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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탈북민 1천 명 구출한 미국 내 인권단체


탈북민 지원단체 '링크(LINK)'가 제작한 동영상 “내 이름은 대니”의 한 장면.
탈북민 지원단체 '링크(LINK)'가 제작한 동영상 “내 이름은 대니”의 한 장면.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의 한 탈북민 지원단체가 지난 10여년 간 1천명의 탈북민을 구출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탈북민 1천 명 구출한 미국 내 인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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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제작 동영상 “내 이름은 대니”] ”일주일 열흘 생각하고.. 탈북했는데..”

돌아온다던 어머니는 다섯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고, 17살 소년은 불안감에 무작정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두만강을 떠다니는 이름 모를 시신들도 보았습니다.

갓난 아기 때부터 키워준 할머니께 인사도 못 드리고 어머니를 찾아 다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링크 제작 동영상 “내 이름은 대니”] “할머니 눈 감는 순간에 옆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고…”

지난 2006년, 미국의 탈북자 구출단체 링크는 중국에서 대니를 만났습니다.

대니의 탈북 과정과 미국에서의 정착 과정을 감성적으로 담은 링크의 이 동영상은 링크와 대니의 첫 만남과 여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링크가 1년 넘게 중국에서 숨어지내던 대니가 중국주재 미국영사관에 들어가게 도와줬고, 2007년 미국에 정착할 때까지 보호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서른을 넘긴 대니 리 씨는 링크의 첫 구출 활동을 통해 자유를 찾은 탈북민 가운데 한 명입니다.

지난해 일본 정부 납치문제대책본부의 초청으로 납북자 문제 관련 행사에서 미국 생활과 북한인권에 대해 발언했던 대니 씨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다 현재 또 다른 꿈을 위해 학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2007년 대니 씨와 함께 미국으로 온 또 다른 탈북민 청년.

올해 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정책연구기관에 채용되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셉 김 인권담당 보좌관입니다.

링크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중국에서 미국으로 올 수 있었던 조셉 김 씨에게 링크의 탈북민 1천명 구출 소식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에서 꽃제비로 살았던 조셉 씨는 당시 링크를 설립한 애드리안 홍 회장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셉 김] “책 한권으로 써도 모자랄 기억인데, 그만큼 의미가 있었던 거죠. 저 말고도 여러 명이 있었는데, (홍 회장님이 저희들을 )보러왔을 때 한 명 한 명 어떻게 중국까지 탈출했는지. 귀 기울여 들어주시는 모습이 감동이었구요. 옷입고 준비하고 떠날 준비하라고 할 때는 실감이 안 났던 거 같아요..”

조셉 씨는 경로를 밝힐 수 없지만 연변에서 심양까지 이동하고 미국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링크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김] ”링크가 해 준 큰 역할이 연변 지방에서 심양까지 무사히 데려다가 사고없이 영사관까지 대려가 주신 게 큰 역할이죠..”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대북인권단체 링크는 미국 내 탈북 난민 입국을 가능하게 한 북한인권법 제정의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 제정 전 미국 내 한인 1세와 1.5세 청년들은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북한인권법안 통과를 촉구했고 미국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내 탈북자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를 여는 등 북한인권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링크는 미국 내 활동뿐 아니라 지구촌 청년들을 상대로 북한인권운동에 참여를 촉구하는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본부와 한국지부를 통틀어 30명 직원을 둔 민간단체로 성장한 링크가 전 세계 청년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 건 지난 2009년.

링크의 웹사이트에는 지난 2009년 백 명의 탈북민을 구출한다는 목적의 ‘The Hundred-백 명’ 이라는 첫 기금 마련 캠페인을 시작했고, 당시 세계 각지에서 모은 4만 달러의 기금으로 8명의 탈북민들을 구출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시 동남아시아의 한 정글을 거쳐 청년들과 어린이, 노부부 탈북민이 구출됐습니다.

그리고 2018년 말까지 1천 명의 탈북민들이 링크의 도움으로 자유를 찾았습니다.

링크의 박석길 한국지부장은 지난 10여년의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2017년을 어려웠던 시기로 꼽았습니다.

[녹취: 박석길] ”중국 남부 지역까지 가고.. 제일 남부 서남부 그 쪽인데, 거의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나라들에 들어가는 순간에, 그 때 발목 잡힐 때 그게 제일 아쉬운거 같아요. 거의 자유를 찾았는데 잡히면 정말 미안하고 안타깝고.. 다행히 이젠 대부분은 안전하게 오실 수 있는데 2017년도에는 제일 어려웠고..”

지난해 링크를 통해 구출된 탈북민 수는 326명이었는데요, 16개 나라의 후원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박 지부장은 누구보다 고마운 사람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나서는 북한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박석길] ”저희랑 같이 함께 한국이나 미국에 정착하신 1천명이 넘는 탈북 난민들에게 제일 감사드리죠. 제일 어렵고 제일 위험한.. 순간에, 인생 중에 제일 절실한 순간에 저희를 믿어주시고.. 탈북 선을 믿어주시고, 저희랑 함께 안전하게 와주시니까..”

박 지부장은 탈북민들을 ‘영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박 지부장은 인원 수나 구성원은 밝힐 수 없지만 조력자인 조선족이나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민들이 중국과 동남아 현지에서 다양한 경로를 확보했고 안전한 구출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지부장은 몇 명을 구하는지 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민 1인 구출 비용은 대략 2천 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가 넘는데요, 박 지부장은 링크가 구출한 사람들은 비용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탈북 후 재정착을 위해 첫 1년 동안 교류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석길]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새로운 사회에 구성원이 되셔야 하는데, 그것도 그냥 되는 게 아니고, 그냥 국적을 가지게 되면, 구성원이 되는 게 아니고, 자존감..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그리고 자존감이 많이 중요한 거 같은데, 그런 분야는 정부 차원에서 하는 게 어려우니까."

링크의 도움으로 미국에 입국하고 멘토링을 받았던 조셉 씨는 미국에서의 지난 12년이 부모님과 북한에서 살았던 12년 세월과 같다며, 링크와의 관계는 가족과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조셉 김] “그 어느 아이에게 청년에게 꿈을 꿀 수 있게,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게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꿈이 뭔지 몰라서 꿈을 못꾸는 상황도 많다고 들었거든요…도움이 많이 됐던 건.. 제 시야보다는 더 크게 볼 수 있게 인도해 주신 게 큰 힘이었죠.”

조셉 씨는 시민사회, 민간단체의 역할이 누군가의 삶을 통째로 바꾸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조셉 김] “사실 그 분들이.. 이런 도중에..그런 질문 들었겠죠. 내가 이렇게 고생한다고 세상이 바뀔까. 한번쯤 질문도 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분들이 구출해 주신 수많은 생명들, 그 분들의 삶은 바뀌었다는 것에는 주저함 없이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 중에 한 사람이 저라고 할 수 있어요.”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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