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자와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김미영 기자입니다.
한 해 수 천여 명의 탈북자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탈북자는 낯선 자가 아닌 남한사회 새로운 구성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을 넘어 남한에 온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연극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연극 `목란 언니'는 북한을 탈북한 목란의 남한 생활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 또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제 3국을 떠돌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계속]
평양예술학교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이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려 한국으로 오게 됐는데요, 브로커에게 속아 정착금과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잃게 됩니다. 부모님께 보낼 돈 5천만원이 필요한데요, 술집을 운영하며 세 남매를 키운 조 대자는 우울증을 겪고 아들 태산의 간병인으로 목란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목란 언니 연출가 전인철 씹니다.
[녹취: 전인철 연출] "뜻하지 않은 사건에 연루되어서 탈북을 하게 되고 남한에 정착하게 된 조목란 이라는 인물, 북에서 남으로 온 조목란 이라는 탈북 여성의 눈을 통해서 2017년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어떤 얼굴로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린 작품입니다."
연극 목란 언니는 2012년 처음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그때 2만 명이던 남한 내 탈북자는 현재 3만 명으로 늘었고, 초연 당시 탈북자 브로커 역의 극 중 이름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바뀌었습니다. 내용면에서는 설명과 웃음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관객의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녹취: 전인철 연출] "달라진 점, 2012년이 초연이었는데 지금 한 5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권력의 중심에 있게 된 거가 가장 큰 변화인 것 같고, 작품 내적으로 보면 전에는 아주 잘 만들어진 한편의 연극을 목표로 작업을 했었는데, 전에는 좀 연극적이었고 지금은 조금 더 현실적인 된 부분들이 차이가 될 것 같아요."
탈북자가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오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힘들게 남한으로 넘어왔지만, 정착 과정에서는 북한과 다른 문화와 낯선 환경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요, 연극 목란 언니는 이런 탈북자의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탈북자들이 가장 힘든 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인데요, 극 중에서도 이런 그리운 마음이 대사로 이어집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극중 목란 언니 역을 맡은 배우 김정민 씨는 탈북자 역을 연기하며, 남한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습니다.
[녹취: 배우 김정민] "사실 가고 싶다라는 게 저는 제 입장에서는 너무 공감이 안 되는, 제가 여기 사는 저로써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내가 얼만큼 그걸 간절히 원하고 있고, 그걸 위해서 나는 무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 극에서 실제로 그게 살아있게 내가 살아있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극중에서 목란이는 조 대자의 가정을 변화시킵니다. 조 대자의 눈에 비친 목란은 계산적이지 않은 순수한 인물인데요, 가족들과 어느새 정이 쌓이고, 다름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목란 언니 역을 맡은 배우 김정민 씨는 극중에서 분단된 남북처럼 갈라진 사람들의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가장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배우 김정민] "서로 어떻게 보면 저희 다 분열되어 있잖아요. 서로 어떻게 보면 저희 자신도 굉장히 분열되어 있는 것 같은데, 서로 어떻게든 예기치 않게 만나지려 하는데 결국 또 못 만나지 않는 비극적인 그런 내용이 비극적인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애정과 관심, 만난다는 거에 대한 관심? 그리고 폭 넓은 사고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녹취: 공연 현장음]
전인철 연출은 어느 새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와 있지만, 여전히 먼 이웃이기도 한 탈북자의 눈을 통해서 남한사회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녹취: 전인철 연출] "사실 남한이 너무 사실은 우리도 하루하루 지내는 게 몹시 분주하고 사건 사고도 많잖아요. 그런데 사실 지금도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들이 많고 아직 중국에 머문 분들도 많고 좀 우리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이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