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사증 없이 북한 여권만 가지고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몇 곳일까요? 북한 여권의 위상은 세계 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세계 199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2017년 여권 지수’가 발표됐습니다.
캐나다의 금융자문회사인 아톤 캐피털이 발표한 이 자료에서 북한 여권의 위상은 85위로 집계됐습니다. 공동 순위가 많아 최하위가 95위인 점을 감안하면 성적이 매우 초라한 것입니다.
북한 여권 소지자가 사전에 입국사증, 즉 비자를 받지 않거나, 혹은 현지에 도착해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나라는 38개국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인들이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는 벨라루스, 에콰도르, 감비아, 가이아나, 아이티,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마이크로네시아, 팔레스타인,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 10개 나라에 불과했습니다.
28개 나라는 해당 국가에 도착한 뒤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북한은 비자 없이 40개 국가를 방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순위는 올해와 동일한 85위였습니다. 1년 새 싱가포르와 몽골이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국에서 제외했습니다.
2015년에는 북한 여권을 갖고 비자 없이 44개국을 방문할 수 있었고, 여권의 위상은 세계 73위 수준이었습니다.
대북 제재의 여파로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여권의 위상이 가장 높은 나라는 2년 연속 독일이 차지했습니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등과 함께 공동 3위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은 그리스, 호주와 함께 공동 6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공동 2위에서 순위가 많이 떨어진 것입니다.
최하위는 아프가니스탄으로 9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북한보다 여권 위상이 낮은 나라는 레바논, 팔레스타인, 리비아, 이란, 수단 등 16개 나라였습니다.
아톤 캐피털은 조사 대상국이 외국인을 얼마나 쉽게 받아들이는지 ‘환영 지수’도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104위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스위스 국적자만 비자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하위에서 4번째 순위로 북한이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의 하나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의 여권 위상은 앞서 지난해 9월 영국의 민간업체인 ‘헨리 앤 파트너스’가 발표한 ‘2016 비자 규제 지수’에서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세계 200개 나라의 비자 규제 여부를 따진 이 지수에서 북한 여권으로 비자 신청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는 42개국에 그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