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살면서 그런 경험 혹시 없으세요? 많이 들어서 아주 익숙한데 실상 말하자고 하면 잘 모르겠는 것들... 너무 익숙하고 친근해서 오히려 간과하거나 애써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들... 종종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 동북부에 있는 뉴저지주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과 함께 잘 거론되는 곳인데요. 그만큼 익숙해서 사람들이 놓치는 것들도 많다고 합니다.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뉴저지주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뉴저지주는 대서양 연안 동북부에 있는 곳입니다. 이 시간을 자주 들으신 분들이라면 대서양 연안, 동북부, 하면 미국 초기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라는 것을 아실 텐데요. 네, 뉴저지주는 영국에서 건너온 미국의 초기 이주민들이 정착해 살던 13개 식민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입니다.
뉴저지주 위쪽으로는 뉴욕이 있고요. 서쪽으로 펜실베이니아, 남쪽으로는 델라웨어와 접경하고 있는데요. 미국 지도를 보면 여러 주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꽤나 복잡해 보이는 곳입니다.
뉴저지는 또 반도로 되어 있는 주입니다. 반도, 그러니까 삼면이 바다나 강, 호수 같은 거로 둘러싸여 있는 곳인데요. 미국 사람들 중에서도 50개 주 가운데 어떤 주가 반도로 되어 있느냐 물어보면 플로리다, 알래스카, 와이오밍, 메인 등등의 대답이 나오는데요. 일부 주장에 따르면, 미국에서 제대로 반도인 주는 뉴저지주가 유일하다고 해요.
동북쪽은 뉴욕주와 붙어 있고, 나머지 3면은 대서양과 델라웨어강, 델라웨어만으로 둘러싸여 있죠. 하지만 정작 뉴저지주 사람들도 자신들이 반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뉴저지주의 면적은 약 2만3천km²입니다. 미국 50개주 가운데서 가장 큰 알래스카주의 면적이 약 170만km²고요. 딱 중간인 25위의 일리노이주가 약 15만km²라는 걸 생각하면 뉴저지주는 정말 작은 거죠? 뉴저지주는 미국 50개주 가운데서 면적 순위 47위, 끝에서 3번째입니다.
반면에 인구는 2018년 현재 약 900만 명, 인구 순위 11위고요. 면적 대비 인구, 그러니까 인구 밀도 면에서 보면 1위, 전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주입니다. 물론 미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는 뉴욕시입니다만, 주 단위로 볼 때는 뉴욕시가 있는 뉴욕주가 뉴저지주보다 인구 밀도가 덜한 편입니다.
뉴저지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김선권 뉴저지 한인회 부회장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김선권 씨] "미국에서 작은 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입니다. 뉴저지 인구 밀도도 1, 2위에 들어요. 여기는 또 소수 민족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중남미계가 20% 정도, 흑인이 10~15%, 한인들을 포함해 아시안이 10%, 무슬림 2% 해서 47% 정도가 소수민족입니다."
그러니까 백인과 다른 소수 인종의 비율이 거의 반반씩이라는 거죠. 그만큼 뉴저지주는 문화, 언어, 인종 면에서 다양성이 강한 대표적인 주 중의 하나입니다.
뉴저지주에 제일 처음 정착한 사람들은 네덜란드 사람들이었고요. 이후 유럽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이민선을 타고 많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1970년대 이후로는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가 많이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현재 뉴저지주에 한인들은 어느 정도나 살고 있는지, 김선권 뉴저지주 한인회 부회장에게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선권 씨] "한인 인구는 2010년 센서스 조사를 보면, 8만 명 정도로 집계됐는데 이건 공식 통계고요. 그러니까 센서스 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합법적인 체류자들이고요. 유학생들이나 서류 미비자들은 센서스에 동참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분까지 합치면 12~13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뉴저지주 제일 북동쪽에 있는 '버겐카운티(Bergen County)' , '카운티'는 북한으로 치면 도와 시 중간 정도 되는 행정구역인데요. 이 버겐카운티, 그중에서도 '팰리세이즈파크(Palisades Park)'는 대표적인 한인 밀집 지역이라고 하네요.
[녹취: 김선권 씨] "버겐카운티는 미국 전역에서 한인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LA보다 높아요. 팰리세이즈파크에는 한인 상가들이 90% 이상 즐비하고요. 그곳에 사시는 인구도 한인들이 55% 이상 살아요. 그래서 영어가 거의 필요 없고요. 옷가게, 식당, 미용, 한국분들이 운영하는 한인 가게들은 영어 간판 밑에 한글이 적혀 있어서, 영어 못해도 살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뉴저지주에는 이렇게 한인들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스페인, 멕시코 등 국적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정말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고요. 이들의 다양한 문화와 풍습이 어우러져 오늘의 뉴저지주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다양한 인종들이 많다 보니까 사회 곳곳에서 이민자들을 위한 배려를 많이 하는 편이고요. 이민자들의 정착을 적극적으로 돕는 교회나 봉사 기관도 많다고 합니다. 하일랜드파크 개혁 교회의 세스 카퍼데일 목사도 그중 한 명인데요.
[녹취: 세스 카퍼데일 목사] "지역 사회가 매우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돈은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매우 많은 후원을 해주기 때문에 서류 절차에 필요한 돈을 낼 수도 있고요. 그들이 정착할 때까지 아파트 비용을 내주기도 합니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
어쩌면 뉴저지주는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의 건국 초기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뉴저지주는 '정원의 주(Garden State)'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주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런 별명을 갖게 됐을까 싶은데요. 뉴저지주에서 30년째 살고 있는 김선권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김선권 씨] "뉴저지의 별명이 '가든스테이트'입니다. 1989년에 미국에 처음 왔는데요. 뉴저지주 첫인상이 수목이 화려하다고 할까, 나무들이 굉장히 많아서 공기가 맑다는 느낌, 굉장히 서정적이고, 뉴저지주 고속도로를 운전해보면 알겠지만, 산으로 둘러싸여서 경관이 정말 장관입니다. 산과 수목이 수려하고 나무 심기 같은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뉴저지주와 뉴욕주는 북쪽의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요. 그래서 날씨 좋은 날에는 양쪽이 서로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가깝다 보니, 일은 상권이 발달한 대도시 뉴욕에 가서 하고, 살기는 뉴저지주에서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김선권 씨는 전해주네요.
[녹취: 김선권 씨] "처음에 미국에 이주 오시면 뉴욕주에서 살고 사업을 하다가 조금 풍요로워지면 뉴저지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뉴저지주에서 뉴욕으로 '조지워싱턴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를 건너 출퇴근하는데 교통이 안 막히면 30분 내에 갑니다. 출퇴근 시간에 한 번 막히면 예상을 못 해요. 20~30분 안에 갈 수도 있고 몇 시간씩 걸리기도 합니다. 그나마 버스 전용차선이 있어서 출퇴근 때 그 버스를 타면 40분이면 뉴욕에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뉴저지는 '뉴욕의 기숙사'다 이렇게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조용하게 전원을 즐기면서, 또 뉴욕 대도시의 장점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뉴저지주라고 하네요.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다음 주에 뉴저지주 한인들의 이야기 좀 더 전해드리기로 하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