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의 재난 대응이 빨라졌다고 지난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펼쳐온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유엔과 국제 민간단체들과 20여 년 간 협력해온 결과라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에 큰 역할을 맡았던 빅터 슈 전 월드 비전 북한담당 국장.
현재 타이완기독장로교단의 부총서기로 일하는 빅터 슈 전 국장이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한 당국자들과 함경북도 홍수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국제 기독교계의 최대 연합기구 중 하나인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 대표단으로 9월 24일에서 29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것입니다.
빅터 슈 부총서기는 7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평양 방문 중 조선그리스도연맹의 강명철 위원장과 이정로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대 부위원장 등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문은 기독교 단체 간 교류가 주 목적이었지만, 면담 도중 북한 당국자들이 함경북도 홍수 문제를 먼저 꺼냈다고 빅터 슈 부총서기는 전했습니다.
[녹취:빅터 슈] “It wasn’t that explicit. What they did was to describe what the…”
북한 당국자들이 명시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60년 만의 최악의 사태라면서 사상자와 이재민, 파괴된 가옥의 숫자 등을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1995년 북한의 큰물 피해 이후 기독교 구호단체인 ‘처치 월드 서비스’ 소속으로 대북 지원 활동을 시작한 빅터 슈 부총서기는 과거에 비해 북한 당국의 재난 대응이 신속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피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수치화했다는 것입니다.
[녹취:빅터 슈] “It actually sought international assistance especially through UN…”
빅터 슈 부총서기는 또 “북한이 특히 유엔을 통해 국제 지원을 요청한 점이 주목된다”며 과거에는 이런 대응이 미흡했지만, 20여 년 간 유엔과 국제 비정부기구들과 협력하며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평가했습니다.
빅터 슈 부총서기는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이 10월 초 공식 대북 지원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세계 107개국 230개 교단을 통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빅터 슈 부총서기는 북한 측이 기독교계의 계속된 지원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1980년대부터 평양을 30차례 이상 방문한 빅터 슈 부총서기는 최근 평양의 외관이 놀랍게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이번 방문은 2009년 이후 7년 만입니다.
[녹취:빅터 슈] “There are many modern looking buildings and you can tell some of the…”
빅터 슈 부총서기는 “평양에 현대식 건물이 많이 들어섰고, 일부 오래된 건물들은 새롭게 재건축됐다”며 “하늘색, 연두색 등으로 칠해지고 둥근 지붕 혹은 방첨탑 모양으로 지어진 새로운 설계가 눈의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슈 부총서기는 평양 외관과 관련해 ‘두 눈을 크게 뜰 만큼 놀라운’, ‘인상 깊은’, ‘굉장히 멋진’ 등의 표현을 했습니다.
그는 과거 방문했던 만경대혁명학원, 국제친선전람관, 향산호텔 등이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건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또 최근 개장한 평양 중앙동물원 내 자연사 박물관은 미국 뉴욕의 박물관과 비견될 만큼 훌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빅터 슈 부총서기는 평양 거리 시민들의 옷차림이 화려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손전화를 갖고 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