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올해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흑인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보수 공화당 후보가 맞붙게 됐습니다. 어제(28일) 실시된 3개 주 프라이머리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구글 등 인터넷 기업이 정치적으로 편향성을 띤다고 비판한 소식, 또 최근 플로리다주 비디오게임 대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여파로 총기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어제(28일)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오클라호마, 이렇게 3개 주가 선거를 치렀습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나갈 각 당의 후보를 뽑는 프라이머리, 예비선거를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번 선거 결과, 플로리다주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은 앤드루 길럼 탤러해시 시장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본 선거에서 길럼 후보가 이기면, 플로리다 역사상 첫 흑인 주지사가 탄생합니다.
진행자) 왜 ‘예상 밖의 승리’라는 겁니까?
기자) 그동안 여론조사에서는 1등은커녕 2등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선두를 달렸던 그웬 그램 전 연방 하원의원에게 7%p 이상 계속 뒤졌는데요. 실제 선거에서는 34% 대 31%, 근소한 차로 그램 후보를 눌렀습니다.
진행자) 길럼 시장이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았다고 했는데, 샌더스 의원은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정치인이죠?
기자) 맞습니다. 원래 무소속이지만 20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는데요.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어포올(Medicare for All)’, 대학 등록금 무료 등의 선거 공약을 내세우며 젊은 층의 높은 지지 속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의 지지를 받았으면, 길럼 후보도 비슷한 성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제도를 지지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고, 미 정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미총기협회(NRA)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본 선거에서 길럼 후보와 맞붙을 공화당 후보로는 누가 당선됐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론 드샌티스 현 연방 하원의원이 애덤 퍼트넘 플로리다 주 농무장관을 물리치고 승리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드샌티스 후보가 훌륭한 주지사가 될 거라며 축하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지도부가 지지한 후보는 다른 사람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강경 보수 성향의 드샌티스 후보보다는 좀 더 온건한 주류 정치인, 퍼트넘 후보를 선호했는데요. 민주당에서 중도 성향의 후보가 나올 경우, 드샌티스 후보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어제(28일) 예비선거 결과 진보 성향의 길럼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플로리다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 결과를 볼까요?
기자) 네, 공화당에서는 릭 스콧 주지사가 거의 89%에 달하는 지지율로 승리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도전자가 없어서 빌 넬슨 현 의원이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된 상태인데요. 두 사람이 맞붙을 상황을 가정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들어 스콧 주지사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서남부 애리조나주로 가볼까요?
기자) 네, 제프 플레이크 현 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되는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가 관심을 끌었는데요. 마사 맥샐리 연방 하원의원, 켈리 워드 전 주 상원의원, 조 아파이오 전 마리코파카운티 셰리프 국장, 이렇게 3파전이었는데, 맥샐리 후보가 52%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기자) 키어스텐 시네마 현 연방 하원의원이 80%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이겼습니다. 이에 따라 11월 본 선거에서 두 여성 연방 하원의원이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대결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도 볼까요?
기자) 네, 공화당은 덕 두시 현 주지사가 70%-30%,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며 승리했고요, 민주당에서는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인 데이비드 가르시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본 선거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애리조나주는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두시 현 주지사가 승리할 가능성이 큰데요. 만약 가르시아 후보가 승리한다면, 애리조나주의 첫 중남미계 주지사가 됩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오클라호마주 볼까요?
기자) 네, 공화당 주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어제(28일) 결선투표가 치러졌는데요. 사업가 출신인 케빈 스팃 후보가 55%-45%로 믹 코넷 전 오클라호마시티 시장을 누르고 승리했는데요. 스팃 후보는 11월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드루 에드먼슨 전 오클라호마 주 법무장관과 맞붙게 됩니다.
