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6월 30일 미국 내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주장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 연방 대법관 후보를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새 대법관 지명을 앞에 두고 낙태권리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 성인 가운데 약 23%만 충분한 운동을 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 눈길을 쓰는 시위가 벌어졌죠?
기자) 네. 지난 6월 30일,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됐습니다.
[녹취: 시위대 구호]
기자) "이민자들을 환영한다", 이날 이곳 수도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는 소리를 들으셨는데요. 시위대는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우리 안에 가두지 말라”, “다음은 뭐냐?-강제수용소냐?” 등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벌였습니다. 행사 주최 측은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이 약 700군데에서 시위와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가 계획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죠?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무관용 원칙’과 이 조처가 가져온 결과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무관용 원칙’이라면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는 사람을 예외 없이 처벌한다는 방침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국경을 넘다 잡혀도 기소되지 않았는데요. 지난 4월,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장관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을 모두 기소해서 처벌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조처로 새로운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부모와 떨어지는 아이들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른이 국경을 넘다 잡히면 별문제가 아닌데, 어른이 자기 아이를 데리고 국경을 넘다 잡히면 문제가 됐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법적으로 처벌할 수가 없어서 기소되는 부모와 분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조처가 국내외에서 엄청나게 비난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이 조처를 비난했고요. 국제사회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렇게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행정명령을 내서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부모와 이별한 아이들을 다시 부모에게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연방 법원이 무관용 원칙에 근거해 부모와 이별한 아이들을 일정 기한 안에 다시 부모에게 보내라고 판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이들이 기소된 뒤 구금된 부모들과 함께 구금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미국 판례에 따르면 국경을 넘다 잡힌 미성년자는 20일 이상 구금할 수 없고요. 일정 시간 안에 안전하게 있을 곳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번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과 연방 지법 판결에 따라 부모와 함께 국경을 넘다 잡힌 아이들은 풀려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있게 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새삼 논란의 중심에 섰더군요?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민주당 일부 의원 등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ICE를 없애자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이 주장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ICE는 9.11 테러 이후 2003년에 생긴 연방 기관으로 불법 이민자나 마약 거래, 인신매매 등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뉴욕 연방 하원 선거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중진 의원을 꺾어 화제가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가 ICE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고요.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도 ICE 해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ICE를 없애라는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뉴스에 ICE 요원들이 기습 단속을 벌여서 많은 불법체류자를 체포했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진보 진영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면서, ICE가 그 수족 노릇을 한다며 없애라고 요구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ICE 직원 몇몇이 상급 기관인 연방 국토안보부 장관한테 편지를 보내서 조직을 대대적으로 재편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ICE 직원들이 이런 편지를 보낸 이유는 뭔가요?
기자) ICE 임무가 불법체류자 단속만 있는 것이 아니고 광범위한데, ICE가 현재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비난받으니까 조직을 재편해서 불법체류자 단속 기능을 분리해 달라는 겁니다.
진행자) ICE가 부당하게 비난받는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ICE 해체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어제(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폭스뉴스하고 회견했는데요.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ICE를 없애면 미국은 밖에 나가기 무서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올해 중간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들에게 ICE 폐지를 지지하라며, 그러면 민주당은 다시는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 트위터에도 민주당원으로 알려진 좌파들이 훌륭한 일을 하는 ICE를 없애고 국경을 개방하려고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범죄가 급증하고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 연방 대법관 후보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군을 압축하고 이미 지난 주말에 면접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연방 대법관 후보군을 발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에 대법관 후보 25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대부분 주 대법원과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명단에서 새 연방 대법관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는 7월 9일에 발표가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예전에도 그랬지만 새 연방 대법관 지명이 이번에도 크게 관심을 끌고 있죠?
기자) 물론입니다. 7월 31일에 은퇴하는 앤서니 케네디 연방 대법관이 그간 판결에서 진보나 보수, 한쪽에 고정되지 않은 성향을 보였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번에 확실한 보수 인사를 연방 대법관에 지명해서 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를 확실하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새 연방 대법관 인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언론이 낙태 권리와 관련된 움직임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보수파들은 새 대법관이 들어가서 연방 대법원이 확실하게 보수 우위가 되면 여성 낙태 권리를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수전 콜린스 연방 상원의원이 낙태 권리를 반대하는 대법관 지명자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콜린스 의원은 여성으로 공화당 소속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도적인 성향을 가진 콜린스 의원은 여성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몇 안 되는 공화당 의원 가운데 1명입니다. 콜린스 상원의원은 어제(1일) 방송 회견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대법관 지명자를 인준하면 여성 유권자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면서 낙태 권리를 계속 지지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연방 대법관 후보는 콜린스 의원이 속한 연방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죠?
기자) 네. 현재 상원 의석 분포가 공화 51석에 민주당과 무소속 49석인데요. 콜린스 의원이 새 대법관 인준안에 반대표를 던지면 50대 50이 됩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행사하면 인준안이 통과되는데, 하지만, 콜린스 의원 외에 공화당 쪽에서 추가로 반대표가 나오면, 인준안 통과가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사람들 가운데 충분하게 운동하는 사람의 비율이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8일 미국 성인들의 운동 실태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18세에서 64세 사이 성인 가운데 여가시간에 충분하게 운동하는 사람의 비율이 약 23%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활동적인 성인 가운데 충분하게 운동하는 사람이 4분의 1이 안 되는 셈이네요?
기자) 네. 이 수치는 지난 2010년과 2015년 사이에 시행된 ‘전국 건강 면접 조사’ 결과에 근거했습니다. 당시 조사 대상이 약 20만 명이었고, 이 가운데 18세에서 64세 사이 성인은 약 15만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아까 충분한 운동이라고 했는데, 충분하다는 기준이 뭡니까?
기자) 네. 10년 전에 연방 보건후생부가 공개한 기준에 따른 겁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매주 두 번 이상 근육 강화 운동을 해주고, 여기에 덧붙여 매주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최소한 150분 정도 하거나, 아니면 격렬한 유산소 운동을 최소한 75분은 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산소 운동이라면 달리기나 빠른 속도로 걷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수도 워싱턴 D.C.와 14개 주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는데요. 이 가운데 콜로라도주가 33% 정도로 가장 상황이 좋았습니다. 반면 13개 주가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는데요. 미시시피주가 약 14%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동남부 지역이 비율이 낮고 서부나 로키산맥 인근 지역이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습니다.
진행자) 다음 성별 비율은 어떻습니까?
기자) 남성 평균은 27%였고 여성은 19%였습니다. 남자 가운데 수도 워싱턴 D.C.가 40%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요. 사우스다코타가 18%로 최하위였습니다. 반면 여자 가운데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콜로라도주로 약 32%를 기록했고요. 가장 낮은 지역은 미시시피주로 10%에도 못 미쳤습니다.
진행자) 직업별로는 집계한 항목도 있는지 모르겠군요?
기자) 네. 전체적으로 보면 전문직이나 관리직에 있는 사람들이 제조업이나 제조업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운동을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는 그러니까 여가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보여준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러니까 일하면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나 출퇴근 중에 운동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맨해튼 같은 거대한 도시가 뉴욕주의 기준 충족률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출퇴근 중에 걸으면서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한편 CDC는 일하거나 출퇴근 중에 운동하는 사람들은 여가시간에 운동하는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