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조류인플루엔자 (AI), 조류독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도 관영매체를 통해 조류독감의 위험성과 인체감염예방법을 알리는 등 사전예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김현진 기자와 함께 한국 등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의 실태와 북한 내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우선 조류인플루엔자, 조류독감이 어떤 질병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조류독감은 닭이나 오리, 칠면조, 철새 등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 세 종류가 있는데요, 이중에서 조류독감을 일으키는 것은 A형이고요, 현재 한국에 발생한 조류독감은 H5N6형 입니다.
진행자) 닭이나 오리, 칠면조 등 가금류가 조류독감에 걸렸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어떤 증상을 보이죠?
기자) 증상은 감염된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호흡기 증상과 설사, 급격한 산란율의 감소가 나타납니다. 최초로 조류독감 의심신고를 한 농장주인에따르면, 오리들의 폐사가 잇따랐고, 산란율도 평소의 50% 이상 감소하는 이상증세가나타났습니다. 가금류 농가에서는 조류독감이 의심되면 즉시 방역기관이나 보건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고요, 보건 당국은 신속하게 고병원성 인플루엔자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이 어떤 경로를 통해 전파되나요?
기자)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조류독감이 철새의 이동경로에 따라 확산되는것으로 보아 철새의 분변에 의해 가축농장의 닭이나 오리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감염된 닭이나 오리와 자주 접촉할 경우 깃털이나 먼지, 분뇨에 혼재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인데요, 어떤가요?
기자) 조류독감이 발생한 농가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살처분에 참여한 사람 등 감염된가금류나 그 배설물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이 조류독감에 걸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현재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에서 사람에게 전파돼 질병을 일으킨 사례는 없습니다. 다만 올해 한국에 발생한 조류독감이H5N6형 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중국에서는 2014년 4월 이후 17명이 이 H5N6형 조류독감에 감염됐고요, 이 가운데 10명이 사망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조류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사례가 있는 건데요, 그렇다면 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도 있나요?
기자) 그런 사례는 아직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 H5N6가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에게서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38도가 넘는 고열과 기침, 숨가쁨,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설사와 구토,복부 통증,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이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는데요,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나요?
기자) 각국 정부는 조류독감 등 전염병이 발생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 등 유엔 기구에반드시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요, 세계동물보건기구 OIE에 따르면 지난 28일과 29일이틀 동안 조류독감과 관련해 보고한 나라가 헝가리와 러시아, 슬로바키아, 폴란드,네덜란드, 핀란드, 튀니지, 불가리아, 노르웨이, 중국 등 10개 국에 이릅니다. 특히 현재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해 60여 개국에 달합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북한 주변국의 조류독감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한국의 경우 지난 11월 16일 전라남도 해남 농가에서 첫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조류독감 감염과 예방 차원으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2천400만 마리를 넘습니다.전체 가금류의 10%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닭고기와 오리고기 값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달걀공급량도 줄어 당국이 수입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행자) 중국이나 홍콩,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이나 홍콩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형태인 H7N9형 조류독감이 발생했는데요,중국에서는 올 겨울 적어도 8명이 H7N9형 조류독감에 감염돼 2명이 사망했고요, 홍콩에서도 지난 25일 75세 남성이 H7N9형 조류독감으로 사망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조류독감이 빠르게 퍼지면서 대규모 살처분은 물론이고, 동물원을 폐쇄하는 등 방역 당국이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러시아도 29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조류독감 발병 사실을 보고했는데요, 12월 초 카라블링스키 (Kharablinsky)지역에서 조류 34만 마리가 조류독감에 감염돼 7천136마리가 죽고 33만3천 마리가 살처분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북한 주변국에서 조류독감이 심각한 상황인데, 북한에서 조류독감이발생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조류독감이 철새의 이동에 따라 확산되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안심할 수 없는상황입니다. 특히 군사분계선에서 멀지 않은 한국의 경기도 양주에서 조류독감이 확인됐는데요, 양주는 황해북도 장풍군과 직선거리로 3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지역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진행자) 보고가 없다고 해서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과거 사례는 어떻습니까? 북한은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당시 바로 유엔 기구에 보고를 했나요?
기자) 지난 2014년의 경우 평양시 형제산 구역 하당 닭공장에서 3월 21 일 조류독감이발생했는데요, 북한 당국은 발생 20여일 만인 4월9일 처음으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보도했고요, 이후 26일 만인 4월 16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추가 발병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이 같은 사례에 비춰 볼 때 현재 북한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어도 한 달이 넘어서야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 거죠.
진행자) 만약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기자) 발생 농장의 감염 동물을 살처분 하는 등 신속히 오염원을 제거해야 합니다. 또농장 출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출입자와 출입차량, 오염 대상 물건과 농장 등을매일 소독해야 합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이 유행 할 때 닭고기나 오리고기, 계란을 먹어도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충분히 익힌 닭고기나 오리고기, 계란은 전혀 감염의 위험이 없습니다.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75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기만 하면 바이러스가 있었더라도 다 사멸됩니다. 살코기의 경우 붉은색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익히고, 계란은 노른자가 다 익어야 합니다. 하지만 감염된 가금류를 먹기 위해 만지거나 조리하는 과정에서 오염된피 등을 통해 조류독감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고 WHO는 밝히고 있습니다. 바로 이때문에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는 즉각 살처분 하고 매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 팔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잘 처리한 뒤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또 집에서 닭이나 오리를 기르는 사람들은가금류의 분비물과 배설물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금류를다룰 때는 장갑이나 장화를 착용하고요, 가금류를 가까이 한 뒤에는 비누로 손과 발등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비누가 없으면 재를 이용해서 깨끗이 문질러 바이러스를없애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임산부는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금류와 알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조류독감의 특징과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