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애인들을 위한 기반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유엔 장애인인권 특별보고관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계속 배제되고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카탈리나 데반다스 아길라 유엔 장애인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에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이 미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해 5월 북한을 방문했던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다음 달 열리는 제37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앞서 미리 제출한 방북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방북 기간 중 대부분의 사회기반시설에 장애인들의 접근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015년 건설된 과학기술단지와 2016년 문을 연 평양 순안국제공항 입국장, 2017년 2월에 전면적인 보수공사를 마친 평양 제1기숙학교와 같은 신축건물들도 예외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장애인 접근이 불가능한 주택 시설과 환경적 장벽, 대중 교통에 대한 접근 제한 등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생활의 모든 면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어려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또 북한의 장애인들이 계속 사회에서 배제 격리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장애인들은 쉽게 부정적 인식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지역 사회와 당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또한 장애인 가정은 장애가 있는 가족을 사회에 노출시키기를 꺼리고, 특히 여성 장애인들의 경우 지역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장애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의 시설과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왜소증과 정신장애 등을 가진 다른 장애인들이 별도의 시설에서 고립된 채 살고 있다는 의혹을 접수했지만,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장애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얻는데도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장애 아동들이 주류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그렇게 하더라도 질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 중대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또한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교과과정이 일반학교와 다르고, 직업교육에 더 중점을 두는 데도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장애인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전문대학을 마친 장애인들이 일반대학 입학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장애인들이 입학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드물다는 겁니다.
특히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 여성장애인 등이 대학에 입학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유엔 독립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5월3일부터 8일까지 북한 평양과 황해남도 봉천을 방문했습니다.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북한 방문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의 일부 긍정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장애인들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