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생활 대부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국무부의 ‘2016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담긴 북한 상황을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는 3일 발표한 ‘2016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김 씨 일가가 60년 이상 통치한 독재국가로 규정했습니다.
정부가 언론과 집회, 결사, 종교,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등 많은 측면에서 주민들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무부는 먼저 북한이 정치적 목적으로 정치범과 정부의 반대자, 북송된 탈북자들, 정부 관리 등을 처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7월 김용진 교육부총리를 공개처형했고, 같은 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황민 전 농업상과 교육부 관리인 리용진을 대공포로 처형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정치범 수용소 등 구금시설에 8만 명에서 12만 명을 수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곳에서 경비원들에 의한 육체적 학대가 조직적으로 자행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지난해 8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망명했고,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한 사실도 전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북한의 엘리트들과 해외 노동자의 탈북이 증가한 가운데,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측통들은 이를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와 대북 제재 강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해외 노동자 문제를 자세히 전했습니다.
5만 명에서 8만 명으로 추산되는 노동자들이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하루 평균 12시간에서 16시간, 때로는 20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평균 임금은 월 300달러에서 1천 달러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금의 70%에서 90%를 북한 당국에 의해 착취당하고, 실제로는 한 달에 100달러 밖에 받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며, 이 곳의 여건은 강제노동 등 가혹하고 때론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초사법적 처형과 실종, 자의적 구금과 정치범 체포,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사법부는 독립적이지 않으며, 공정한 재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밖에 중국으로 넘어간 여성 탈북자와 노동자들이 인신매매에 희생된다는 보고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77년부터 매년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