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 동부 명문 사립 아이비리그 대학의 하나인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두 번째 시간입니다.
"1960년대, 캠퍼스 내의 반전시위"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었습니다. 격렬한 반전· 민권운동이 미국 최대 도시 뉴욕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에도 불기 시작하면서 컬럼비아대학교는 미국 독립전쟁 당시 휴교에 이어 또 한 차례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되는데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천여 명의 재학생들이 캠퍼스를 한 주간 점령하는 혼란 속에 학교가 임시 폐쇄되고, 뉴욕시 경찰이 캠퍼스에 진입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사태까지 맞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컬럼비아 캠퍼스 일대에 있는 대학 연구기관들의 연구 활동이 중지됐고, 그레이선 컬크(Grayson Kirk) 총장까지 사임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대학 재정이나 명성이 바닥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2의 도약"
이후 컬럼비아대학교는 다시 한번 아이비리그의 명성을 누리기 위한 재기에 나서는데요. 1980년대를 전후로 대규모 캠퍼스 건설과 증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특히 1993년에 취임한 '조지 럽(George Rupp)' 총장이 대규모 캠퍼스 현대화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초현대식 체육관과 강의실이 들어서고, 캠퍼스 전체에 무료 인터넷 시설도 가동시켰는데요. 무엇보다 캠퍼스를 중심으로 교수들의 연구 활동이 두각을 나타내고, 특히 공학과 생명공학 관련 기업들과의 합작 연구기관들이 들어서면서, 컬럼비아는 아이비리그 대학의 명성을 되찾게 됩니다.
"컬럼비아의 자랑, 퓰리처상"
'퓰리처'상은 미국의 신문방송 분야, 문학,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소위 '언론인들의 노벨상'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권위 있는 상인데요. 이 퓰리처상을 제정한 곳이 바로 컬럼비아대학교입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847년 헝가리 출생의 미국 귀화 시민이었던 조셉 퓰리처는 '뉴욕월드(New York World)'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St. Louis Post Dispatch)'라는 신문의 발행인이었는데요. 신문은 어두운 사회에 등불을 밝히고, 불의에 맞서 담대히 항거해야 한다는 불굴의 의지를 갖고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퓰리처는 누구든지 언론 분야에서 종사하는 인물이 되기 위해선 정식으로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자신의 재산 200만 달러를 컬럼비아대학교에 기증해 신문방송대학원을 설립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중 25만 달러는 신문 저널리즘, 문화적 업적과 명예, 음악 영역에서 높은 기여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도록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1912년 컬럼비아 신문방송대학원이 개설되고요. 5년 후에는 퓰리처상도 제정됐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컬럼비아대학교는 그의 유지를 받들어 1917년부터 매년 언론, 사진, 문학, 역사, 시, 음악과 드라마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저명한 퓰리처상을 제정해 수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퓰리처상은 매년 4월, 20여 개 부문에 걸쳐 상이 수여되고, 권위와 신뢰도가 높아 언론인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데요. 수상식은 컬럼비아 대학교 교정에서 열리고, 컬럼비아대학 총장이 시상식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입학 정책"
컬럼비아는 2018년 약 4만 명이 지원해 2천200여 명이 입학 허가를 받았고, 이 중 1천400명 정도만 최종 등록하며 약 6%의 합격률을 보였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는 '홀리스틱 입학 사정 방식(Holistic admission Process)'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홀리스틱(holistic), 전체를 본다는 뜻인데 어떤 방식인지,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홀리스틱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입시 준비를 위해 우수하게 드러난 양적인 정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인격, 자질, 품성, 대인 관계 등 눈에 드러나지 않는 질적인 정보를 각각 평가해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이 지원자의 고교 성적, 학년 석차, SAT와 같은 표준시험 성적을 입학 사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컬럼비아는 반드시 어느 만큼의 점수와 성적이 돼야 한다는 지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은 거의 전부, 모든 기준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학생들입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학문 분야뿐만 아니라, 특별활동을 통해 어떻게 변화됐고, 이를 위해 학생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살펴봅니다. 그 밖에 자신에 대해 쓰는 수필과 선생님들이 써주시는 추천서는 최종 결정을 유리하게 만드는 중요한 항목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컬럼비아대학교 역시 다른 아이비리그대학처럼 신입생 입학 사정에서 학생들의 재정 능력은 전혀 보지 않는 '니드 블라인드 정책(Need-Blind Policy)'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조기입학 제도"
