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월드 리포트(U.S. News &World Report)'가 미국 중부에 있는 아이오와주를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주로 선정했습니다. 'US 뉴스&월드 리포트'는 교육과 경제, 건강보험, 삶의 질 등 8가지 지표를 토대로 각 주의 상황을 평가했다고 하는데요. '황금의 주'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주나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있는 뉴욕 주 등을 제치고 지명도에서는 훨씬 떨어지는 아이오와주가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뽑혔다고 하네요.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아이오와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아이오와주는 미국의 한 가운데 있어서 미국의 심장부(American Heartland)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미국의 중부 지역은 '프레리(prairie)'라고 하는 광활한 대평원이 몇 개 주에 걸쳐 정말 끝도 없이 펼쳐지는데요. 아이오와주도 그중의 하나죠. 그러다 보니 아이오와주를 평평하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아이오와주 관광청 제시카 오릴리 홍보관은 아이오와주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오와주가 마냥 평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녹취: 제시카 오릴리 아이오와주 관광청 홍보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완전히 평평한 건 아닙니다. 아이오와주 동북쪽으로 가면 아이오와 강을 따라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절벽도 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절벽을 본 사람들에게는 작게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말이죠. 물론 주 어디를 가더라도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평평하다는 소리기는 합니다. "
아이오와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 면적으로는 26번째, 인구수로는 30번째입니다. 지리적 위치도 미국의 중간쯤, 주 면적도 중간, 인구수도 중간 정도 되는 그런 주라고 보시면 될 듯하네요. 아이오와주의 사계절은 아주 뚜렷한데요. 하지만 봄, 가을은 아주 짧고, 겨울은 꽤 긴 편입니다. 특히 한겨울은 섭씨로 영하 20~30도를 넘을 때도 있을 만큼 매섭게 추워 견디기 꽤나 힘들다고 하는데요. 한반도에서도 춥기로 유명한 중강진 정도를 떠올리면 된다고 합니다. 이종호 아이오와주 한인회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이종호 회장] "아이오와 날씨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한국의 중강진과 비슷합니다. 중강진이 춥다고 하는데...중강진과 아이오와가 위도가 같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남쪽이 여기 북쪽이라고 생각하면 뭐 견딜만 합니다"
아이오와의 주도, 즉 주를 대표하는 도시는 '디모인(Des Moines)'이라는 곳인데요. 간혹 미국 사람들 중에서 영어 철자 그대로 읽어 '데스모인', 또는 '디스모인'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디모인은 수도사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 말을 어원으로 하고 있어 디모인이라고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오와주, 이것 말고도 프랑스와 역사적 관계가 깊은데요. 제시카 오릴리 홍보관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제시카 오릴리 홍보관] "아이오와주는 1846년에 미 연방에 가입했습니다. 미국이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이기고 난 후 얻은 땅은 미시시피강 동쪽이었습니다. 하지만 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프랑스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3세에게서 미시시피강 서쪽에 있는 땅, 루이지애나 지역도 마저 사들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게 아이오와주입니다"
아이오와주는 오랫동안 프랑스 식민지의 일부였기 때문에, 지금도 곳곳에 프랑스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아이오와주의 깃발입니다. 얼핏 봐도 프랑스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아이오와주의 주기는 파란색과 하얀색, 빨간색의 삼색기로 프랑스 국기와 똑같습니다. 아이오와주 깃발은 다만 여기에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와 아이오와라는 영문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에서는 어떤 비슷한 지역군을 이야기할 때 띠를 의미하는 '벨트(belt)'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합니다. 예를 들어 종교적 색채가 강한 남부 지역의 주들은 '바이블 벨트(Bible Belt)'에 있는 주라고 하고요. 한때 중공업이 발달했다가 쇠퇴한 중동부 지역을 일컬어, '러스트 벨트(Rust Belt)'라고 하기도 합니다. 러스트, 그러니까 녹이 슬었다는 뜻이죠.
아이오와주는 '콘 벨트(Corn Belt)'에 속해 있는 주입니다. 콘은 옥수수라는 말이니까, 짐작하시겠죠? 네, 아이오와를 비롯한 미국의 중부 대평원 지역은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을 먹여 살리는 아주 중요한 곡창지대입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주로 옥수수와 콩인데요. 특히 아이오와는 그중에서도 옥수수를 많이 생산하는 주입니다. 어느 정도 규모인지 이종호 씨의 설명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이종호 씨] "아이오와에서 나오는 게 주로 옥수수, 소고기...특히 돼지고기는 미국에서 1위 생산입니다. 저기 동부에서 운전하고 오다 보면 벌써 인디애나쯤 오면 옥수수 많이 있는 게 보여요. 그러다 일리노이 오면 아, 여긴 더 많네, 아이오와에 와 보면 여긴 바다같이 펼쳐지는,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이 장관입니다. 특히 여름 8, 9월이 정말 멋있습니다. "
아이오와주가 인근 주들보다 특히 더 농작물 생산을 많이 하는 건 아이오와만 갖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기도 한데요. 아이오와주는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동쪽과 서쪽이 모두 강으로 둘러싸인 주기도 합니다. 동쪽으로는 미시시피강이 흘러서 일리노이주, 위스콘신 주와 구분해주고 있고요. 서쪽으로는 미주리강과 빅시우스강이 네브래스카, 사우스 다코다주와 경계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특히 곡물 재배에 적격인 질 좋은 토양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종호 씨] "농사하면 한국은 가난을 생각하는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자연에서 나오는 소득이기 때문에 아이오와주는 그렇게 가난한 주가 아닙니다, 다른 상공업이나 농업 자원도 없는 이런 주들은 자원을 만들기 힘들지 않습니까? 지금도 아이오와 옥수수의 10%가 남한으로 가고 있어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하시던 분, 이런 분들 디모인에 한 번씩 와보는 편입니다. 왜냐면 이곳이 식량의 보고니까요"
아이오와주는 또 미국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주라고 하네요.
[녹취: 제시카 오릴리 홍보관] "아이오와주는 계란 주예요. 미국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죠. 옥수수도 많이 생산하고...축산업도 발달했어요. 그 가운데서도 특히 돼지를 많이 기르고 있습니다."
아이오와주는 전체 면적이 북한보다 조금 더 큰데요. 인구는 300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래서 아이오와주에는 사람보다 돼지가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다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중국이 미국산 수입 돼지고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이오와주가 함께 거론되는 건 바로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아이오와주는 지난해 나온 잘사는 주 순위 조사에서도 26위를 차지하는 등 늘 중위권을 유지하며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는 주입니다. 아이오와주는 또, 농촌 지역이라 범죄율이 대도시에 비해 매우 낮은데요. 아이오와주가 살기 좋은 곳으로 뽑힌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하네요.
[녹취: 이종호 씨]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장점이 많습니다. 첫째 범죄가 없고, 대도시의 게토(ghetto)라고 하나요? 빈민가나 우범 지역 같은 곳도 극히 드물고, 여기는 도시에서 10mi, 20mi만 나가면 99.9%가 백인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인종적인 갈등도 없고요. 전체적으로 겨울 추위 빼고는 경제적 상황이라든가, 사회 안정도, 대도시는 장점도 많지만, 공해, 교통 많지 않습니까? 그런 거 빼면 사람들이 다, 아이오와는 겨울 추위만 빼면 진짜 살기 좋은 곳이다, 이런 말들 많이 합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 주에는 선거철만 되면 유난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 아이오와주 이야기, 그리고 한인들 이야기 좀 더 전해드릴게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