” 통일교육위원 자체가 각 모임에 가서 우리는 통일이 필요하다 왜 필요하냐…1세대 2세대 3세대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5년째 강의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강수일 회장은 미 국방부에서 방공무기 분석가로 활동했고, 현재 버지니아주립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퀴즈쇼는 최종 우승자를 발표하며 막을 내렸는데요, 아메리칸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계 러시아인 리종은 씨가 차지했습니다.
리종은 씨는 이번 행사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종은 ] ”I am very delighted, my first event , I did well, I do support the unification of two Korea’s, I think in a long term..."
리 씨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한반도 통일은 한국 뿐아니라 동아시아에 유익하다며 남북한 문제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는 20대 한인 여성은 입상하진 못했지만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한인 여성] “재밌었어요. 좋은 시간 보낸 것 같아요. 많은 정보도 배웠고 저희 팀에 미국인도 있고, 인도인도 있고, 중국인 한국인 ..모든 질문에 답은 모르지만, 자기 백그라운드를 이용해서 한국문화를 배우고, 하는 게 경험이 좋았던 거 같아요.”
20대 미국인 남성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배웠다며,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국인 남성] “Oh I had a lot of fun, I do not know much about Korean Unification trivia so I feel better now.”
1등 수상자에게는 한국 통일교육원이 발행하는 기념증서와 부상, 나머지 입상자들에게는 소액 상품권이 부상으로 주어졌습니다.
한반도 통일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전후세대 뿐아니라 한반도 문제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유쾌하고 친근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일반상식 퀴즈 쇼.’
주최 측은 두 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첫 번째 행사인 만큼 앞으로 꾸준히 행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인주 연구원입니다.
[녹취: 박인주 연구원] “수준들이 일부러 틀리라고 낸 문제도 않았는데, 맞춘 것이 많았어요. 통일이나 남북한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것이니까요. 다음엔 100명 채워서…”
행사를 참관한 주미 한국대사관 구병삼 통일관은 다양한 국적의 청년들이 한반도 통일이 주제인 퀴즈쇼에 참가한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 구병삼 통일관]” 젊은세대들이 나의 문제 외에 다른 문제에 관심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거 같아요. 이 사람들이 기성세대가 될 거고 이끌어 가는 세대가 곧 될 건데, 한국의 젊은이들과 미국인들이 함께 이 자리에 와보고 이 문제를 고민해봤다는 게 앞으로 기억이 날 거고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됐다고 봅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