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H.R.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후임에는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튼 전 유엔 대사가 임명됐습니다. 연방 하원에 이어 상원이 오늘(23일) 1조3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연방 정부가 폐쇄 위기를 넘겼습니다. 우버사가 시험하던 자율주행차가 일으킨 사고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또 이를 근거로 몇몇 전문가가 기술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결국 교체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2일) 저녁 인터넷 트위터에 존 볼튼 전 유엔대사가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은 또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준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감사한다고 전하면서 오는 4월 9일 볼튼 새 보좌관이 업무를 시작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맥매스터 보좌관이 경질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CNN' 방송 등이 지난 15일 백악관 소식통을 이용해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맥매스터 보좌관을 경질하기로 마음을 정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백악관 측은 이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 보도가 나간 날 저녁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위터에 대통령과 맥매스터 보좌관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해당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맥매스터 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언론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맥매스터 보좌관이 일하는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너무 뻣뻣하고 자신을 가르치려든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맥매스터 보좌관이 민간인이 아니라 현역 군인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역 육군 중장인데요. 맥매스터 보좌관은 4월에 백악관을 나가면서 예편할 예정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맥매스터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나 북한 문제 등 몇몇 중요한 현안에서 견해 차이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또한 맥매스터 보좌관이 사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맥매스터 보좌관이 경질되거나 사임할 것이라는 말이 꾸준하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백악관 측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그간 대통령과 자신의 사임 문제를 논의해 왔다면서,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경질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14개월 정도 됐는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주 바뀌는군요?
기자) 네. 맥매스터 보좌관이 두 번째였습니다. 첫 번째 국가안보보좌관은 마이클 플린 씨였는데요. 아시다시피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문제로 경질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백악관 참모와 각료 가운데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람이 연이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눈에 띄는 사람들을 보면 백악관에서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호프 힉스 공보국장이 사임했고요. 각료 중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전격적으로 경질됐습니다. 한편 콘 위원장 후임에는 보수 성향의 경제 평론가 래리 커들로 씨가 임명됐고, 틸러슨 장관 후임에는 마이크 폼페오 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명됐습니다.
진행자) 새로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존 볼튼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 유엔대사를 지냈는데, 워싱턴의 대표적인 강경파입니다. 최근에는 보수적인 폭스뉴스 방송에서 논평가로 활동했는데요. 이라크 전쟁을 강력하게 지지했고, 이란과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행동 같은 초강경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 임명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연방 의회 강경파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볼튼 임명이 미국의 동맹국들엔 좋은 소식이고 적국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민주당과 공화당 일각에서는 볼튼 보좌관의 초강경 성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인준 청문회를 거쳐야 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백악관 참모진은 상원 인준 청문회가 필요 없고요. 4월 9일부터 바로 국가안보보좌관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상원이 지출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23일) 새벽에 표결이 있었는데요. 찬성 65대 반대 32로 통과됐습니다. 하원은 전날인 22일에 해당 지출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통과된 지출안이 2019 회계연도 예산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8 회계연도 남은 기간, 오는 9월 30일까지 연방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지출안입니다. 이번 회계연도 들어 연방 정부는 그동안 임시 지출안으로 운영됐는데요. 마지막 임시 지출안 시한이 23일 자정입니다.
