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소식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지난 봄부터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을 맞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팀이 각각 162경기를 치른 정규 시즌을 마치고,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포스트시즌을 시작했습니다. 내셔널리그에서 4팀, 아메리칸리그에서 4팀, 총 8팀만 살아 남았는데요. 올 시즌 과연 누가 우승할지 들여다 보겠습니다.
[녹취: 야구장 현장음]
미국은 야구 종주국입니다. ‘풋볼(미식축구)’과 함께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꼽히는 게 야구인데요. 북한에는 야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곳곳에 보급된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을 중심으로 실력 있는 외국인들도 메이저리그로 모이는데요.
야구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 그 중에서도 최강팀을 가리는 포스트시즌이 지난 화요일(2일) 막을 올렸습니다. 리그별 마지막 네 번째 포스트시즌 참가 팀을 가리는 ‘와일드카드’ 경기(추가 진출팀 결정전)가 이날부터 진행됐는데요.
내셔널리그에서는 콜로라도 로키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막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를 통해 네 팀씩 정리된 리그별 상황, 지난해 리그 우승팀과 오랫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이 섞이면서, 예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게 구성됐습니다.
[녹취: 야구장 현장음]
먼저, 내셔널리그에서는 로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그리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각각 5전 3선승제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긴 팀들이, 7전 4선승제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맞붙게 되는데요.
로키스와 브루어스 승부에서는 브루어스의 우세를 점치는 쪽이 많습니다. 로키스가 ‘와일드카드’ 경기를 치르는 동안 브루어스 선수들은 충분히 쉰 게 그 이유 중 하나고요. 올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크리스천 옐리치가 브루어스 공격 선봉에 섰다는 점이 또 다른 이유입니다.
하지만 로키스가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세도 만만치 않은데요.
브레이브스와 다저스의 대결에서는 다저스가 유리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다저스는 올 시즌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경험을 쌓은 반면, 브레이브스는 오랜만에 가을 야구를 하기 때문인데요. 두 팀은 정규시즌에서 7번 만나, 다저스가 5승 2패로 압도했습니다.
[녹취: 야구장 현장음]
아메리칸리그에선 뉴욕 양키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전 3선승제 대결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맞붙는 중인데요.
레드삭스와 애스트로스가 각각 이겨서, 챔피언십 시리즈를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레드삭스는 정규시즌 108승 54패,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 가장 높은 승률을 올린 팀이고요. 애스트로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입니다.
이렇게 결정된 양쪽 리그 우승팀이 맞붙어 최강자를 가리는 걸 ‘월드시리즈(World Series)’라고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월드시리즈를 가리켜 ‘폴클래식(Fall Classic)’, ‘가을의 고전’이라고 부르는데요. 클래식 음악만큼 깊이 있고, 고전 문학만큼 재미있는 명승부가 펼쳐진다는 뜻입니다.
월드시리즈도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7전 4선승제인데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는 아메리칸리그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내셔널리그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3승 3패로 맞서다가, 마지막 7차전을 가져가면서 극적으로 우승했습니다.
그럼 올해는 어느 팀이 우승할까요? 메이저리그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 '엠엘비닷컴(mlb.com)’이 최근 전문가 9명에게 물어봤는데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지난해에 이어 2연패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예측은 예측일 뿐이죠. 공은 둥글고, 약팀이 강팀을 꺾는 경우도 야구에선 흔하니까요. 그래서, 과연 누가 이번 가을 전쟁의 승자가 될지 세계 야구팬들이 지켜보는 겁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세계 주요국가에 생중계됩니다.
이번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는 한국 선수들도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화요일(2일)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기에서는 로키스 투수 오승환이 무실점 투구로 팀 승리에 기여했는데요. 오승환은 이로써,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 야구에서도 포스트시즌에 공을 던진 첫 한국인이 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투수 류현진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1차전에 선발로 나왔습니다. 팀 최고투수인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첫 경기에 던지는 중책을 맡은 건데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 다섯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을 맡아온 커쇼 대신 류현진을 1차전 선발로 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실상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로 인정받은 겁니다.
이같은 믿음에 보답하듯, 류현진은 눈부신 투구를 펼쳤습니다. 7회동안 한점도 내주지 않고, 팀의 6대 0 승리를 이끌었는데요. 타석에서 안타까지 치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Player of the game)로 선정됐습니다.
류현진이 투수판에서 내려올 때, 다저스의 '전설적인 명투수' 출신 샌디 코팩스가 관중석에서 기립박수하는 장면이 텔레비전 생중계 화면에 잡혔는데요. 주요 스포츠 매체들이 류현진을 극찬한 것 뿐 아니라, 상대팀인 브레이브스 연고지 애틀랜타 언론도 류현진의 호투를 결정적 패인으로 꼽았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란 말, 오늘 여러 번 나왔는데요. 챔피언(champion)은 스포츠 각 종목에서 우승자, 혹은 우승팀을 말합니다. 특히 권투 같은 격투기에서는 체급별 최강자를 ‘챔피언’이라고 부르는데요.
야구나 권투 말고도, 테니스, 배구 등 각 종목 대회 이름이 ‘챔피언십’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로는 보통 ‘선수권 대회’로 번역하는데요. 간단히 말해,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겁니다.
이 밖에, 챔피언이라는 말은 스포츠 밖에서도 많이 쓰는데요. 각 분야에서 실력이나 기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가리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각종 사회운동에 앞장서거나, 특정 집단을 옹호하는 사람을 챔피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럴 땐 ‘투사’라는 의미가 됩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개막 소식 살펴봤고요. ‘챔피언’이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끝으로 노래 들으시겠습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다룬 희극 영화, ‘메이저리그(Major League· 1989)’ 주제곡인데요. ‘미국 남자’를 뜻하는 U.S. Male, 론섬로미오스(Lonesome Romeos)가 부릅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져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