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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미국 최초의 대학교-하버드 (2)


하버드대학 앞 찰스 강을 따라 학생들이 조정경기를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앞 찰스 강을 따라 학생들이 조정경기를 하고 있다.

매주 미국의 명문 대학들을 소개하는 '지성의 산실, 미국의 대학을 찾아서'. 오늘은 미국에서 최초로 세워진 세계 최고 명문 대학의 하나, 하버드대학교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미국 최초의 대학 하버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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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명문 8개 대학, 아이비리그의 유래"

하버드대학교는 흔히 '아이비리그(Ivy League)'라고 부르는 미국 동부 명문 사립 8개 대학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비리그 대학에는 하버드대학교, 예일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 코넬대학교, 다트머스대학교, 브라운대학교가 들어가는데요. 담쟁이 넝쿨 식물인 '아이비(Ivy)'와 연맹이라는 뜻의 '리그(league)가 합쳐 만들어진 이 이름의 유래가 있다고 합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아이비리그라는 명칭은 1933년, 미국 대학교들의 스포츠연맹(American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중에서 특별히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8개 사립 대학들을 일컫는 용어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아이비리그라고 하는 용어 자체는 이에 속하는 8개 사립 대학들이 스포츠 영역을 넘어, 학문적인 명성도 최고치에 다다름에 따라, 이를 통틀어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 지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이들 8개 대학교 모두, 미국의 대학교 연례 평가에서 상위 20위권에 속하고 있습니다. 이들 아이비리그 대학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명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대학교가 한 해 운영하는 학사 재산 규모도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하버드대학교, 예일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컬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브라운대학교 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학대학으로 출발한 하버드대학교"

8개 아이비리그 대학교 중에서 코넬대학교만 제외한 나머지 7개 대학교는 모두 기독교 교단을 배경으로 시작됐는데요. 하버드대학교는 캘빈주의를 신봉하는 '회중교회 중심의 청교도(Congregational Puritans)' 들의 신앙 노선을 바탕으로 시작된 학교입니다. 1643년에 발간된 뉴잉글랜드 지역 안내서에는 하버드대학교가 어떤 이념으로 출발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글이 적혀 있는데요.

"학문을 무궁히 발전시켜 이를 자자손손에게 영원히 남기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교회에서 무식한 목사가 사역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라는 내용입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 더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미국의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에서 식민지 시대에 설립된 대학은 7개입니다. 코넬대학교만 그 후에 설립됐는데요. 설립 초기, 하버드대학교는 단지 목회자를 교육하고 배출하는 신학교였습니다. 그러다가 1708년에 존 레버랫(John Leverett) 목사가 초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청교도 이념과 신앙 중심에서 탈피해 순수 학문 중심의 교육 기관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하지만 청교도 신앙 정신이 하버드대학교의 버팀목이 된 건 사실입니다. 하버드대학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의 학사 과정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신대륙 최초의 하버드대학교가 일류로 발돋움하는 초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의 교훈은 'Veritas,' 라틴어로 '진리'라는 뜻입니다.

하버드대학교 재학생이 교내에서 폰을 보며 걷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재학생이 교내에서 폰을 보며 걷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입학 과정"

현재 학부인 '하버드칼리지(Harvard College)' 에 조기 지원(Early Action)하는 학생들은 11월 1일 원서를 마감해, 보통 12월 15일 전후로 입학 허가 여부를 통보받게 됩니다. 그리고 1월 1일 원서를 마감하는 정규 지원(Regular Action)은 보통 3월 말경 입학 허가 여부를 통보받게 되는데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에게 이 둘의 차이점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대학 진학 과정에 있어 조기 지원과 정규 지원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하기는 참 힘들고요. 각자의 사정과 형편에 따라 택해야 하는데요. 조기 지원의 경우 많은 것이 준비된 학생은 아주 좋습니다. 정규 지원의 경우, 지원 학생이 고교 12학년 가을 학기에 보다 나은 성적을 얻고, 교내외 특별활동을 보강하는 등 면밀히 준비해 지원할 수 있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게 조기 지원보다 유리한 점입니다.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 거의 대부분은 초, 중,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몰두하느라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타인과 긴밀한 대화 채널을 만드는 건 부족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입학을 하게 되면,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을 만나기 때문에 다양성을 배우게 됩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는 풍부하고 다양한 교내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손승호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하버드대학 캠퍼스 안에는 언제나 연극, 음악제, 세미나 같은 게 열리는데요. 하지만 흥청거리는 파티 문화는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허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도 새벽 1시만 되면 모두 끝나고요. 재학생들은 다시 학생 본연의 자세로 학업 준비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버드대학교의 캠퍼스 활동은 상당히 다양한데요. 이들이 훗날 사회에 나가서 전문성을 발휘할 만큼의 모든 제반 교육 과정은 하버드 내 서클 활동에서 시작된다고 할 만큼 상당히 다양합니다."

