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 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앞두고 영어 연수를 시작합니다. 연수 뒤에는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게 됩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지난 1946년 풀브라이트 미 상원의원의 제안에 따라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전세계 우수한 학생들의 미국 유학을 지원해 왔습니다.
한국에서만 약 6천500여 명의 장학생이 나왔는데요, 올해는 특별히 탈북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한미교육위원단은 미국과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비영리기관이고, 남북하나재단은 탈북자들의 남한사회 적응을 돕는 정부기관인데요, 지난해 2월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학생 선발 과정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탈북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설명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미교육위원단 심재옥 단장은`VOA’에, 탈북 학생들에게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녹취:심재옥] “이 사람들은 와서부터 배워서 영어라는 게 쉽지가 않아요. 영어를 더 집중적으로 대학원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3개월에서 6개월 8개월까지 어느 수준으로 도달할 때까지 영어를 먼저 교육을 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영어가 됐다 그럴 때에 대학원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보통교육 받은 대한민국 청년들 보다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죠.”
풀브라이트에 진입하기 전 단계로 프리아카데미 과정을 만들어 탈북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을 위한 영어 연수의 기회를 주게 됩니다.
지난해 11월 두 기관은 미국 대학원 유학을 희망하는 5명의 탈북 학생을 선발했는데요, 이들은 각기 다른 미국 대학교에서 영어 연수프로그램을 제공 받습니다.
이번 달부터 메릴랜드대학에서 연수를 시작하는 20대 탈북자 스티브 최 씨의 목표는 명문 하버드대학 경영학 석사 학위입니다.
1990년대 말 탈북한 최 씨는 2년 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딸을 둔 가장인데요, 한국 서강대학교에서 경영과 중국어를 배웠고, 오래 전부터 미국 유학을 꿈꿨습니다.
[녹취: 스티브 최] ”원래 MBA를 가고 싶어서 준비를 해왔었다. 미국 아니면, 중국, 중국이 칭화대나 글로벌 MBA를 하고 싶었는데, 미국에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경험을 하고 싶었고 풀브라이트가 맞아 떨어진 거죠.”
최 씨에게는 이번 미국 방문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미국 내 탈북자 지원단체 KASM이 마련한 탈북자 리더쉽 연수 경험이 있었습니다.
최 씨는 당시 경험이 미국 유학의 꿈을 키운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말합니다.
[녹취: 스티브 최] ”그 때 유엔 세계은행, 특히 NGO에서 실무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북한경제에 대해서는 미국이란 나라는 제 3자 입장인데, 굉장히 관심도, 연구도 많더라고요. 왜 관심을 갖냐라고 물었는데, 그 분의 한 마디가 인상 깊었었죠.”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미국 비정부기구 관계자의 말에 최 씨는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녹취: 스티브 최] ”그 때 미국이란 나라가, 처음엔 막연하게 잘 살고 강력하다 느꼈는데, 미국이 왜 리더가 되었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느꼈었어요.”
최 씨는 한국에서 개인 사업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 중국에 대한 공부를 한 경험을 활용해 중국에 진출하려는 소규모 벤처회사들에 경영자문을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필리핀 어학연수, 탈북자 영어 말하기대회 1등 수상, 그리고 매일 아침 30분씩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 전문 자료 등을 지난 3년 동안 거르지 않는 등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최 씨는 큰 꿈이 있습니다.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북한에 국제적인 기업을 세울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궁극적으로는 북한 내 글로벌 기업을 창업하는 겁니다.
[녹취:스티브 최]” 공부하고 싶은 이유, 명확합니다, 미국이 잘 살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은 보면,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업가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한도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하거든요. 북한은 아직 경험이 없잖아요. 사실 자본주의는 전쟁 같은 것인데 북한은 경험과 지식이 없는데 그래 봐야 중국이랑 몰래 하는 게 전부인데 준비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북한 출신 탈북자 청년으로서 경험도 쌓고 북한 내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촉매제가 되고 싶은 거죠.”
스티브 최 씨는 이를 위해 미국 연수 기간 동안 영어 공부에 전념하는 동시에 벤처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어떻게 신생회사들을 키우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1월 24일부터 7월까지 영어 연수를 마치고 대학원에 합격하면 미국에서 무료로 대학원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말 한국에 입국한 20대 여성 엘레나 씨는 해외유학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엘레나 씨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가 목표입니다.
엘레나 씨는 해외유학 시절 미국인 교수들과의 소통, 미국 교환학생을 보며 혼자 일찌감치 미국 유학을 준비했었습니다.
[녹취: 엘레나]”영향력이 가장 크고, 기술 방면에서 가장 앞서고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고, 더 많은 기회가 있어서 꼭 미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 학생으로서 인터넷을 접한 시점부터 미국 유학을 준비했다는 엘레나 씨. 당시 유학생들에게 미국 유학은 1순위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엘레나]”유학생들이 미국에 대해서, 다 좋게 보죠. 미국에서 유학하면 좋은 발판이 된다는 것은 인정하죠. 그런 이야기는 하면 안되죠. 있는 곳에서 공부를 다하고, 소명을 다하는 것이지, 미국 여행을 꿈도 못 꾸는 이야기죠. 다 몰래 진행됐습니다.”
가족과 함께 탈북한 엘레나 씨에게 풀브라이트 장학생 후보 선발은 미국 유학의 꿈 이상의 의미인데요, 공중보건학을 공부하고 싶은 이유에서 알 수 있습니다.
[녹취: 엘레나]”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 공중보건학 지원서 냈어요.처음엔 고민이 많았습니다. 금융경제 쪽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고민 많이 했는데, 결국엔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주민들이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경우가 많아요. 가족들 주변 분들. 그런 쪽에서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보건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
한국에서 학원을 다니며 영어 공부를 했다는 엘레나 씨는 미국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특히 국제기구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국제기구가 정말로 국제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보람과 가치 등을 들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엘레나 씨의 영어 언수는 오는 3월 시작되는데요, 이번 기회를 미국 대학원 진학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유창한 영어로 밝혔습니다.
[녹취: 엘레나]”This is my first time to go to United States ,so I am very excited and I want to study hard and after that I want to be a president who can change the world, especially in the field of public health to make people happier yes so this is my…”
엘레나 씨는 공중보건 분야의 전문가로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스티브 씨 역시 자신의 포부를 영어로 밝혔습니다.
[녹취: 스티브 최]” Hello, I would like to study…..”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