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한 정상회담이 열린 백악관 앞에서 탈북민들과 미주 한인들이 시위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속지 말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시위 현장음] “북한에 끔찍한 인권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는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과 오찬을 하는 동안 건물 밖 라피엣 공원에서는 시위 집회가 열렸습니다.
탈북민들과 미국 동부의 일부 한인 단체들이 두 정상에게 북한 정권에 속지 말고 북한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인 북한의 대량학살을 멈추기 위한 세계 연대 회원 10명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범죄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 지현아 씨입니다.
[녹취: 지현아 씨] “지금 수많은 사람이 김정은 밑에서 죽임을 당하고 억울하게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김정은에게 이를 중단할 것을 적극 요청하길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절히 소원합니다.”
지 씨는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매우 소극적인 문재인 정부와 달리 미 국무부가 최근 탈북민 보호를 전 세계에 촉구해 큰 힘을 얻었다며 계속 정권이 아닌 주민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씨] “미국 국무부에서 늘 탈북자들의 편을 들어주고 북한 인권 문제 편을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우리 탈북자들의 편을 계속 들어주시고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함께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북한 정권에 강력하게 호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단체의 주경배 공동대표는 북한 주민들의 입장을 외면한 지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실망해 미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하기 위해 백악관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경배 대표]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평화는 거짓 평화입니다. 그들에게 사랑하는 내 가족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북미회담, 한미회담을 앞두고 워싱턴으로 원정을 오게 됐습니다.”
주 대표 등 탈북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의 위장 평화에 절대로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정부가 강력하게 나서지 않으면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을 계속 고립시키며 정권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틀어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 민간단체인 원코리아 재단의 류재풍 대표는 세 가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부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류재풍 대표] “김정은에게 속지 말라는 것! 말을 믿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하는 것! 그러니까 수시로 가서 검증하게 해달라는 것! 둘째는 인권을 꼭 주장하라! 예컨대 하나라도, 정치범수용소를 문을 열라고 하던지,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난다든지, 북한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안내원 없이 다닐 수 있던지 꼭 한 가지라도 얻어낼 것을 주장하라는 것! 세 번째는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의 경제를 도와주려면 과거처럼 북한 정권에 돈을 주거나 기계를 주거나 자원을 줄 게 아니라 꼭 주민에게 직접 가도록! 김정은 패밀리와 군대에 가지 않고 여태까지 고생하면서 질곡 속에 살고 있는 2천 5백만의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살고 조금 더 잘 먹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직접 지원을 하도록 꼭 부탁하고 싶습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마영애 국제인권탈북협회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국정연설에서 탈북민 지성호 씨를 초청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 마음으로 독재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워싱턴 수도권과 뉴욕, 필라델피아에서 온 수십 명의 한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을 적폐로 규정하면서도 유엔이 지목한 반인도적 범죄의 주범인 김정은과는 화해를 외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2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한인사회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환영과 우려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