"세계를 움직여온 수많은 동문"

1636년, 불과 9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하버드대학교는 그동안 많은 노벨상 수상자와 퓰리처상 수상자 등 세계를 움직이는 수많은 인물을 배출하며 세계 최고의 지성의 상아탑으로 우뚝 섰습니다. 현재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생존해있는 동문만도 약 37만 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역대 8명의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 학부 또는 전문대학원 출신입니다. 2대 존 애덤스(John Adams), 6대 존 퀸시 애덤스(John Quincy Adams), 19대 러더퍼드 헤이스(Rutherford B. Hayes),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35대 존 F. 케네디(John F.Kennedy), 43대 조지 부시(George W. Bush), 44대 바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다 하버드를 거쳤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로부터 하버드가 배출한 인물들, 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더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939년 졸업생이었던 저명한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은 재학시절 교내 음악서클에서 적극적인 활약을 했습니다. 또 1973년 졸업생인 베나지르 부토(Benazir Bhutto)는 최초로 엘리옷하우스에서 생활한 맹렬 여학생으로, 후에 파키스탄의 수상이 됐고요. 1942년 졸업생 벤 브래들리 (Ben Bradlee)는 닉슨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을 세상에 폭로했던 워싱턴포스트지의 편집국장이었습니다. 또 당시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의 진두지휘를 맡았던 아치볼드 콕스 검사도 1937년 하버드 졸업생으로 학창시절에는 스쿼시팀에서 맹활약했던 선수였습니다"

그 밖에 미국의 인기 영화배우 토미 리 존스(Tommy Lee Jones)는 학창 시절,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기숙사 룸메이트로 1969년 하버드를 우등으로 졸업한 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 윌리엄 랭퀴스트(William Rehnquist) 전 미 연방대법원장, 존 로버츠 현 대법원장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워낙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난해 11월 하버드대학 재학생이 제135회를 맞은 하버드 VS 예일 미식축구전 '더 게임(The Game)' 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버드대학 재학생이 제135회를 맞은 하버드 VS 예일 미식축구전 '더 게임(The Game)' 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하버드인이 말하는 하버드의 특징"

입시철이 다가오면 많은 학생과 부모들이 하버드대학교를 찾는데요. 이때는 대개 하버드 재학생들이 방문객들을 안내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학생 가이드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하버드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특징이 뭐냐?"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하버드만이 제시할 수 있는 고유의 특징을 가진 학생은 없다는 게 특징"이라는 게 일반적인 대답이라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하버드라는 어떤 틀로 규정할 수 없을 만큼 학생들 개개인 모두 특성이 있다는 게 하버드 학생들의 특징이라는거죠. 하버드칼리지 졸업생 문일룡 버지니아주 페어펙스 교육위원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문일룡 버지니아주 페어펙스시 교육위원] "하버드대학이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 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상당히 우수한 학생들을 위주로 받거든요. 결국은 어느 분야에서든 이 다음에 사회에 진출했을 때 리더가 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위주로 뽑고 교육을 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학생들을 통해, 학생들 사이에 서로 배우는 게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저는 버지니아에서 살며 갔는데 제가 가보지 못했던 시골부터 대도시, 외국 학생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서, 그 학생들이 추구하는 것, 공부하는 것도 다양한데, 4년 동안 이 세계에서 우수할 수 있다는 학생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특권이자 하버드의 특징이자 하버드인들의 자랑거리가 되는 거죠. "

현재 하버드에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3만6천여 명의 학생들이 학부와 대학원, 평생교육기관 등에서 각자의 특성과 관심 분야를 살려 날카로운 예지를 키우고 있는데요. 학생 중에는 중학생도 있고, 70~80 고령의 학생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버드대학교는 나이와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전 세계 영재들이 각자 평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집결하는 곳이라고 하겠습니다.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이제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미국의 명문 대학을 찾아 다양하고 유익한 이야기 들려드리기로 하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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