컬럼비아대학교는 또 고등학생들을 위한 조기입학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보통 미국의 학생들은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2학년에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데요. 컬럼비아는 11학년, 즉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는 학생들이 컬럼비아에서 학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 조기입학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학부 중에 대학원 학위 과정을 동시에 이수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해서, 학부 재학 중에 대학원 석사과정도 함께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웃 학교인 '줄리아드음대(Juilliard School)'와 5년간 학사과정과 음악 석사과정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외국 유학생 지원 규정"
이번에는 컬럼비아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지원 규정 살펴볼까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대학 지원 시점으로부터 최소한 5년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했거나, 영어를 주된 언어로 사용하는 중, 고등학교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이라면 영어 능력 시험인 TOEFL 시험을 응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경우, 유학생들이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미국 대학을 진학할 때, 토플 시험이 SAT를 대신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토플 시험을 치르는 유학생들은 학교가 요구하는 SAT 시험을 반드시 치러야 합니다. 단, SAT 시험에서 영어 독해력이나 작문 부분에서 8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이면 토플 시험이 면제됩니다"
북한을 탈출한 청년 중에서도 아이비리그 명문인 이 컬럼비아에 들어간 학생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박연미 씨가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고요. 현부흥 씨는 2017년 정치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실무 경험을 중시하는 학부"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에 자리 잡고 있는 덕분에, 컬럼비아 학생들은 뉴욕이 다 학교 캠퍼스라고 말하곤 합니다. 특히 컬럼비아대학교 학부 과정은 뉴욕에 있는 여러 가지 건축물을 활용해 실무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하는데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947년부터 지금까지 교양필수과목의 하나인 인문학 클래스에서는 캠퍼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유명한 '세인트존 성당'을 방문해 내부 건축 구조물을 관찰하고, 생각하고, 학급에 돌아와 시각적 예술에 대해 좀 더 분석적으로 토론하는 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또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경제 구조와 실물 경제를 이해하는 과정을 배우게 되고요. 연극전공 학생들은 브로드웨이 연극 극장들에 인턴으로 참여해, 대역배우로 훈련을 받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컬럼비아 학생들에게는 세계 어느 곳에 있는 학생들보다 유리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겠습니다. "
컬럼비아 학생들의 목소리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컬럼비아 학생들] "제가 컬럼비아대학교를 선택한 것은 생동감 넘치는 뉴욕시에 있다는 것과 다양한 학과 과정 때문이었습니다. 컬럼비아는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과 함께 세계 최대 도시인 뉴욕시의 일부가 되어 멋진 대학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완벽한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에 처음 왔습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왔습니다. 정말 컬럼비아대학교가 좋습니다. 주변의 나무들, 잔디, 학교도 예쁘고요.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뉴욕시에 있는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컬럼비아 학생들의 큰 혜택입니다."
컬럼비아 재학생의 상당수는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 NBA 농구 본부, 뉴욕타임스 신문사, 뉴욕 증권거래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통계를 보면 보통 컬럼비아 학생의 약 75%가 타 주에서 온 학생들인데요. 하지만 캠퍼스에 도착한 지 1~2주일 정도만 돼도, 뉴욕시를 자신들의 고향으로 생각할 정도로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대학교는 비교적 겨울 방학이 매우 짧은데요. 그래서 컬럼비아 학생들은 이 기간, 고향에 가는 대신 맨해튼 남쪽 '소호(SoHo)'에 있는 각종 갤러리나 패션 거리를 돌아보고 젊음을 만끽하기도 하고요. 유명한 센트럴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제2의 고향의 맛에 흠뻑 빠지기도 합니다."
"컬럼비아가 배출한 저명한 졸업생"
컬럼비아는 미국의 독립선언에 참여한 건국의 아버지 5명을 배출했고요.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44대 바락 오바마 대통령 등 3명의 미국 대통령이 컬럼비아 학부 또는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컬럼비아의 13대 총장이었고요. 루스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 씨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컬럼비아 출신입니다. 2017년 억만장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미국 대학 순위에서는 하버드, 스탠퍼드대학교,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이어 4위를 차지했습니다.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늘도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 소개해드리겠고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