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한국의 명문대학에 재학 중인 탈북자 학생들이 미국을 다녀갔습니다. 학생들은 난생 처음 경험한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회가 한국 내 탈북 대학생들을 위한 한반도 통일준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일아카데미’로 명명한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한국 내 탈북자들과 미주 한인들을 한반도 통일에 참여시키고 한반도 통일의 주역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탈북 대학생 초청연수가 지난달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오렌지카운티 민주평통 권석대 회장입니다.
[녹취: 권석대 회장] “지난해 서울대학교 하고 통일안보포럼을 했었는데, 그것이 연계가 돼서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탈북자들을 미국에 초청해서 견문을 넓히고 미국사회를 배우게 할 것입니다. "
권 회장은 매년 정기적으로 탈북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 전달과 명절 행사 등을 열어왔지만 한국 내 탈북자 학생을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허준 씨와 다른 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씨 입니다.
지난 2008년 탈북해 2011년 한국에 입국한 허준 씨는 태어나 처음 경험한 미국에 대한 첫 인상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 허 준] “겉모습만 놓고 보자면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른 부분도 많았던 것 같아요. 고층건물이 거의 없더라고요 LA는. 이게 뭐지? 시골에 왔나? 그런데 실내 안으로 들어가니까,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너무 좋았어요. 모든 집들이 나무 아래, 자연친화적이어서 좋습니다.”
김모 씨는 공항에서 본 미국 국기인 성조기의 위압감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입국심사 때문에 떨리기도 했었는데, 공항 계단 앞에 엄청 큰 성조기를 보면서 위압감..엄청 큰 뭔가.. 미국이란 국가의 위대함 같은 것에 눌렸어요.”
두 학생에게 이번 미국 방문은 특별합니다. 미국이란 나라에 꼭 와보고 싶었고, 미국 유학의 꿈을 오랜 전부터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허준 씨는 정치학도라면 미국에서 공부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대한민국의 정치학 이란 게 미국에서 건너왔으니까. 현지에서 공부를 하면 정치학도로서 좀 더 견문을 넓힐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허준 씨는 또 어릴 때부터 미국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어릴 때 미국이라고 하면, (북한에서)엄청난 부정적 선전을 많이 하잖아요. 그 때부터 사실 그렇게 나쁜 나라인가?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북한에 홍수 났을 때 미국에서 온 쌀 포대 보고 쌀이 남아 돌아 우리에게 주고..그렇게 부자나란가? 어릴 때 관심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김모 씨는 미국의 국가체계를 통일한반도에 적용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미국 도시 돌아보면서 미국에서 사회복지 시스템이 너무 잘 돼 있더라고요, 통일되면 원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보다 좋은 것을 받아들이면, 카피 하자는 게 아니라, 배울 점이 많잖아요. 도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함경도 청진이 고향인 허준 씨는 한반도 통일 후 고향에 돌아가 함경도 지사가 되는 것이 꿈인데요 미국에서 고향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어머니나 저나 굉장히 예쁜 고향에서 살아왔거든요. 고향은 예쁜데, 살고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못살아요. 다 북한 정권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이었거든요. “
허준 씨는 탈북자로서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주는 의미가 매우 크게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고위층이나 평양 시민들에게만 허용되죠. 저는 고향에 살 때 함경도라는 곳을 벗어나 본 적이 없거든요. 함경도 내에서도 청진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뭐랄까요. 마음이 착잡하기도 한데, .. 어릴 때 제가 2차 탈북할 때, 통행이란 걸 무시하고 처음 자유를 맛봤어요. 2차 탈북할 때 느낌이었어요.”
이들 두 명의 탈북 학생들은 2주 동안 미국인 가정에서 숙식하며 영어연수, 한인 정치인들과의 만남, 미국 대학교 방문, 디즈니랜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놀이공원을 둘러봤습니다.
허준 씨는 자신들에게 집을 제공해준 미국인과 한인 정치인, 그리고 놀이공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홈스테이 한 미국인이 한국인들은 좀 호기심이 부족하다. 외우려고만 하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그렇게 교육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분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한인 정치인으로부터는 정치는 현실이며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모 씨도 한인 정치인과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거기 계시는 미셸캘리포니아 여성 슈퍼바이저를 만났는데요, 한인이 높은 자리로 올라가셨다니까,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 꿈을 가지고 노력해서 멋진 사람이 됐으니까 저도 계속 가면 성공할 수 있을까,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놀이공원에서의 경험이 가장 즐거웠다는 허준 씨는 전혀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했던 자신의 기분을 고향 사람들도 느꼈으면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북한 놀이공원은) 평양에만 있겠죠. 평양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잖아요. 통행증을 여러 개를 끊어야 될 겁니다. 거의 못 가죠. 평양 안에 살고 잇는 100만 평양시민들만 누릴 수 있지 고향 사람은 누릴 수 있지 않죠.”
두 학생은 2주 동안의 다양한 미국 체험을 통해 미국 유학의 꿈에 더 한 발 더 다가섰다며, 미국에 다시 오면 스스로 탐험하는 미국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준] "나가서 여러 군데를 좀 돌아보고 술도 마셔보고. 너무 착하게 있다가 돌아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서 미국을 더 잘 알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조언도 중요하지만 일반 사람들과 인사한 번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김모 씨] “직접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혼자서 많이 다녀봤으면 좋겠어요. 그럴 시간이 되거든요. 혼자서 체험하면 좋겠다. 많이 배울 수도 있으니까.”
두 학생은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탈북 대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