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헤더 노어트 유엔 대사 내정자가 사의를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3월에 해임된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의 발언을 둘러싸고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CBS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 한 회견 내용이 17일 방송됐는데요.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이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7년 5월에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사법 방해를 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는 겁니까?
기자)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고할 때 러시아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코미 국장은 바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끌었던 사람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코미 당시 FBI 국장을 해고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사법 방해 수사를 하기로 했는데,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도 수사를 전폭 지지했다고 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보당국의 보고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로젠스타인 부장관과 매케이브 전 부국장 사이에 엇갈리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당시 수정헌법 25조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했고요. 증거 수집을 위해 자신이 직접 도청 장치를 달고 백악관 회의에 들어가겠다는 제안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얘기는 지난해 이미 보도됐던 내용 아닙니까?
기자) 네, 지난 9월, 뉴욕타임스 신문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알려졌는데요. 당시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사실과 다르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여러 번 이 문제를 거론했고, 결코 농담 삼아 한 말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과 대통령의 능력, 또 의도를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는 건데요. 수정헌법 25조 적용이 가능할지, 찬성표를 던질 만한 각료들을 세어보기까지 했다고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25조가 어떤 내용이죠?
기자) 대통령이 병이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통령이 대신한다는 내용인데요. 대통령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대통령이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되면, 부통령과 행정부 각료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회에 서한을 보내 면직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같은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아침 트위터에 여러 글을 올렸는데요.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매케이브 전 부국장과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매우 불법적인 일을 계획했는데 발각된 것” 같다고 말했고요. “불법적인 쿠데타 시도”라는 보수 논객의 말을 인용하면서 “맞는 말(True)”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 쪽에서는 이번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법무부와 FBI 고위 관계자들이 대통령 직무 박탈을 모의했다면, ‘행정부 쿠데타’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17일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청문회를 열겠다고 말했는데요. 매케이브 전 부국장과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자발적으로 나오면 좋겠지만, 필요하다면 두 사람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곧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죠?
기자) 맞습니다. 윌리엄 바 새 법무장관이 취임하면, 물러나겠다고 앞서 밝혔는데요, 바 법무장관은 지난 14일 상원 인준을 받고 이미 취임 선서를 했죠? 법무부 소식통은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3월 중순에 물러날 계획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이 취임 직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빠지면서 관련 수사를 총지휘해왔는데요.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FBI 국장을 해임하자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를 임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은 왜 해고된 겁니까?
기자) 네, 지난해 3월, 세션스 법무장관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을 해임하면서 내부 감사 결과를 지적했는데요.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클린턴재단 수사와 관련해 승인 없이 언론에 정보를 흘렸고, 부정직하게 행동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자신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기 때문에 해임됐다고 주장했는데요. 백악관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거짓말을 해서 경질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매케이브 전 부국장의 말은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요. 후폭풍이 거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주 정부, 시민 단체가 이번 조처에 반발해 이미 소송을 제기하거나, 소송을 낼 예정입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연방 의회 차원의 대응도 나올 전망이고요. 18일,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등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항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먼저 소송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 15일, 최소한 두 건의 소송이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제기됐습니다. 진보 성향의 시민 단체들이 주도했는데요.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 등 주 차원의 소송도 나올 전망입니다. 17일 ABC 방송에 출연한 하비어 베세라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를 막기 위해 “즉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 차원의 대응이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방 의회는 18일 ‘대통령의 날’ 공휴일을 맞아 휴회중인데요. 다음 주 의원들이 워싱턴에 돌아오는 대로 결의안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런 결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될까요?
기자) 상, 하 양원에서 모두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통과가 확실해 보이고요.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긴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에 반발해 결의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의원들이 있어 무난히 통과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까요? 대통령은 연방 의회를 통과한 법안이나 결의안에 대해서 거부권을 갖는데요.
기자) 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7일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고문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이번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결의안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통령이 법안이나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연방 의회는 상, 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데요. 그럴 만한 표를 모으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반발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을 넘어선 것이고, 따라서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게 반대자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1976년에 제정된 국가비상사태법에 따라,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광범위한 권한을 갖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경 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미국 남부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거듭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연방 의회로부터 건설 예산을 받지 못했는데요. 장벽 예산을 둘러싼 대립으로 최근 35일 동안 연방 정부 폐쇄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했는데, 이번 회계연도에 13억7천만 달러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액수에 훨씬 못 미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57억 달러를 요구했으니까, 그 3분의 1도 안 되는 거죠.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곳에서 나머지 예산을 찾겠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지난주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국방부 대마약 예산과 군 건설 예산, 재무부가 보유한 몰수 자산 등을 돌려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근거는 뭡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범죄자들과 불법 마약이 대거 유입되고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경 지역에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주장을 거부했는데요. 남부 국경 지역의 위기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만들어진 위기, 트럼프 대통령이 지어낸 위기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일부 공화당 의원도 이번 조처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이들 의원은 왜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는 겁니다. 앞으로 대통령이 의회로부터 원하는 예산을 받지 못하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일이 남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는 아무래도 법원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국가 비상사태 선포 계획을 밝히면서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1심과 2심에서는 정부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연방 대법원에 가서 공정한 결정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연방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 대법관 비율이 5-4로 보수가 우위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내정됐던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사의를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어트 대변인이 17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더는 유엔 대사로 고려되길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노어트 대변인은 지난 2개월 동안이 대단히 힘든 시간이었다며, 가족을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유엔 대사로 고려해 준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노어트 대변인이 스스로 유엔 대사를 맡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가 뭡니까?
기자) 노어트 대변인 측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는데요. 지난 16일에 나온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전에 고용했던 보모와 관련이 있습니다. 노어트 대변인과 남편이 10년 전에 외국 출신 보모를 고용했는데요. 이 보모가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미국에서 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유학생이라든가 주재원 가족이라든가, 미국에 체류하는 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일할 자격은 없는 사람들이 꽤 있죠?
기자) 맞습니다. 또 세금 문제도 있는데요. 노어트 부부가 현금으로 보모 급여를 줬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이 신원 조회 과정에서 드러나, 문제가 됐다고 하네요.
진행자)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노어트 대변인을 유엔 대사로 지명하겠다고 밝혔을 때부터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자격 미달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노어트 대변인이 올해 49살로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데요. 공직 경험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 국무부 대변인을 맡은 것이 전부입니다. 따라서 공직 경험도 부족하고 외교 전문가도 아닌 사람에게 유엔 대사 같은 중책을 맡긴다며 비판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주재 유엔 대사는 공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 10월에 당분간 쉬고 싶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고요, 지난해 말을 기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 노어트 대변인을 새 유엔 대사로 지명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아직 의회에 공식 지명 서한을 보내진 않았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어트 대변인에 대해 재능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똑똑하고 민첩하다며 모두의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곧 공식적으로 지명 철회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노어트 대변인이 매우 훌륭하게 맡은 임무를 수행했다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제 새로 유엔 대사를 지명해야 하는데, 어떤 사람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 알려진 바 없는데요.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곧 새 지명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어트 대변인을 선정하기에 앞서 디나 파월 전 백악관 보좌관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