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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탈북민 지성호 대표] “주민 압제하며 체제 안전보장 요구하는 김정은 보며 서글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소개하자 지 씨가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소개하자 지 씨가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북한의 독재자가 주민들을 압제하면서도 체제 안전보장을 미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모습을 보며 서글펐다고 탈북민 지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또 미 정부가 계속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단체인 나우(NAUH)의 대표를 맡고 있는 지 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국정연설에 초대돼 미 지도부와 의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2018 민주주의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돼 워싱턴을 방문한 지 대표가 미-북 정상회담을 어떻게 지켜봤는지 김영권 기자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받고 직접 면담도 하셨던 탈북민으로서 이번 미-북 정상회담. 어떻게 보셨습니까?

지성호) 정말 유심히 봤죠. 한국이 아닌 미국에 출장 와서 생방송으로 봤습니다. 회담에서 핵 문제, 인권 문제도 언급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중? 얼마만큼 (인권을) 더 많이 혹은 덜 얘기했어야 했나 여기에 대해서는 차이점이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에게 북한 인권 문제를 얘기했다는 것은 굉장히 높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물론 그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되겠지요.

기자)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의 인공기 앞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지성호) 저는 객관적으로 볼 때 참 안타깝기도 하고 서글펐어요. 왜냐하면 김정은이 갖고 온 카드가 핵 협상을 할 테니 우리 체제를 그냥 좀 내버려 줘 이거거든요. 가난하고 궁핍하고 제가 볼 때 보기가 민망한 그런 모습? 제가 김정은 입장이었다면 이랬을 것 같아요.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어려움이 많고 식량 배급도 못 주고 하니까 우리 경제가 발전하고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도록, 많은 국가가 투자를 해서 잘 살 수 있도록. 이런 것을 위한 회담이 됐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체제를 좀 보장해줘.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우리가 제일 강하고 미국도 우리에게 꼼짝 못 하고, 우리한테 핵도 미사일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전세계에 보여진 것은, 또 북한 주민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그것 갖고 미국하고 게임도 안 되고 상대도 안 된다! 이런 생각이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을 보면 기대보다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이곳 미국에서는 많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뒤 저희 VOA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러 전문가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성호) 북한의 김정은이 주민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은 항상 거짓말로 주민들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현재 정치범수용소라든가 수많은 감옥, 자유를 찾아 북한을 나가는 사람들을 잡아서 공개처형을 하거나 수감시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김정은이 말로 인민을 사랑한다는 이야기하고 현실에서 인민을 정말 사랑하는가에 있어서는 우리가 그 차이를 정확히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한국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 문제 제기를 비판합니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도자들이 노력하는데, 북한 정권이 불편해하는 인권 문제를 제기해 평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주장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가치이자 정체성이기도 한 인권을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제기하는 것조차 트럼프 대통령 비판자들이 비난을 위한 도구로 인권을 활용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지성호) 중요한 것은 북한 당국이 아닌 북한 주민들을 봐야 합니다.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저렇게 끝까지 갈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 참혹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동족이고 또한 그들의 고통에 대해 우리는 마음을 아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권이 먼저인지 주민이 먼저인지를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죠. 때로는 잘못된 것에 얘기했고 그게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끌었고 그것이 오늘의 발전을 이룬 바탕이 됐습니다. 북한을 바라보는 입장에 있어서도 북한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 그런 세상을 위해서 더 노력하는 게 저는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평화를 위해서 다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이렇게 반문할 수 있겠죠. 그럼 평화를 위해서는 우리 자녀가 굶어서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우리 사촌이 평화를 위해 폭정에 의해 죽어도 된다고 생각해야 되나? 그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게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분위기라고는 볼 수 없다고 봅니다. 물론 평화가 중요한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 전혀 고개를 돌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가 통일이 됐을 때 함께 살아가야 할 주체도 북한의 영토가 아니라 주민들입니다. 그들에게 우리가 떳떳하고 그들이 폭정 때문에 슬펐다고 얘기할 때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그들의 인권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겁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미국에 북한 인권 문제로 자주 오시는데, 미국인들을 만날 때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지성호) 저는 미국에서 감사했던 것은 State of Union(국정연설) 행사 때 모든 사람이 저를 향해 기립 박수를 해주셨는데 그것은 마음의 감동으로부터 온 응원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 중인 미-북 대화에 있어서 북한 인권 문제 경중의 수위가 나뉘곤 하는데 저는 미국 정부가 결코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너무 작게 다룬다든가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도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정치적 문제로 보기 전에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류 보편적인 문제, 그리고 그곳에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말 북한 땅에도 잘 전달돼야 한다는 그런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에 미리 제작한 비디오 영상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전진과 후퇴의 갈림길에서 선택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인데요. 그 영상의 의미와 파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지성호) 저는 영상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쉽게 말하면 채찍과 당근을 놓고 무엇을 선택할지를 묻는 자리였던 것 같아요. 물론 대한민국이 잘 산다는 것을 북한이 모르는 게 아니죠. 그런데 개혁과 개방을 하면 우리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북한 주민들은 왜 우리가 그렇게 굶었는지, 그때 쪽잠을 자며 주먹밥을 먹었다는 김정일은 어떻게 호화생활을 했는지가 다 들통이 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로 인한 후과가 있는 것이죠. 북한 당국도 개혁과 개방을 하면 잘 산다는 것을 모르는 것 아니죠. 옆의 중국이나 베트남도 개혁·개방을 해서 잘살고 있잖아요. 북한이 그걸 모르는 것 아닌데 개혁·개방을 못 하는 이유는 결국 주민들의 폭동이 무서워서 그걸 못 하는 것이죠. 아니 평창올림픽에 와서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직접 보고 감탄하고, 그것을 보고 감탄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닌 거죠. 저도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처음 입국했을 때 궁전이 아닌가? 이런 곳도 있는가 하고 감탄을 했었는데 북한 당국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당국도 개혁·개방을 하면 훨씬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권의 거짓말이 들통나면 정권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그런 방식의 개혁·개방은 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생각이시군요

지성호) 네, 나름대로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이 개혁·개방을 할 것이라고 얘기는 합니다. 근데 그게 쉬울 것인가 하는 것은 이제 좀 봐야 하는 문제겠지요.

기자) 끝으로 앞으로의 미-북 대화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당부를 하고 싶으신가요?

지성호) 일단 항상 저는 미국 정부와 미국 의회와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권에 앞장을 서 주기 때문에 감사한 겁니다. 그래서 인권 문제는 외면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또 개선돼야만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노력해 주실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북한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국정연설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던 지성호 나우(NAUH) 대표로부터 미북 정상회담을 본 소감과 바람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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