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서 미국 법무부 감찰관이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을 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시민 최고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하고, 앨라배마 주의 민권운동 사적지 등을 새로 국가기념물로 지정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판을 뒤흔든 사건 가운데 하나로 클린턴 이메일 사건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법무부 감찰관이 조사를 벌이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목요일(12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서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을 조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법무부와 FBI가 이 사건을 다루면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진 않았는지 살피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먼저 클린턴 후보 이메일 사건과 수사 과정을 짚어본 뒤에 자세한 내용 알아볼까요?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정부 공식 이메일 계정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 계정과 컴퓨터 운영체제를 사용한 게 문제였습니다. 보안성이 떨어지는 개인 이메일로 기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민감한 정보가 새어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였는데요. 클린턴 후보 측은 개인 이메일로 기밀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수사 결과 1급 비밀을 포함한 기밀이 오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지난해 7월에 수사를 마감하면서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당시 기자회견에서 코미 국장이 클린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 측이 “매우 부주의했다”고 비판해 민주당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렇게 해서 클린턴 이메일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싶었는데요. 코미 국장은 대통령 선거를 불과 10여 일 앞둔 지난 10월 말에 이메일 수사를 재개한다고 발표해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별도의 사건을 수사하는 중에 클린턴 후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이메일을 발견했다며 재수사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편지를 의회에 보낸 겁니다. 하지만 대선 사흘 전에 수사를 종료하면서, 클린턴 후보에 대한 불기소 결정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클린턴 후보 측은 이 때문에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법무부 감찰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조사하게 되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FBI가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론 내린 과정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불기소 권고를 내린 뒤에 이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고, 이 자리에서 클린턴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이 과연 적절한 행동이었는가 조사할 예정이고요. 또 대선 날짜가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이런 사실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 코미 국장이 법무부 방침을 어겼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죠.
진행자) 그런데 법무부 감찰관이 어떻게 수사에 착수하게 됐는지,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자) 호로위츠 감찰관 측은 연방 의회 의원들과 일반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불평이 접수됐다면서 이에 따라 수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와 FBI의 행동이 정치적인 동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항의가 잇따랐다는 겁니다. 한편,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목요일(12일) 이번 법무부 감찰관의 결정에 백악관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FBI가 감찰관의 조사 대상이 됐는데요. FBI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감찰관의 결정에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호로위츠 감찰관에 대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미 국장은 원래 공화당 소속인데요. 지난 2013년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FBI 국장으로 임명했습니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니까,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죠.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클린턴 선거운동본부 대변인이었던 브라이언 팰론 씨는 법무부 감찰관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진작 조사에 들어갔어야 했다고 말했고요. 코미 FBI 국장의 행동은 법무부 규정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었다며 다시 한번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감찰관 조사에서 코미 국장의 잘못이 드러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불법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 감찰관이 코미 국장에 대한 형사 수사를 권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황을 보면, 코미 국장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법무부 지침을 어기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지 모르지만, 불법 행위를 한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코미 국장의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만, 대통령이 언제든지 파면할 수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코미 국장의 거취에 대해서 확실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보수 언론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목요일(12일) 코미 국장이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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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을 감격하게 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목요일(12일) 바이든 부통령에게 미국 최고의 시민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For the final time as President…”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 부통령에게 자유 메달을 수여한다고 발표하는 순간 잠시 들어보셨는데요. 자유 메달은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 문화 등의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훈장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 부통령에게 자유 메달을 주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고의 부통령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8년 전에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정한 건 오바마 대통령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을 위해서도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건데요. 바이든 부통령은 서로 의견이 다를 때도 서슴지 않고 직언했다며, 바이든 부통령의 솔직한 조언 덕분에 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바이든 부통령이 중산층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암 퇴치 노력과 여성을 위한 폭력 방지 운동에도 앞장섰으며, 외교에서도 탁월한 수완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역대 부통령들 가운데 자유 메달을 받은 사람이 또 있는지요?
