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하원이 1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 지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상원은 23일에 지출안 처리를 시도할 전망입니다. 텍사스주 오스틴 연쇄 폭발 사건의 용의자가 사망 전에 영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범행 동기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인 페이스북에서 탈퇴하자는 움직임이 퍼지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CEO가 사과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연방 하원이 지출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2일 오후 연방 하원이 1조3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안을 찬성 256대 반대 167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오는 9월 30일까지 연방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계연도 지출안을 연방 의회가 처리해야 할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죠?
기자) 네. 지금 연방 정부가 임시지출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시한이 오는 23일 자정까지입니다.
진행자)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21일 저녁에 연방 의회 지도부가 합의했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눈에 띄는 항목 몇 가지만 살펴볼까요? 국방 예산이 대폭 늘어났는데요. 군인 급여 2.4% 인상을 포함해 국방예산이 780억 달러 늘었습니다. 한편 국방예산 증액에 대응해 국내 프로그램 예산도 520억 달러 증액됐습니다.
진행자) 국경장벽 예산도 관심거리였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국경장벽 예산으로는 16억 달러가 책정됐는데요. 백악관은 애초 250억 달러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인터넷 트위터에 국경장벽 예산이 책정됐다면서 나머지 예산도 편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측은 그밖에 국경보안 강화를 위해 이민 단속 요원 증원과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 예산 증액을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이 항목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보건 분야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보험회사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지급하는 항목이 빠졌습니다. 그밖에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대책에 46억 달러를 배정했고요. 국립보건원(NIH) 연구예산을 30억 달러 증액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총기규제와 학교 안전 강화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데 이 부분도 포함됐습니까?
기자) 네. 새 지출안에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또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해 교직원과 경관을 훈련하는 예산, 그리고 학교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는 예산 등도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또 관심을 끄는 항목에 DACA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가 포함됐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DACA는 결국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DACA는 이른바 ‘드리머(dreamer)’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인데요. 드리머는 아주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 민주당이 DACA 구제안에 합의하기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새 지출안에서 주목해야 할 항목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선거 관련 예산이 눈에 띄는데요. 지역 정부의 선거 전산망 보안 강화에 3억8천만 달러가 배정됐고요. 러시아 해킹에 맞서는데 필요한 예산 3억 달러가 연방수사국(FBI)에 배정됐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요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을 보호하기 위한 항목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뮬러 특검은 현재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출안 통과에 대한 정치권 반응이 궁금하군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이번 지출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현안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대표는 국내 프로그램 예산을 반영한 이번 지출안이 미국인들에게 큰 승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출안이 하원을 통과했는데, 상원에서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하원에서는 일부 보수파들이 반대했지만, 다수결로 법안을 처리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지출안이 표결을 통과했는데요. 하지만, 상원은 자체 의사진행 규정 때문에 지출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지난번에도 상원에서 지출안 처리가 막혀서 연방 정부가 일시적으로 폐쇄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이 지출안을 토론에 부치는 것에 반대하면서 시간을 끄는 바람에 결국 통과 시한을 넘기고 말았는데요. 이번에도 같은 광경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지출안이 상원과 하원을 통과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야 발효가 되는데, 백악관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출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텍사스주 오스틴시 연쇄 폭발 사건이 범인이 남긴 영상이 발견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용의자 마크 앤서니 콘딧 씨가 자폭하기 전 손전화에 25분 분량의 영상을 남겼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영상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오스틴 경찰국 브라이언 맨리 국장은 어제(21일) 용의자가 자신이 만든 폭탄을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맨리 경찰국장] “On this recording, suspect describes…”
기자) 용의자가 자신이 만든 폭탄 6개를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맨리 국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영상에서 범행동기를 밝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맨리 국장은 그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맨리 경찰국장] “He does not all mention…”
기자) 범행 동기로 테러라든가 혐오를 언급하지는 않았고, 다만 영상에는 개인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젊은이의 토로가 담겨 있었다고 맨리 국장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경찰 추격 과정에서 사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에 차를 쫓기자 차를 몰고 도주했는데요. 결국 체포 직전에 차 안에 있는 폭탄을 터뜨려 자살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와 관련해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기자) 많지는 않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데요. 올해 23세인 용의자 콘딧 씨는 직업이 없었습니다. 콘딧 씨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토론을 좋아하고 자주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인터넷에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설명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이번 연쇄 폭발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는데요.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상태가 위중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최근 개인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여 있는데, 페이스북에서 탈퇴하자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터넷 단문 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에 최근 ‘페이스북을 삭제하라(#DeleteFaceBook)’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습니다. ‘해시태그’는 트위터에서 주고받을 글의 주제를 뜻합니다. 이런 가운데 메시지 앱(이동기기용 프로그램)인 ‘왓츠앱(WhatsApp)’을 만든 브라이언 액튼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 해시태그를 인용하고 이제 때가 됐다면서 페이스북 거부 움직임에 호응하고 나서서 화제인데요. 액튼 씨는 지난 2014년 왓츠앱을 페이스북에 매각한 뒤 페이스북에서 일하다 지난해 퇴사한 사람이라 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을 삭제하라(#DeleteFaceBook)’는 해시태그가 등장한 건 최근 불거진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페이스북에서 5천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승인 없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나와서 지금 논란이 많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과 영국 ‘가디언’지 보도로 알려진 건데요. 페이스북 이용자들 정보가 트럼프 진영을 위해 일한 회사에 몰래 넘어갔다는 겁니다. 논란이 된 회사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인데요. 이 회사는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진영에 맞춤형 유권자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회사가 문제가 된 정보를 어떻게 확보한 겁니까?
기자) 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가 자신이 만든 페이스북용 앱인 ‘this is your digital life’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사들인 겁니다.
진행자) 페이스북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있는 앱을 쓰려면 자기 개인 정보를 쓰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기 정보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친구의 정보도 노출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코건 교수가 만든 앱은 이런 식으로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대량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논란에 대한 페이스북 측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단은 페이스북이 잘못한 것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관련 법과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연방 의회가 페이스북 측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증언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21일에는 ‘연방무역위원회(FTC)’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FTC가 페이스북이 이번 문제와 관련해 관련 법을 어겼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FTC는 독점이나 불공정거래를 감시하고 규제하는 연방 기관입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과거에도 FTC 제재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1년이었는데요. 당시 페이스북이 이번처럼 개인 정보를 승인 없이 유출한 혐의로 FTC 조사를 받았는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조사가 마무리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이번에 조사 결과, 페이스북이 약속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 페이스북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다른 건으로 한참 비난의 표적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페이스북 같은 SNS를 중심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는데, 여기에 늑장 대처했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됐었습니다. 이 건으로 페이스북 고위 경영자들이 의회에 나가 증언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특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 비난이 쏟아졌었는데, 이번 논란으로 저커버그 CEO가 다시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저커버그 CEO가 직접 나서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침묵했던 저커버그 CEO가 21일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이용자 정보 관리에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했고요, 불량 앱들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실 이번 논란으로 페이스북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커버그 CEO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