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간 북한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장애인 탈북자이자 북한인권운동가로 알려진 탈북자가 그리스계 미국인 재단으로부터 상을 받았습니다. 자유를 수호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달 26 일 워싱턴의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한 시상식 장에서 한 탈북자의 이야기가 소개됐습니다.
[녹취:거쉬만 회장] “ Ji sung ho so much courage persistence fearlessness and hope…”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재단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칼 거쉬먼 회장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의무가 우리에게 있고 오늘 이 청년이 그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이야기의 주인공을 소개했습니다.
청중의 박수를 받고 연단에 올라간 탈북자는 식량을 구하러 나섰다가 철로위로 떨어져 팔과 다리를 한 쪽씩 잃은 장애인, 한국 내 탈북자구출단체 ‘나우’의 지성호 대표입니다.
지 대표는 엄숙한 분위기가 감도는 시상식 장에서 자신이 북한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녹취:지성호 연설] “배가 고파 식량을 구하러 열차로 올라섰습니다. 그만 철로로 떨어졌고 60톤 열차는 제 다리와 팔 위로 지나갔습니다. 눈을 떠 보니 제 팔과 다리는 잘려나갔고 혹독한 추위에 고통은 더해졌고 붉은 피는 얼어붙은 땅을 녹일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의사가 제 뼈를 톱으로 자르던 고통이 생생합니다..”
지 대표는 북한정권의 인권탄압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었는데요, 장애인이 된 자신을 정권의 수치라고 욕하며 학대했던 나라, 그런 조국을 등지고 목발에 의지해 동생과 함께 탈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지성호 연설] “I have a dream ,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미국의 흑인민권운동을 대표하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 ‘I have a dream,’ 나는 꿈이 있습니다”를 인용해 자신의 꿈을 외치는 탈북자 지성호.
그의 소망은 ‘10만여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자유를 누리게 해 주는 것’, ‘탈북자들이 북한인권운동에 나서게 하는 것’, 그리고 북한 주민에 의한 북한 내 민주화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시상식장에 모인 300여명의 청중은 지 대표의 연설을 듣는 동안 수 차례 박수 치며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었던 탈북자 청년의 용기와 포부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지 대표가 두 팔을 치켜들며 마지막 메시지를 외쳤을 때 청중은 기립박수로 응답했습니다.
[녹취:지성호 연설] “Oxi to the North Korea Regime, Oxi to Kim Jungeun!..”
지 대표가 던진 마지막 메시지인 “Oxi to Kim Jungeun, 오히 투 김정은” 이 말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반대한다는 의미입니다.
“OXI”라는 말은 “안돼”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인데요, 그리스 인들에게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로 통합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1년 후인 1940년 10월 28일 새벽, 이탈리아는 그리스 주요 거점에 이탈리아군 주둔 허용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날렸고 그리스의 메탁사스 총리는 ‘OXI! 안돼!’ 를 외쳤습니다.
그리스 국민들은 전쟁의 승패를 떠나 당시 열악한 전력상황에도 자주주권을 지키려 했던 그리스 정부의 선택에 자긍심을 느꼈고 매년10월 28일을 ‘OXI DAY’로 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날 시상식을 주최한 ‘오히 데이 파운데이션’은 그리스계 미국인들이 국제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목적으로 지난 2010년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매년 10월 28일을 즈음해 ‘Oxi Courage Award’를 시상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아웅산 수치 미얀마 외교장관, 시몬 페레즈 전 이스라엘 대통령, 밥 돌 전 미국 상원의원에서부터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의 성 노예로 살다 탈출한 인권운동가, 우크라이나 가수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올해 이 단체가 선정한 ‘오히 용기상’ 수상자는 IS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 소말리아 여성 아란 히시 알리 그리고 탈북자 지성호 대표입니다.
이 단체의 짐 채노스 이사는 VOA 에 재단 이사회의 조사와 면접 등을 통한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뽑는다며 지 대표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녹취:짐 체노스] “Escaped from the regime and now he’s working to try to help those who have escaped to rebuild their lives..”
북한정권의 박해를 피해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탈출한 점, 무엇보다 현재 북한주민의 탈출과 그들의 새 삶을 돕고 있다는 점에 이사진들이 주목했다는 뜻입니다.
체노스 이사장은 이 상은 실생활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며 지 대표는 이 상을 받기에 완벽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재단의 마이크 매너토스 사무총장은 VOA에 이 상은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강한 상대와 맞선 용기를 표창하고 있다며 지 대표를 선정한 것이 영광스럽다고도 말했습니다.
매너토스 사무총장은 언제든지 지 대표를 돕겠다며 오늘 연설은 북한인권에 대해 모르는 많은 그리스계 미국인들을 일깨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마이크 매너터스] “We were so touched by his words and then I wanted him to know that we’ll always here for him in Washington cause..”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그리스계 미국인들은 이민 1세대에서 3세대까지로 탈북자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안토니 알렉슈 씨 부부는 탈북자가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이 재단이 추구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을 보는 것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북한의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알렉슈 부부] “Very moving to see that he was able to connect even if he doesn’t speak..”
미국과 유럽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을 알려온 지 대표의 이날 소감은 남달랐습니다.
[녹취:지성호] “민주주의 창시한 사람이 있어서 오늘의 민주주의가 있는 것이고 발전시켜 온 분들이 있죠…”
민주주의가 시작된 나라 그리스 이민자들이 자신의 자유에 대한 열정을 통해 북한주민들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 대표는 더 나아가 북한에 민주주의가 현실로 이뤄지고 통일 한반도가 국제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 발전에 앞장서길 희망했습니다.
[녹취:지성호] “한반도가 빨리 통일일 되야 하고, 한반도가 온전한 민주주의 국가가 돼서 이 곳에서 지도적인 행사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독재자를 향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찾게 되기를 희망하는 지 대표는 북한주민에게 조선인민민주주의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지성호] “국민들이 주인 된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가 돼야 하고. 조선민주주의라고 하지만, 말 잘못하면 감옥으로 보내고 사람들이 말을 하면 죽이고,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죠. 지구 밖에서 본 민주주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성호 대표는 이날 상금으로 받은 5천 달러를 탈북자구출기금으로 쓸 것이라고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