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탈북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한국의 민간단체가 있습니다. 탈북민정착을 돕는 단체들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인이 설립한 영어교육단체 TNKR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로 18년째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남성 마이클 다우니 씨.
다우니 씨가 TNKR을 만난 지난 2017년, 당시 다우니 씨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녹취:마이클 다우니] “On the world scene today, everybody is talking about, writing about, and pontificating about North Korea. Although ..”
북한에 대해 말하고 글을 쓰는 등 관심은 많지만 무엇이든 행동하는 사람은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단체는 달랐고 자신도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다우니 씨는 이 단체가 탈북민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도록 돕자는 취지로 설립됐다는 점이 영감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우니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이 단체 지부를 열고 싶어할 만큼 열정적입니다.
케이시 라티그 TNKR 공동대표는 활동 초기에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다우니 씨가 지금은 단체에서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우니 씨는 10대에서 30대에 이르는 탈북민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에서 늘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녹취:마이클 다우니]”The North Korean students that I’ve tutored and coached have all been bright, enthusiastic learners, and always grateful for my..”
다우니 씨는 자신이 무료로 영어를 가르칠 뿐 아니라 하루 한끼 식사를 거르고 매주 모은 돈을 이 단체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오레건 주 출신인 애론 피터슨 씨가 탈북민들의 영어교사가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그동안 다른 기관이나 단체에서 북한 관련 활동을 했던 그는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피터슨 씨는 한국사회에서 영어는 필수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탈북민들에게 자신의 전문성이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녹취:애론 피터슨 ]” When I learned that North Korean refugees needed to learn English in order to function in South Korean society and to..”
피터슨 씨는 영어 공부에 매우 열심인 탈북민들을 보는 것, 그리고 그들의 발전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즐겁고, 늘 고맙게 여기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 때로는 오해도 있지만 그런 과정도 학생들의 영어 공부에 대한 인내심을 키워준다고 말합니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미국인 여성 도나 키멜만 씨는 한국과 독일을 두루 거치며 정부기관에서 영어를 가르쳐왔습니다.
21세기 현대판 노예에 대해 오랫동안 가르쳐왔고 난민 문제도 다루는 활동이 도나 씨가 이 단체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됐습니다.
도나 씨는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이들이 겪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도나 키멜만] “When I found TNKR I was excited about a way to be more involved…”
이 단체의 자원봉사자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학생들과 영어교사들 간의 학업관리를 담당하는 제니스 김 씨.
제니스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로 이민자 가정에서 겪은 경험 때문에 난민 영어교육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녹취:제니스 김] “My mother's first experience settling in the USA with very little English ability. I vividly remember the struggles she faced with..”
어머니가 영어를 하지 못하는 모습에 화가났고, 이 경험은 어른이 될 때까지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을 갖게 했다는 설명인데요, 제니스 씨는 이 단체를 안 직후 곧바로 자신이 할 일임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제니스 씨는 이 단체에서 탈북민 영어교육 전문가로 일하면서 원어민 자원봉사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탈북난민들을 가르치자’는 의미인 TNKR은 2013년에 설립된 이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영어교사는 총 800여명. 이 중 60-70%는 미국인입니다.
지난해 12월 자원한 40여명의 봉사자들 가운데 27명이 미국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봉사자가 많은데요, 이들은 다른 봉사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민간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케이시 라티그 대표에 따르면 영어교사로 봉사하는 이들은 다양한 과정을 겪지만 북한 관련 기사를 읽고 영상을 봐도 정서적인 한계에 부딫히고, 단체를 알게 되면서 북한주민에 대해 이해의 폭이 커집니다.
TNKR의 1대1영어교육을 체험한 탈북민은 400여명인데요,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북한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는 박연미 씨는 8개월 간 1대1교육을 받았습니다.
박 씨는 미국에서 지난 3년 간 기업과 단체를 상대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로 북한인권 상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 단체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이 영어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제니스 김 코디네이터는 학생들과 봉사자들 간의 1대1 수업이 이뤄지는 만큼 관계가 선을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것을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제니스 김] “I’ve seen this happen a number of times where I had to ask tutors to leave the program for overstepping those boundaries..”
교사와 학생의 선을 넘어 친구나 연애 상대를 찾는 사람들은 단체 프로그램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단체는 탈북민들의 요구에 따라 수업 내용을 결정합니다. 시험준비, 연설, 여행, 취업 등 본인이 요구하고 교사도 선택합니다.
학생 중심 접근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학업욕구를 채워주는 것은 교육의 과정과 결과에 직결됩니다.
한국내 대북인권단체, 탈북민 지원단체 중 미국인이 설립한 유일한 단체인 TNKR.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케이시 라티그 대표는 TNKR이 탈북민 영어교육 기관으로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라티그 대표는 2019년 한 해 달성하기로 한 목표에 고무돼 있습니다.
지난해 출범한 ‘자원봉사자 리더십 학술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들에게 강한 동기를 심어주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 영어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탈북민들의 교육과 취업을 돕는 것, 그리고 올해 8월 국제적인 행사로 열리게 될 영어말하기 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