기자) 있긴 합니다만,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해서 3명 뿐입니다. 1977년에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넬슨 록펠러 부통령에게 자유 메달을 수여했고요. 1980년에 지미 카터 대통령이 린든 존슨 대통령 당시 부통령이었던 휴버트 험프리 전 부통령에게 수여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이 받은 자유메달은 보통 자유메달이 아니라, 최우수 자유 메달인데요. 미국 역사상 지금까지 최우수 자유 메달을 받은 사람은 로마 가톨릭교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그리고 이번에 바이든 부통령, 이렇게 4명뿐입니다.
진행자) 이런 영예로운 훈장을 받았는데, 바이든 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면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훈장을 받을 자격이 없지만, 대통령의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해서 받아들인다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부통령] “Mr. President, you know as long as…”
기자) 숨이 붙어있는 한 자신은 물론이고 온 가족이 오바마 대통령 옆에 있겠다, 오바마 대통령을 돕겠다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 역시 그럴 것으로 본다면서,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놀라운 인물이라면서, 국가를 위해 놀라운 일을 한, 놀라운 인물의 여정의 일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역사를 돌아보면 대통령과 부통령 관계가 그다지 가깝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bromance)’는 유명한데요. ‘브로맨스’는 남자들 간의 돈독한 우정을 표현하는 말이죠.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화요일(10일) 시카고에서 고별 연설을 하면서 바이든 부통령을 ‘형제’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목요일(12일) 자유 메달을 수여하면서 두 사람의 브로맨스때문에 인터넷이 또 한 번 떠들썩하게 됐겠다고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바이든 부통령도 다음 주 금요일(20일)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데요. 퇴임 후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요?
기자) 네, 델라웨어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정책 문제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암 퇴치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됐지만, 지난 2015년에 장남을 암으로 잃게 되자,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부통령이 목요일(12일)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정보기관을 비판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정보기관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폄하하는 건 매우 해로운 행동이란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후임이 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지명자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부통령이 된 뒤 특정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조언하는 메모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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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에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국가기념물을 지정했는데요. 퇴임을 약 1주일 남겨놓고 새로 국가기념물을 지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목요일(12일) 미국 남부의 민권운동 사적지 세 곳을 국가기념물로 추가 지정했습니다. 오는 월요일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을 앞두고 취한 조처인데요. 킹 목사는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세 곳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 설명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먼저 앨라배마 주의 버밍햄 민권운동 국가기념물은 16번가 침례교회를 포함하는데요. 1963년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교회 계단에 폭탄을 설치해 흑인 소녀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인근에 있는 켈리 잉그램 공원도 국가기념물에 포함됐는데요. 1963년에 경찰이 이곳에서 시위를 벌이던 민권 운동가들을 소방호스와 경찰견을 동원해 강경 진압했습니다. 사실 이 지역을 국립공원관리국(NPS) 산하에 두고 관리하자는 안이 의회에서 논의됐지만, 승인 받지 못했는데요.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행정명령으로 국가기념물로 지정한 겁니다.
진행자) 다른 두 곳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앨라배마 주 애니스톤에 있는 ‘프리덤 라이더스(Freedom Riders)’ 사적지 역시 이번에 국가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프리덤 라이더스’는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정책에 항의해서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순례자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1961년에 앨라배마 주 애니스턴의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프리덤 라이더스’ 시위자들이 백인 우월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 단원들의 공격을 받았는데, 이 시외버스 정류장이 새 국가기념물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한 곳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이곳은 재건시대 국가기념물로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보포트 카운티에 있는 여러 민권운동 사적지를 포함합니다. 이 지역은 흑인들이 고유문화를 잘 보전해나간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해방된 노예들을 위해 처음 세워졌던 학교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가기념물로 지정되면 어떤 혜택이 있나요?
기자) 네, 사적지 관리와 홍보를 위한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되고요. 미국 공원관리국 직원들이 현장에 배치됩니다. 미국 공원관리국은 이와는 별도로 새 국가기념물에 5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전역의 민권운동 사적지를 지원하기 위한 750만 달러 예산의 일부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