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네 차례나 강제북송을 당한 탈북자의 사례를 통해 북한인권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험난한 탈북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전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9일 자체 인터넷 웹사이트인 ‘쉐어아메리카’에서 탈북자 지현아 씨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쉐어아메리카는 국무부가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등 중요한 주제들에 관한 논의와 토론을 촉발시키는 이야기나 사진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공식 웹사이트입니다.
국무부는 지 씨가 1998년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했지만, 두만강을 넘은 후 가족과 헤어졌고, 이후 체포된 뒤 북한으로 송환돼 수감됐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다시 북한을 탈출했지만 또 다시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됐고, 같은 과정을 두 차례나 더 겪은 뒤 마침내 2007년 한국으로 갈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전까지 지 씨는 고문과 구타 등 끔찍한 대우를 견뎌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 씨가 북한에서 수감됐을 때 임신한 여성들이 유산할 때까지 고된 노동을 하도록 명령 받는 것을 목격했고, 영양실조와 탈수증으로 숨진 사람들의 눈을 감겨주기까지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 씨는 북한의 인권과 현실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이 자신을 움직인 원동력이었다고 국무부에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지 씨가 수 십 년 간의 공포 끝에 한국에서 희망을 발견했고, 어머니와 딸, 형제자매들과도 다시 재회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지 씨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며, 수 백 만 명의 북한 주민들 역시 지 씨가 성취하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온 자유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탈북자들의 이야기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으면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이 계속될 것이라는,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무부는 지난 달 민주주의 인권 노동 담당국이 매달 제작하는 인터뷰 프로그램 ‘인권 영웅들’에서 지 씨를 소개했습니다.
지 씨는 인터뷰에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는 여전히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사람을 태어날 때부터 자유를 가지고 태어났고, 나를 지킬 수 있는 인간 안보를 가지고 있는데, 북한 주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것을 빼앗겼어요.”
지 씨는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들도 세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