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의회 지도부가 연방수사국(FBI) 정보원 관련 의혹에 대해 설명 듣는 자리가 오늘(24일) 마련됐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최근 두 번째 특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미풋볼리그(NFL) 측이 국민의례와 관련해 새로운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최근 미국 내 일부 도시 경찰이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FBI가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 진영에 정보원을 심었다는 의혹이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24일 눈길을 끄는 자리가 마련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연방 의원이 관련 정부 기관으로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가 두 차례에 걸쳐 마련됐습니다.
진행자) 이 자리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정오에 연방 법무부에서 진행된 첫 번째 설명회에는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트레이 가우디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 폴 라이언 하원 의장, 그리고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참석했습니다. 쉬프 의원을 빼고 나머지 3명은 모두 공화당 소속입니다. 한편 행정부 쪽에서는 로드 로젠스타인 연방 법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그리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이전에 알려진 명단하고는 차이가 있군요?
기자) 네. 첫 번째 회동에 원래 공화당 의원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민주당 쪽에서 이의를 제기하자 민주당 의원도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설명회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2시경에 연방 의회에서 모였는데, 행정부 쪽에서는 참석자가 같고요. 여기에 양당 지도부가 참석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공화당의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 회동의 계기가 된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가요?
기자) 네. 지난 대선 기간 FBI가 정보원을 트럼프 진영에 보내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겁니다.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 당선을 위해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정보원 혐의를 받는 사람이 누군지 이미 알려졌죠?
기자) 네. 미국 언론들이 전하기로는 미국 태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인 스테판 핼퍼 씨라고 합니다. 핼퍼 씨는 정보수집을 위해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진영 인사 3명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핼퍼 교수는 과거 공화당 행정부를 위해 국내정책을 자문해준 경력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의혹을 두고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FBI가 자기 진영에 스파이를 심었다면서 "사실이라면 역사상 최대 정치 스캔들"이라고 비난했고요. 이번 사건을 ‘스파이게이트(spygate)’라고 부르며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의혹을 조사하라고 연방 법무부에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 요구에 따라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법무부 감찰관에게 정보원 문제뿐만 아니라 트럼프 진영 수사와 관련해 FBI나 연방 법무부가 잘못한 것이 있는지 조사를 확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과 레이 FBI 국장, 그리고 대니얼 코츠 DNI 국장은 지난 21일 백악관에 들어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문제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비난을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정보원을 활용한 FBI 조사가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23일 인터넷 트위터에 ‘비밀인적자원’ 사용은 철저하게 감독 되고 나라를 지키는 데 꼭 필요하다면서, FBI에 대한 공격이 미국에 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도 FBI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 비난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는데요. 민주당 측은 원래 이날 진행된 설명회도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로버트 뮬러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23일에 새로운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 4월 두 번째 특검 조사를 받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쿠슈너 고문을 조사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쿠슈너 고문이 지난 대선 기간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특히 2016년 여름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측 인사를 만난 것이 문제가 됐는데요. 쿠슈너 고문 변호인은 쿠슈너 고문이 두 번째 조사에서 많은 문서를 제출하고 광범위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쿠슈너 고문에게 1급 비밀취급인가가 나왔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백악관에서 일하려면 비밀문서를 다뤄야 하는데,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하죠?
기자) 맞습니다. 신원조회를 해서 문제가 없는 사람만 비밀을 취급할 수 있는 허가를 내줍니다.
진행자) 하지만, 쿠슈너 고문이 이 비밀취급인가와 관련해 구설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신원조회가 끝나지 않아서 1급 비밀을 볼 수 없었는데, 한동안 허가 없이 그냥 봤다는 겁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쿠슈너 고문의 비밀취급등급이 강등되기도 했는데요. 결국 신원조회가 마무리돼 1급 비밀취급인가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쿠슈너 고문이 특검 수사 대상인데 신원조회를 통과했군요?
기자) 미국 언론들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는데요. 아마 특검 수사 결과 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신원조회를 통과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쿠슈너 선임고문으로서는 좋은 일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전미프로풋볼리그(NFL)가 지난 몇 년간 국민의례 문제 때문에 홍역을 치렀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어제(23일) 새로운 규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구단주들과 NFL 경영진이 논의해서 어제(23일) 발표했는데요. 경기 전에 거행되는 국민의례 순서에서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적절한 경의를 나타내야 하고, 그걸 하기 싫으면 선수대기실에 있으라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게 사연이 있는 얘기죠?
기자) 네. 2년 전에 샌프란시스코 49ers팀의 콜린 캐퍼닉 선수가 국민의례 시간에 무릎을 끓고 앉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논란이 많던 경찰 폭력, 인종차별,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한다는 뜻이었는데요. 이후 다른 선수들도 비슷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선수들은 주먹을 쥔 한쪽 팔을 높이 쳐들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역시 항의 표시인데요. 이런 행동이 확산하자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집니다. 국가와 국기를 모독했다면서 퇴역군인단체를 비롯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비난이 거셌죠?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도 국민의례 시간에 앉아 있는 선수들을 해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논란이 커지면서 NFL 시청률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 논란에 대응하려고 새 규정이 나온 건데, 이걸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해당 선수와 구단에 벌금을 매기고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는 겁니다. 다만 국민의례 시간에 탈의실 등에 있다가 나중에 경기장에 나오는 것은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새 규정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당연히 환영한다는 말이 나왔고요. 반면 선수 노조나 일부 구단주는 이에 반발했습니다. 몇몇 구단은 아예 새 규정을 거부한다고 대놓고 말했는데요. 몇몇 선수는 연방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NFL이 무시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새 규정이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국민의례 시간에 경기장에 나온 선수는 적절한 경의를 보여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경찰이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 올랜도 경찰이 아마존에서 개발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시범 사용 중입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인터넷 소매업체로 최근 첨단 기술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올랜도 경찰이 아마존의 ‘레커그니션(Rekognition)’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먼저 이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어떤 사람의 사진을 프로그램에 올리면요. 컴퓨터가 저장된 자료를 뒤져서 일치하는 얼굴을 찾아냅니다. 일부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의 경우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잘 맞는다고 합니다. 보통 경찰은 용의자의 사진을 일일이 저장해둔 사진들과 대조하는 식으로 수사하는데요.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훨씬 빨리 사진 속 인물을 찾을 수 있다고 하네요.
진행자)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편리한 기술 같은데, 이게 왜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사생활 침범과 인권 침해 등이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정부나 경찰이 시위자나 불법 이민자 단속 등 일반 시민을 감시하는 데 이 프로그램을 악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34개 시민 단체는 22일,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 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내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경찰에 팔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올랜도 경찰 쪽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미국 공영 방송 NPR에 따르면, 올랜도 경찰은 이 프로그램을 시험용으로 도입했다고 합니다. 아마존의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실제로 쓸 만한지 보기 위해서였다는 건데요. 올랜도 경찰은 시내 8개 카메라가 찍은 사진과 일부 자원한 경관들의 얼굴만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8개 카메라에 찍힌 경관들의 얼굴을 프로그램이 제대로 인식하는지 시험하는 중이란 겁니다.
진행자) 올랜도 말고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이 또 있는지요?
기자) 네, 서북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외곽의 워싱턴카운티 경찰 역시 아마존의 ‘레커그니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용의자 사진들과 대조하는 데 이용하는데요. 형사 수사에서만 이용하고 있고, 다른 방법을 통해 반드시 그 결과를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시민 단체가 반발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아마존 쪽의 입장은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아마존이 성명을 냈는데요. 아마존은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반드시 법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어떤 기술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해서 이를 금한다면,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