진행자) 하원과는 달리 상원에서는 지출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상원에만 있는 의사진행 규정 때문에 한 사람만 반대해도 지출안을 본회의 토론에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서 통과를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에는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이 시간을 끄는 바람에 시한 안에 지출안을 처리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어땠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번에도 랜드 폴 상원의원이 다시 등장했고요. 여기에 공화당의 제임스 리시 의원까지 지출안 토론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폴 의원은 이번 지출안이 재정적자를 늘리는 지출안이라면서 반대했고, 리시 의원은 특정 조항을 문제 삼았는데요. 하지만, 상원이 리시 의원의 요구를 반영하고, 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두 의원을 설득한 끝에 지출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의회에서 넘어온 지출안에 서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서 지출안에 서명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 lot of things I’m unhappy about…”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출안에서 많은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꼭 들어가야 할 항목들이 지출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방력 유지와 개선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서명한다면서, 다음에는 이런 지출안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출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23일 새벽에 지출안이 통과되고 난 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DACA 문제가 해결이 안됐고,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출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글이 올라오자 연방 정부가 다시 부분 폐쇄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는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출안에 서명함으로써 연방 정부가 폐쇄 위기를 넘겼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지출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눈에 띄는 항목 몇 가지만 살펴보면요. 국방 예산이 대폭 늘어났는데, 군인 급여 2.4% 인상을 포함해 780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한편 국방예산 증액에 대응해 민주당 요구대로 국내 프로그램 예산도 520억 달러 증액됐습니다.
진행자) 국경장벽 예산도 논란이 많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국경장벽 예산으로는 16억 달러가 책정됐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250억 달러를 요구했었는데, 책정된 예산이 요구액에 한참 못 미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신규 장벽 건설 예산을 증액해 달라고 의회에 요구했습니다. 백악관 측은 그밖에 국경보안 강화를 위해 이민 단속 요원 증원과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 예산 증액을 요구했었는데요. 하지만, 이 항목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DACA 문제가 결국 이번에도 해결되지 못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DACA는 이른바 ‘드리머(dreamer)’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죠? 드리머는 아주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DACA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아 80만 명에 달하는 드리머들을 구제해주지 못하게 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우버가 시험하던 자율주행차가 지난 18일 사람을 치는 사고를 냈는데, 당시 영상이 공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리조나주 템피시 경찰국이 21일 해당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14초 정도 분량인 이 영상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사고가 난 건가요?
기자) 네. 지난 18일 밤 사고 차가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템피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키고 어두운 밤길을 달리고 있는데, 앞쪽에서 갑자기 자전거를 옆에 끼고 길을 건너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사람과 부닥쳤습니다.
진행자) 차에 치인 사람은 목숨을 잃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피해자는 올해 49세인 일레인 허츠버그 씨인데요. 사고가 난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허츠버그 씨는 사고 당시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지 않고 무단 횡단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사고 차에 사람이 있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자율주행차를 시험할 때 보통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이 운전석에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 차에 사람이 있었어도, 사고가 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상을 보면 이 사람이 사고 당시 전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을 보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사고가 나는 순간 이 사람이 놀라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행자) 이번 사고는 그럼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겁니까?
기자) 템피 경찰국의 실비아 모이어 국장은 초기 조사 결과 사고 차에, 그러니까 우버 측에는 과실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어둠 속에서 피해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율주행차든 사람이 몰던 자동차든 도저히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자율주행차는 원래 그런 상황에서도 정지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바로 몇몇 전문가가 바로 그 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에는 그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장치를 말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바로 라이더(lidar)와 레이더(radar)입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장비가 바로 이 두 장비인데요. 라이더는 빛으로, 그리고 레이더는 전파로 주변을 인식하는 장비입니다. 21일 공개된 영상을 본 몇몇 전문가는 사고 차량에 실린 라이더와 레이더가 당시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피해자를 감지했어야 한다면서 우버 자율주행차에 기계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사고가 난 우버뿐만 아니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의 웨이모 등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이 한창인데요. 이번 사고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자율주행차 개발과 시험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버 측은 애리조나 템피 지역뿐만 아니라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캐나다 토론토 등 북미 지역에서 진행하던 시험운행을 바로 중단했습니다. 또 우버와 협력했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도 미국 내 자율주행차 시험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21일 공개된 영상에 대한 우버 측 반응은 나왔습니까?
기자) 성명이 나왔는데요. 희생자에 다시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우버가 관련 당국의 사고 원인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술 결함에 대한 전문가들 주장에는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