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들로 구성된 `평양예술단'이 한국사회에 북한의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 서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예술에 재능이 있는 탈북 여성들로 이뤄진 ‘평양예술단’의 공연 현장입니다. 평양예술단은 북한 민족예술단 수석단원을 지낸 김영희 총감독과 김신옥 단장, 그리고 탈북민 출신의 예술인들이 함께 하는 단체로 북한의 무용과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평양예술단의 단원들 중에는 북한에서도 예술활동을 했던 사람도 있고, 관심은 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한국에 와서 무용이나 노래를 시작한 사람도 있습니다. 무용수인 윤나리 단원은 어릴 때 북한에서 무용을 하다, 한국에 와 성인이 된 후 예술단의 문을 두드렸는데요, 윤나리 단원입니다.
[녹취: 윤나리, 평양예술단 단원] “저는 무용수고요, 무용작품에는 다 출연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는 북한에서 부모님 권유로 조금 배우다가, 넘어와서 우리 예술단을 찾게 됐어요. 거기서는 그냥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귀여운 율동 같은 정도로 하다가, 이쪽에 와서 안무가 선생님한테 무용을 배워서 작품에 서게 됐어요. 기본적인 것은 비슷하고요, 세세한 동작 같은 것을 더 배우게 됐죠. 부모님이 어쨌든 그 문화에 계셨던 분이니까, 저도 여기 북한예술단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었고, 고향이 같으니까, 거리낌없이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역시 무용수인 하혜주 단원은 오랜 시간 무용을 해 왔는데요,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모여 있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녹취: 하혜주, 평양예술단 단원]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일했던 거라, 평양에서 조금 공연을 하다가, 어렸을 때 공연을 했고, 여기 와서 평양예술단을 알게 된 거거든요, 지인의 소개로. 어떤 사람들은 노래를 하다가 무용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했기 때문에, 계속 무용을 해온 거예요. 하다 보니까, 안 되는 사람들하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그게 안 맞다 보니까, 몇 개월 동안 계속 맞춰봐야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게 어렵죠, 조금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도 잘 맞고 공연 내용도 폭넓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하혜주, 평양예술단 단원]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어렵지는 않았어요, 비슷하니까. 예를 들어서 거기서 해왔던 공연이, 쟁강춤이나 계절춤 등 되게 다양해요. 그래도 새롭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평양예술단의 4년차 무용수인 이현서 씨는 북한에서 노래를 하다, 한국에 와서 무용을 시작했습니다.
[녹취: 이현서, 평양예술단 단원] ”북한에 있을 때는 노래를 하다가, 여기 와서 안무가 님한테 배워서 시작을 했어요. 처음에는 노래를 하려고 여기 들어왔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무용을 하는 게 더 신나고 재미있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전공을 바꿔서 아예 성악은 안하고 무용만 하고 있어요. 어릴 때는 엄마가 시켜서 한 거거든요. 그래서 별로 그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북한은 그런 게 있거든요. 예술 쪽을 하면, 학교에서 일하거나 농촌에 일하러 나가는데 그런 게 많이 면제가 되고, 그런 혜택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그런 예술 쪽을 하다 보니까 한 거지, 내가 좋아서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여기에 들어와서 저희 안무가 님한테, 저희 안무가 님이 워낙 실력도 있으시다 보니까 배우다 보니까 이게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쭉 하게 됐어요.”
북한의 무용은 빠르고 경쾌한 작품들이 많아서, 관객과 소통하고 하나가 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녹취: 이현서, 평양예술단 단원] “북한의 무용은 빠르고 음악이, 박자가 빠르고 경쾌하고 박력 있는, 되게 신나는, 그래서 어르신들도 보면서 지루하지 않고 신난다고 하세요. 북한도 요즘에는 무용이 많이 변화되는 것 같고요, 안무가 님도 조금씩 바꿔서, 매해마다 새 작품을 해서 하는 편이에요, 저희는.”
평양예술단은 거의 매일 공연무대에 섭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데요, 하지만 공연 중에서도 잊기 힘든 공연들이 있습니다.
[녹취: 이현서, 평양예술단 단원] “큰 작품 같은 경우에는 임진강 같은 것도 있고요, 군무, 칼춤이라고 그런 것도 있고요, 박편무는 박력 있고 신나는 그런 작품이고요, 저희 대표작품이 많은데, 상황에 따라서 작은 무대에서는 그런 작품을 좀 못 보여주는 게 아쉬워요. 저희 공연은 대부분 어르신들이 좋아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북한에 가족들이 계시거나 그런 분들이 많잖아요. 저희 공연을 보고 마지막에는 우시는 분들이 많아요, 가족 생각도 나고 그런 생각 때문에. 그럴 때는 가슴이 뭉클하고, 우리가 이렇게 북한에 대해서 이런 것을 보여주고 그런 게, 이 분들한테는 조금이나마 희망 같은 그런 걸 수 있구나 해서, 그때는 뿌듯하고 그런 게 많아요.”
[녹취: 윤나리, 평양예술단 단원] “저희는 워낙 공연을 많이 다녀서, 다 기억에 남긴 하는데, 아무래도 큰 극장에서 할 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보실 때,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요. 열심히 자리잡고 살라고, 응원 많이 해 주세요.”
[녹취: 현장음]
예술을 통해 탈북 여성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예술로 남과 북이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평양예술단 단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