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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인권 논의의 핵심은 현장 접근과 조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탈북민들을 면담하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탈북민들을 면담하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지적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만큼 인권 문제도 중요하다고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접근과 조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5월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의 의제에 북한 인권 문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코헨 전 부차관보] “Human rights as a series of issues have to be raised with North Koreans on the understanding that North Korea knows that these are issues…”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인권 문제도 협상해야 한다는 점을 북한도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 인권 문제를 여러 현안 중 하나로 제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도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를 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관계 정상화와 제재 해제, 경제적 지원 등을 원한다면 인권에 관한 논의가 정상회담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실제로 미 의회가 제정한 북한 관련 법들은 인권 개선을 제재 해제의 전제 조건으로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인권을 개선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보다 시급하게 다루어야 할 과제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와 미국 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꼽았습니다.

또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대북 정보 유입 같은 미국의 우려 사항들을 제기하고 단계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에 대한 접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코헨 전 부차관보] “If, for example, North Korea allows in UN human rights officials, they will be measure and monitor…”

예를 들어 북한이 유엔 인권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한다면, 이들이 북한의 인권 개선 여부를 점검하고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유엔이 10년 넘게 방북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미국 정부가 인권을 개선하도록 북한을 계속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양자 회담을 할 때 북한을 계속 압박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한다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에는 수 없이 많은 인권 문제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모든 문제들을 일괄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킹 전 특사] “All of the human rights are important and I think we need to talk about all of them.”

킹 전 특사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지 않을 권리, 성분에 따른 차별, 종교의 자유에 대한 제한, 정보에 대한 접근 등 모든 것들이 중요하다며, 모든 것들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인권에 대한 논의에 응한다면, 자신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킹 전 특사] “This is not someone from the United States. This is someone representing the international community.”

특별보고관은 미국 출신이 아니라,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방문해 당국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특별보고관이 정치범수용소를 방문하고, 북한 내에서 인권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역시 북한이 인권 개선에 진전을 이룬다면 유엔 차원에서 이를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국제 인권감시 관계자들이 검증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절대 권력을 위협할 수 있는 일을 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북한이 인권 논의와 개선에 나올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계속 인권에 대한 협력을 거부할 경우,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을 계속 감시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과의 인권 논의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의 구금시설, 정치범관리소, 교화소, 거기서부터 해결을 해야죠. 해결하기 쉬운 이슈부터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최악의 인권 유린을 해결해야 21세기 문명세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진정으로 변화를 원하는 것인지, 제재에 따른 어려움 때문에 협상에 나선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인권 개선을 약속한다면 이를 검증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현장조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저희들이 요구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 현장조사를 해야 합니다. 구금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어디에서 현장조사를 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다면,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미국의 대북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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