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많은 재소자가 출소 후 사회에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전과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직업을 갖거나 평범한 삶을 사는 데 제약을 받곤 하죠. 그런데 미 중서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가면 이런 전과자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하는 식당이 있다고 합니다. 일하는 직원 모두가 전과자라는 이 특별한 식당을 찾아가 보죠.
“첫 번째 이야기, 전과자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에드윈스 식당”
[현장음:에드윈스 식당]
프랑스 음식점인 ‘에드윈스 식당(Edwins Restaurant)’. 맛있는 음식과 고급스러운 분위기, 정중한 서비스로 클리블랜드에서 손에 꼽히는 식당입니다. 그런데 이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은 전원 교도소 경험이 있는 전과자들이라고 하는데요. 식당 주인인 브랜든 에드윈 씨는 전과자들을 고용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어 보였습니다.
[녹취: 브랜든 에드윈] “그 누구에게든 정당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또 지지를 보여준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겁니다.”
에드윈 씨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자랐습니다. 17살 때 마약 관련 범죄로 10년 형을 선고 받았지만 집행 유예로 풀려났다고 하네요. 이후 요리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고, 프랑스 요리 전문 요리사로 성공하게 됐다고 합니다. 에드윈 씨는 클리블랜드에 식당을 열면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는데요. 전과 기록 때문에 직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6개월간 요리와 식당일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시작한 겁니다.
[녹취: 브랜든 에드윈] “출소 후에 직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거든요. 그 사람들을 우리 식당으로 부르는 겁니다. 우리 식당엔 54개의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찾아온 전과자들을 6개월간 교육한 후, 식당에 필요한 자리에 우리가 가르친 사람들을 배치하는 거죠. 숙련된 기술이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을 수 없어요. 마치 프로 운동선수들처럼요. 실력이 뛰어난 선수는 항상 구단의 부름을 받잖아요?”
에드윈스 식당은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도, 손님을 맞는 직원도, 요리를 배우는 사람도 모두 전과자들입니다. 이런 에드윈스 식당은 지역 주민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받고 있는데요. 에드윈스 식당을 지원하는 행사도 열리곤 하죠. 클리브랜드 교구의 대니얼 슐리걸 신부는 에드윈스 식당을 지역의 자랑으로 여겼습니다.
[녹취: 대니얼 슐리걸 신부] “누구에게나 또 한 번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데 우리 교회도 생각을 같이합니다. 에드윈 씨는 전과자들이 나쁜 짓만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강조해요. 단지 좀 다른 방향의 인생을 살았다는 거죠. 전 그 말에 동의합니다. 전과자들을 아무도 받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거리의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들이 비록 나쁜 과거가 있긴 해도 선한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 이들의 재기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드윈스 식당에서 일하는 전과자들은 자신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데 대해 감사해했습니다. 전과자 출신으로 에드윈 씨가 마련한 기숙사에 살며 요리를 배우고 있는 제러미 매튜스 씨는 식당의 사명을 이루고야 말겠다며 열정을 보였습니다.
[녹취: 제러미 매튜스] “사람들의 편견에 화가 납니다. 우리는 할 수 없을 거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그 누구라도 나쁜 환경에 있다면 뜻하지 않은 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이제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니까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줄 겁니다.”
에드윈 씨는 6개월의 교육을 마친 후, 다시는 범죄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훈련생은 정직원으로 채용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전과자들은 에드윈스 식당에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워싱턴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동구권 출신 발레리나들”
미국은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실력가들을 만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예술계도 마찬가지인데요. 전 세계 많은 음악가, 미술가, 무용가들이 미국 무대를 꿈꾸죠.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워싱턴 발레단에도 세계 곳곳에서 온 발레리나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과거 발레 강국들로 꼽혔던 동구권 출신 발레리나들도 미국 무대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음: 워싱턴 발레단 연습실] '워싱턴발레단'의 연습실. 발레리나들이 우아한 동작을 선보이며 연습에 한창입니다. 이 중 눈에 띄는 한 사람. 아르메니아에서 온 소나 카라챤 씨인데요. 무용수였던 부모님의 발레 공연을 보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발레를 시작하게 됐다는 소나 씨. 하지만 고향인 아르메니아를 떠나 미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면서 새로운 발레를 경험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소나 카라챤] “처음 미국에 와서 미국 발레단의 공연을 보고는 너무 놀랐어요. 아르메니아와 아주 많이 다르더라고요. 발레 동작을 할 때 움직임도 좀 달랐고 훨씬 또 빨랐죠.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해야 했어요.”
처음 발레를 배우는 마음으로 워싱턴 발레학교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소나 씨. 미국에 온 지 1년 만에 워싱턴발레단에 정식으로 입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발레단 정기 공연에서 주역 자리들도 차지하게 됐죠.
고된 훈련과 오랜 예행연습, 빽빽한 공연 일정.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감당해야 할 것들이지만, 우크라이나 출신의 카테리나 데레치나 씨는 이런 강도 높은 훈련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고 말합니다. 지난 2001년 미국에 온 카테리나 씨는 워싱턴발레단에서 6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녹취: 카테리나 데레치나] “저는 미국에 이렇게 오래 있을 거로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미국에서 다양한 작품을 할 기회를 얻었고 무엇보다 현대무용과 재즈 등 새로운 무용 분야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우크라이나에 있을 땐 전혀 시도해보지 못한 것들이거든요.”
소나 씨와 카테리나 씨. 두 발레리나 모두 지금은 미국을 자신들의 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녹취: 카테리나 데레치나] “우크라이나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러 갈 순 있겠죠. 하지만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살고 싶진 않아요. 미국에 오래 살아서인지 이젠 미국이 나의 집이자 무대 같습니다.”
[녹취: 소나 카라챤] “춤은 어디서나 통하는 만국 공통언어예요. 내가 어디에 있든 춤을 출 수 있고 춤을 추는 그곳이 바로 나의 집이죠. 오늘은 미국에서 공연하지만 내일은 다른 곳에서 공연할 수도 있고요. 공연을 위해 세계 어디든 여행할 수도 있어요. 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춤은 그런 경계를 초월하니까요.”
인종과 언어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언어를 창조하기 위해, 두 발레리나는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