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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와일더 전 보좌관] “미북 정상회담, 김정은 비핵화 의지 판단 기회…압박 강화 계기 될 수도”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압박을 강화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지적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김정은의 진정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라며, 안전 보장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와 맞바꾸는 조건 등을 논의하는 협상은 먼 훗날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는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따라 북한 문제를 다뤘던 미국 전직 고위 관리들과의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을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옳았다고 생각하고, 이는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의 결과라고 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오랜만에 본 최고의 시작입니다.

기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김정은과 협상을 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김정은의 행동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아무 정보도 없이 이런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을 시작해 지켜보자는 겁니다. 김정은이 진지하지 않다면 협상을 끝내고 최대 압박을 지속하면 됩니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이를 잡으면 되고요.

기자) 협상을 해보고 진정성을 판단하자는 뜻이군요.

와일더 전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말했듯 지금 단계는 협상이 아닙니다. 두 정상간의 만남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상회담에서 협상의 세부 사항을 다루지 않을 겁니다. 북한 지도자의 진정성을 시험해 보는 겁니다. 김정은이 진정성이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팀의 판단한다면 회담 이후로 더욱 진전이 있겠죠. 그렇지 않다면 진전은 없을 거고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응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최근 방북 결과를 브리핑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초청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5월 안에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최근 방북 결과를 브리핑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초청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5월 안에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기자)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안전 보장을 요구했는데요.

와일더 전 보좌관) 미국은 북한과의 과거 협상에서도 안전 보장을 제공할 뜻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과거 협상 당시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안전 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협정까지도 가능하겠죠. 미국이 이런 점들을 생각하지 못했던 게 아닙니다.

기자) 주한미군 철수도 말입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오랜 시간 뒤에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거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만약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핵 시설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미국은 한반도에 지금처럼 많은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 있는 미군을 축소하는 작업이 시작되겠죠. 하지만 이런 건 다 마지막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협상할 문제가 아닙니다.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역량의 진전을 고려할 때 비핵화는 현실적이지 않으며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와일더 전 보좌관) 아닙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절대 대화 테이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죠. 또 최대 압박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사람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하겠다고 하자 이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이런 전문가들은 쉽게 말해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자) 대화가 진전된다 해도 핵무기에 대한 검증 문제가 중요해질 텐데요. 검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 아닙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저는 검증과 관련한 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검증의 문제점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현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달리 말하면 검증에 동의한 국가는 조사관이 자국 시설에 접근하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북한이 이를 허용하는 건 매우 어렵겠지만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하기 위해선 이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시설들에 대한 사찰과 카메라를 설치하는 게 허용돼야 합니다. 북한은 과거에 사찰을 일부 허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영변 핵 시설에서 말이죠.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보장만 받아서는 안 됩니다. 북한은 이런 약속을 여러 번 어겼기 때문입니다.

기자) 검증은 과거처럼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그런 사람들은 매우 어두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다른 국가들에서 어떤 검증을 했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은데요. 저희는 리비아와 시리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서 검증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왜 북한이라고 검증을 할 수 없단 말입니까?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에서 검증을 했던 적이 있고요.

기자) 이번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된다면 과거와 비교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북한과의 협상은 다 어려울 겁니다. 왜냐하면 북한과 미국 모두 의심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6자회담에 참여했습니다. 아주 힘든 절차였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겁니다. 제가 추가로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 행정부에 북한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국무부에서 북한을 관리하는 부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규모가 큽니다. 마크 램버트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와 수전 손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 등 훌륭한 외교관들이 있습니다. 또한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보좌관으로부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보인 이유와 대화의 한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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