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참가자가 몰렸습니다. 미국의 핵 항모전단 칼빈슨 호가 한반도로 향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참가자 수가 예년보다 더욱 늘어난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9일 평양에서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마라톤 경기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의 박철과 조은옥 선수가 남자와 여자 부문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다고 전했습니다.
박철 선수가 미 `APTN’에 밝힌 소감입니다.
[녹취: 박철] “1등을 해서 우리 평양시민들한테 기쁨을 줬습니다. 기쁩니다.”
평양마라톤의 공식 협력여행사인 북한전문 고려여행사는 12일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올해 1천1백 명의 외국인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평양마라톤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외국인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개방된 이후 해마다 참가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개방 첫 해 200명이었던 외국인 참가자 수는 2015년 650명에 이어 2016년 1천 명, 2017 년 1천100 명으로 늘었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은 고려여행사 대표를 인용해 중국인을 제외하면 한 해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5천 명에 불과하다며, 마라톤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전체 규모의 5분의 1이나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AFP’는 올해 마라톤에 북한인들을 포함해 총 2천 명이 참가했다며, 외국인들은 주로 유럽 출신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여러 유엔 제재를 받고 있고, 미국이 한반도 쪽으로 항모전단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평양마라톤에 참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외국인들에게는 평양마라톤이 ‘죽기 전에 한 번 꼭 해 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활동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일랜드 출신의 35살 리치 리히 씨는 “북한에 와 있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며 “북한에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뱅상 카사노바] French
프랑스 출신의 아마추어 선수 뱅상 카사노바 씨는 `APTN’에 “굉장한 마라톤이다. 관중들도 많이 응원해주고, 우리는 방금 평양의 많은 중요한 곳들을 지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김일성 광장, 미래과학자거리, 만수대 등을 지나 김일성경기장에서 끝났습니다. 대회는 42km 풀마라톤, 21km 하프마라톤, 10km 달리기 부문으로 진행됐습니다.
`AP’ 통신은 평양마라톤이 전세계에서 가장 이색적인 장소에서 뛰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성공을 거뒀다며, 마라톤 대회는 북한의 가장 인기있는 관광상품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프로 선수 10명이 참가했으며, 대부분 아프리카 대륙 출신이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