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침해 행위는 기이한 정치경제 구조 때문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국제사회와 공조해 일관된 북한인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 즉 반인도 범죄는 북한 특유의 정치경제적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인권은 기본적으로 자유권과 사회권이 보장돼야 하지만 이 두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북한에서 근본적으로 인권 보장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자유총연맹 주최로 25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 문제의 이해와 개선책’이란 학술회의 주제발표에서 양일국 박사는 북한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경제원조는 결국 잘못된 북한의 구조를 부추길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녹취: 한국자유총연맹 양일국 박사] “북한 인권 침해는 결국 이 북한의 정치경제적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결국 북한의 근본적인 정치, 경제 구조를 바꾸려는 전제 없는 단편적인 경제 원조,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유화적 정책이 남발되면 잘못된 북한의 구조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양 박사는 이와 함께 인권은 시장경제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며 전세계를 통틀어 민주주의 지수와 경제자유 지수, 부패 지수 등에서 꼴찌를 차지한 북한이 인권 개선에 요원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김수암 통일연구원 박사도 자유권과 사회권을 분리해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경제적 불평등을 인권의 가장 핵심적인 비차별 원칙 등과 연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박사는 특히 북한 내 장마당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시장과 북한인권과의 연관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한국 김수암 박사 통일연구원] “북한의 장마당을 포함한 시장의 확산이 국가 당국이 가하는 침해 행위 이외에 시장을 매개로 한 생존의 방식이 북한 주민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 정보 유통이나 먹고 사는 문제 등 면밀한 분석을 통해서 부패 구조와 시장의 확산을 기반으로 한 지원 전략이 앞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김현정 교수는 지난 1990년대 배급체계가 무너지면서 결국 북한 내 경제적, 정치적 인권 말살이 자행돼 왔다면서 밀수와 같은 다른 방법으로 북한 주민들이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부에서 북한인권법의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고 유엔 차원에서 인권백서를 공개할 때마다 북한이 크게 반발해 왔다며 이 자체가 인권 개선으로 가는 시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제사회가 북한의 반인도 범죄를 꾸준히 주시한다면 북한이 내부적으로 규율을 단속하는 등 상황과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김현정 교수] “우리는(북한) 인권 침해, 불합리한 사항이 없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시기가 지날수록 북한에서는 북한 내부적으로 규율 단속하고 처음에는 외부적으로 이런 것이 드러나지 않게끔 역량을 집중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장기적으로는 그런 게 중첩되면서 북한 인권 개선의 실마리 마련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제성호 교수는 햇볕정책은 ‘북한 눈치보기’라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 인권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 교수는 특히 북한인권법과 시행령에 따른 체계적이고 일관된 대북 인권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이기완 교수는 한국의 정치, 외교적 상황보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북한 인권정책의 내용과 방향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