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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북한 강원도·함경도 산불 - 미 NOAA 위성에 포착


미 연방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인공위성이 4월에 촬영한 한반도 사진. 북한 지역에 약 30여 개의 크고 작은 산불이 보인다. 사진출처 = NOAA
미 연방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인공위성이 4월에 촬영한 한반도 사진. 북한 지역에 약 30여 개의 크고 작은 산불이 보인다. 사진출처 = NOAA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최근 북한에는 강원도와 함경도 등 20-30여 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났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렇다 할 진화 작업을 벌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한 장면이 미국 인공위성에 의해 포착됐습니다.

미 연방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인공위성이 4월에 촬영한 한반도 사진을 보면 북한 곳곳에서 산불이 확인됩니다.

한국의 기상전문가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박사는 특히 강원도와 함경도에 산불이 많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용승] "특히 함경남도에 많이 있고, 강원도, 평안북도, 함경북도, 구체적으로 강계시, 선봉군, 세포군, 이천군, 금강산에 산불이 났고..”

산불은 지난 3월 발생해 계속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강원도와 황해도, 평안도 10여 곳에 산불이 발생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4월에 촬영된 사진을 보면 강원도의 대형 산불을 비롯해 북한 전역 30여 곳에서 산불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정용승 박사입니다.

[녹취: 정용승] "3월에는 10군데 정도 산발적으로 났고, 본격적으로 난 것은 농사철이 시작된 5월에 제일 많이 났죠.”

전문가들은 산불이 발생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발생한 겁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석 달 간 강원도의 강수량은 평년의50%에 불과했습니다. 더군다나 4월과 5월에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쳐 자연적으로 불이 났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주민들이 화전을 일구다가 불을 냈을 가능성입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화전이 등장했습니다. 당시 식량 배급이 중단되자 배고픈 주민들이 산 속에 들어가 불을 지르고 화전을 일궜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화전을 ‘소토지’라고 하는데, 산간 지역에는 1천 평에서 2천 평 정도 소토지를 가진 주민들이 많다는 겁니다. 북한 농업과학원 출신 탈북자 이민복 씨입니다.

[녹취: 이민복] "북한에 산불이 나는 주 요인이 개인이 산에 가서 개인 텃밭, 옛날식으로 화전을 하니까, 불이 자주 나죠.”

산불은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에서도 발생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면적의 400배에 해당되는 327만 제곱미터의 산림이 불에 탔습니다.

산불이 발생하자 한국 산림청은 진화용 헬리콥터 36대와 소방인력 9천여 명을 투입해 나흘만에 산불을 껐습니다. 한국 `KBS' 방송입니다.

[녹취: KBS]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난 산불이 나흘째를 맞고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산불이 완전 진화됐다고 산림당국이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산불이 나면 소방 당국이 헬리콥터(직승기)를 동원해 불을 끕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소방용 헬리콥터는 아예 없는 실정이라고 이민복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이민복] "산불이 나면 군중동원식이고, 워낙 기구가 없으니까, 소방차도 없고 민간인이 올라가서 삽으로 그냥 하다 말고, 헬리콥터 같은 것은 전쟁 때나 쓸까 말까 하는 것이고…”

북한에도 산불 감시와 진화를 담당하는 부서와 간부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화에 필요한 장비가 부족해 정작 불이 났을 때는 속수무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5년 5월31일 함경남도에 큰 산불이 났는데 지방 간부들이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신문은 논평을 통해 ‘함경남도 요덕군의 경우 산림 감시와 통보, 군중동원 등을 하지 않고 속수무책으로 날을 보낸 결과 산불이 발생한 것도 모르고 제때 끄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봄철 산불은 연례 행사처럼 매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함경남북도를 중심으로 100여 개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2015년에도 함경도와 백두산, 황해도에 큰불이 났고 그 해 3월에는 비무장지대에 불이 나 남쪽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산림은 산불과 다락밭 개간, 에너지 정책 실패 등으로 날로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90년대 820만 ha였던 북한의 산림은 현재 554만ha로 30% 이상 줄었습니다. 해마다 평양 크기의 산림이 사라진 겁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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