진행자) 여러 주에서 동시에 예비선거가 실시된 건 이번이 마지막인데요.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공화당 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보여준 선거였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대부분 승리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여성 후보들이 약진한 선거로 평가됩니다. 이제 예비선거 과정은 5개 주만 남아있는 상황인데요. 11월 본 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석 전체,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35석,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를 새로 뽑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글 등 인터넷 업체에 대해서 불만을 나타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편향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think what Google and others are doing…”
기자)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보면 문제가 많다는 건데요. 사람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에 조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편향적이라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28일) 아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구글에 ‘트럼프 뉴스’라고 쳐보면 “가짜 뉴스 언론”의 기사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이 자신에게 안 좋은 기사를 보도한다며 ‘가짜 뉴스’라고 비판해 왔는데요. 구글에서 CNN 기사는 눈에 잘 띄는데, 보수 언론의 기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검색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되는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96% 이상이 좌파 언론의 기사라고 말했는데요. 대통령이 출처를 밝히지 않았는데, 이게 잘못된 정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구글 등이 보수 세력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좋은 정보와 뉴스를 감추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인데요. 이런 행위는 불법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을 이들 기업이 통제한다면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다루겠다는 건가요?
기자) 어떤 조처를 취할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는데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28일 기자들에게 구글을 조사하겠다며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구글 측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자사 검색엔진은 특정 정치적 의제를 홍보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구글은 28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구글 검색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으며, 정치적 정서를 조작하기 위해 순위를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구글의 목표는 이용자들에게 수초 안에 검색어와 가장 관련 있는 정보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구글이 조작할 가능성이 있는지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글 검색엔진의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 해서 하는 얘기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라고 비판하지만, CNN이나 뉴욕타임스 등은 워낙 잘 알려져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다 보니, ‘핫에어(Hot Air)’나 ‘블레이즈(Blaze)같은 보수 매체 기사보다 먼저 나오는 게 당연하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사실 구글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기업 비밀이라고 하는데요. 따라서 구글이 좀 더 투명성을 보이면 좋을 것이란 권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온라인 게임대회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졌는데요. 이에 따라 총기규제 논쟁이 다시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28일) 플로리다주에서 프라이머리, 예비선거가 실시되지 않았습니까? 선거에 앞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총기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요, 일부 후보는 선거 유세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이었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26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비디오게임 대회장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한 남성이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 대회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있었는데,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 총격을 받는 장면이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어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면서 중계가 끊겼는데요. 이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범인의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이번 게임대회 선수로 출전한 24살 데이비드 캐츠 씨인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캐츠 씨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캐츠 씨는 갖고 있던 총기로 자살했습니다.
진행자) 캐츠 씨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혹시 알려진 게 있는지요?
기자) 네, 지난해 ‘매든챔피언쉽’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비디오 게임계에 나름 알려진 인물이라고 합니다. 매든챔피언쉽은 온라인 풋볼(football), 온라인 미식축구 게임 대회인데요. 사건 당일 현장에서는 올해 매든챔피언쉽 지역 예선전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기자)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경찰이 아직 조사중이라고 하는데요. 캐츠 씨가 이날 앞서 열린 경기에서 패한 뒤, 화가 나서 총격을 가했다는 보도가 있긴 한데 확인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범인이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그냥 지나쳤다며, 확실히 대회 참가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잭슨빌 경찰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들을 보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캐츠 씨 역시 정신 병력이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는데요. 캐츠 씨의 부모가 이혼하면서 법원에 낸 자료에 따르면, 캐츠 씨가 두 차례 정신병동에 입원했었고, 항정신병 치료제와 항우울제를 처방 받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정신 병력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총을 손에 넣었을까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정신병 진단을 받기 전에 구입했는지, 아니면 신원조회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직 알려진 게 없는데요. 당국은 캐츠 씨가 현장에 권총 두 정을 갖고 있었는데, 두 정 모두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게임대회 주최 측은 안전 문제 점검을 위해 예정됐던 3개 대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사건이 또 공교롭게 플로리다주에서 일어났군요. 플로리다주는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총기 난사 사건을 겪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에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으로 49명이 희생됐고요, 지난 2월에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학생과 교직원 등 17명이 숨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플로리다주는 총기 구입이 가능한 연령을 18살에서 21살로 올리는 내용의 총기규제법을 제정했는데요. 충분한 조처가 못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