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남미 국가 콜롬비아에서 지난 2일 국민 투표가 있었습니다. 반세기 넘게 계속돼온 정부와 반군 간의 내전을 끝내기 위해 마련한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는 투표였는데요. 하지만 콜롬비아 국민의 선택은 거부였습니다. 왜였을까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콜롬비아 최대 반군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콜롬비아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콜롬비아는 어떤 나라?"
콜롬비아의 정식 국명은 콜롬비아 공화국입니다. 남미 대륙의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어서 중미, 북미 대륙과는 가장 가깝습니다. 국토 면적은 약 113만 km 로 북한보다 조금 작고요. 인구는 2015년 기준, 약 4천700만 명입니다. 석탄과 니켈, 커피 등 자원이 풍부한데요. 특히 석탄 매장량은 중남미 국가 가운데 1위입니다. 1인당 국민 소득은 2015년 기준, 7천447달러고요. 국내 총생산은 2천920억 달러로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서는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에 속하고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일찌감치 양당제를 채택하는 등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도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은 누구인가?"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은 흔히 'FARC'라고 불리는데요. 이는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을 뜻하는 스페인어의 머리글자를 딴 것입니다. FARC는 1964년,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추종하는 공산당 산하의 무장 조직으로 출발했습니다. 처음 FARC를 결성한 사람들은 대부분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불만을 가진 지방의 가난한 농민과 도시 노동자들이었습니다.
“FARC는 왜 무기를 들었나?”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극소수의 부유층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1950년대에 쿠바에서 발발한 혁명은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에 민족의식과 함께 정권 전복의 의지를 심어줬고요. 콜롬비아에도 공산사회주의 세력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중부 '마르케탈리아(Marquetalia)' 지역에 집단 농장을 만들고 토지 소유권을 비롯한 권리를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이들의 이런 사회주의적 생각은 정부와 대지주들에게는 위협으로 보였고요. 결국 정부는 '마르케텔리아 공화국'이라고도 불리던 이 집단 농장을 해산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마르케텔리아 충돌 이후 FARC는 본격적인 무장 반군 조직으로 탈바꿈했는데요. 하지만 공산 혁명이 실패로 끝난 후에도 해산하지 않고 게릴라 무장 조직으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FARC의 규모와 운영"
콜롬비아 정부 당국은 FARC에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반군이 약 6천 명에서 7천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 FARC와 연계된 조직망을 통해 후방에서 지원하는 민간인은 약 8천500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FARC가 한창 전성기였던 2002년 무렵에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직원이 약 2만 명 가량됐었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펼치는 콜롬비아 정부를 지원하면서 급격히 세가 줄었습니다.
현재 FARC는 약 10명의 지도부를 중심으로 티모셴코라고도 불리는 '로드리고 론도뇨'가 이끌고 있습니다. 론도뇨는 1982년부터 FARC에 가담해 2011년부터 FARC의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구소련이었던 유고슬라비아에서 의학을 공부했다는 보도도 있고, 군사 정보 훈련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FARC의 조직원은 어떤 사람들인가?"
FARC는 누구나 조직에 들어올 수 있고, 또 순전히 자원자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러 국제 인권단체들은 FARC가 가난한 농민과 어린이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FARC의 자체 발표에 따르면 2016년 5월 현재, 15세 미만의 어린이는 21명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원은 가난한 시골 출신들로 남녀 불문하고 전 연령대에 걸쳐 있는데요. FARC를 떠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모험과 공명심에 유혹돼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ARC의 주공격 대상은 콜롬비아 보안군입니다. FARC는 경찰서와 군 초소는 물론이고, 송유관이나 전력망, 교량, 학교 등 사회시설에도 폭격을 가합니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어린이들을 비롯한 민간인들입니다. FARC는 또 인질극도 자행해왔는데요. 특히 지난 2002년에는 유세 중이던 대통령 후보를 납치해 전 세계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재정조달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전문가들은 FARC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반군 조직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콜롬비아는 주요 마약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반군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불법 마약 거래를 통해 얻거나, 마약 거래상을 돕는 대가로 거둬들이는 이른바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또 점령지역의 지주와 기업들부터 ‘혁명세’라는 명목으로 돈도 거둬들입니다. 이들은 또 재원을 채우기 위해 갈취나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인질극도 자행해왔습니다.
"평화 협상 진행 과정"
콜롬비아는 52년간의 내전으로 약 22만 명이 사망하고, 5만 명 이상 실종됐으며, 800만 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1984년 콜롬비아 정부와 FARC 간에 첫 평화 협상이 진행된 이래 그간 간헐적인 노력이 있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는데요. 그러다 2012년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이 주도해 협상이 재개된 이래, 약 4년간 협상이 오갔습니다.
FARC 지도부는 특히 최근 평화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인데요. 그 배경에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콜롬비아 정부를 미국이 적극 지원하고, 주요 지도부가 체포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FARC가 합법적인 정치 조직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9월 26일 역사적인 평화 협정 서명식을 거행하면서 세계 최장기 내전 가운데 하나였던 콜롬비아 내전은 종료되는 듯했는데요. 하지만 콜롬비아 국민들은 협정안을 부결시켰습니다.
[녹취: 평화협정안 반대 여성] “Right now there’s a lot of unemployment, and they are…”
이 콜롬비아 여성은 지금도 곳곳에 실업자가 넘쳐나고 실업률이 높은데, 나라를 곤경에 빠뜨렸던 FARC 반군들에게 많은 특혜를 주려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협상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반군들은 일상에 적응하기 위한 일종의 재활 기간을 거치고, 내전 기간 자행한 행위에 대한 면책 등의 내용이 들어있는데요. 협정 반대자들은 수십 년 간 반군에게 납치와 살해 등의 고통을 받아온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이 평화 협정안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평화협정안 지지 남성] “Colombia needs an opportunity to have peace so that it can…”
하지만 지지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콜롬비아가 평화를 되찾아 발전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 콜롬비아 정부와 FARC 지도부는 다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과연 재협상을 통해 이번에는 콜롬비아 국민들의 마음을 잡을 합의안을 도출해 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콜롬비아 반군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와 콜롬비아 상황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