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당 의혹에 대해 자신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알래스카 연안에서 시추 작업을 허용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에 연방 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미국 인구조사 설문에 시민권 항목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성추행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는데, 관련 의혹을 부인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월 31일 성명을 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단 한 번도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된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지난 2014년 네바다주 민주당 부지사 후보로 나왔던 루시 플로레스 씨가 제기한 의혹입니다. 플로레스 씨가 최근 한 잡지에 글을 실었는데요. 2014년에 유세 현장을 찾은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자신이 연단으로 올라가기 전에 어깨에 두 손을 얹었고, 머리에 코를 갖다 대 냄새를 맡고는 곧이어 자기 뒷머리에 입맞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시 플로레스 씨를 지원하려고 유세에 참석했던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플로레스 씨는 기고문에서 이전에 그렇게 부적절한 경험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31일 CNN 방송 회견에서는 그때 일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레스 씨가 말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한 겁니까?
기자) 확실히 부인한 건 아닙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오랜 기간 선거 유세를 다니고 공직 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악수하고 포옹하거나 관심을 보이고 지지나 위로를 보냈지만,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플로레스 씨의 말을 잘 듣겠다면서 이제 여성이 자기 경험을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신의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말인데, 이 성명에 플로레스 씨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플로레스 씨는 CNN 방송 회견에서 처음 나온 바이든 전 부통령 대변인 성명보다는 분명히 낫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건은 지금 대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플로렌스 씨가 문제 삼은 대변인 성명은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플로레스 씨가 당시 불편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서 민주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몇몇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플로레스 씨 주장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미국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분명하게 대답해야 한다고 촉구했고요.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은 정치권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옹호한 사람들은 없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참모를 지낸 신시아 호건 씨는 뉴욕타임스 신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참모들을 존중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기를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장관의 아내인 스테파니 카터 씨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옹호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015년 당시 카터 장관 취임식에서 카터 씨 부인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안마해 구설에 오르기도 습니다.
진행자) 성추행 의혹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전히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는데,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 주자들 가운데 지지율이 제일 높게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NBC 방송이 합동으로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가 31일 나왔는데요. 민주당원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좋게 보는 비율이 70%로 1등이었습니다.
진행자) 다른 민주당 주자들은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샌더스 상원의원이 60%로 2위였고요. 워런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베토 오뤄크 전 연방 하원의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올해 76세로 나이가 상당히 많은데, 과거에 이미 대선에 도전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민주당 경선에 두 번 나왔는데, 모두 후보 지명을 받지 못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델라웨어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오래 지냈고요.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 동안 부통령으로 있었습니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정치인들과도 두루 허물없이 지내는 ‘마당발’로 통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까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민주당 쪽에서 모두 몇 명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 모두 16명이니까 바이든 전 부통령까지 합류하면 17명이 됩니다. 반면 공화당 쪽에서는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까지 모두 2명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안 시추를 확대하려는 조처를 속속 선보였는데, 연방 법원이 여기에 제동을 걸었군요?
기자) 네. 알래스카에 있는 연방 지법에서 최근에 나온 판결입니다. 이 법원 샤론 글리슨 판사는 알래스카 인근 북극해와 북대서양 연안 시추 금지 조처를 해제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가 불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판결 대상이 된 조처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7년 4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입니다. 지난 2016년 12월 당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극해 영해와 대서양 영해 일부를 자원개발 임대금지 지역으로 지정했죠? 해당 지역에서는 무기한 석유나 천연가스 시추 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든 건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이 금지 조처를 해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를 푼 셈인데, 알래스카 연방 법원이 이게 불법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을 남용했다는 겁니다. 글리슨 판사는 대통령이 연방 법에 근거해 시추를 금지할 권한은 있지만, 금지 조처를 풀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디에 이런 권한이 있다는 겁니까?
기자) 글리슨 판사는 대통령이 아니라 연방 의회에 권한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조처가 연방 의회 조처가 있을 때까지 완전하게 유효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판결에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소송을 낸 환경단체 쪽에서는 환영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관련 업계를 대변하는 미국정유기구 측은 판결에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담당 부서인 연방 내무부는 논평을 거절했는데요. 내무부가 2심 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소송이 2심에 올라가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담당입니다.
기자) 오바마 행정부가 연안 시추를 금지한 이유가 뭔가요? 역시 환경 문제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북극해와 대서양 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특히 추크치 해역과 보포트 해역이 알래스카 원주민들이 최저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거기에 시추작업 중에 석유 유출 사고가 일어날 경우, 지역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또 북극해 석유 생산량이 그리 많지 않은 점도 지적했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미국 연안에서 생산된 원유 가운데 북극해 생산량은 0.1%에 불과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연안 시추를 대폭 허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는 북극해와 서부 태평양, 동부 대서양, 그리고 남부 걸프만 연안에 모두 26개 구역 가운데 2019년과 2024년 사이에 한 군데만 제외하고 가스, 석유 시추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었습니다. 이건 연안 시추를 대폭 허용해서 미국산 에너지 생산을 늘리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진행자) 이 계획이 나오자 소송이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환경단체와 몇몇 지역 정부가 이걸 막으려는 소송을 냈습니다. 이렇게 반발이 거세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플로리다주를 시추 허용 지역에서 다시 빼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오는 2020년에 미국에서 ‘인구조사(Census)’가 진행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인구조사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급진적인 민주당 좌파가 인구조사에서 시민권 항목을 빼려 한다면서, 이걸 묻지 않으면 인구조사가 돈만 낭비하고 의미가 없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인구조사에 응한 사람에게 미국 시민권을 가졌는지 묻는 항목을 추가시킬 계획인데, 이게 논란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민권이 있는지 물으면 시민권이 없거나 불법으로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인구조사에 응하기를 꺼릴 것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러면 정확한 인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거죠.
진행자) 이 문제를 두고 소송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시민권 질문을 막아달라는 소송이 나왔는데,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있는 연방 지법이 트럼프 행정부 계획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연방 대법원도 이 소송을 심리하기로 했는데, 오는 6월쯤에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2020년 인구조사에 7개 언어가 추가된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이 지난달 31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인구조사 설문에 아랍어와 불어, 아이티 크리올어, 일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그리고 필리핀 사람들이 쓰는 타갈로그가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국은 이미 외국어로 된 설문을 제공하고 있죠?
기자) 네. 영어와 스페인어 외에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그리고 베트남어입니다. 그러니까 인구조사국이 이번에 7개를 추가해서 모두 13가지 언어로 설문을 제공합니다.
진행자) 인구조사 방식이 대면이나 전화 방식 등이 있는데 모든 방식에 13가지 언어 설문이 제공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종이로 된 설문은 영어와 스페인어만 있습니다. 나머지 11개 언어는 전화나 인터넷 설문에서만 제공됩니다. 한편 인구조사국은 영상이나 종이를 통한 인구조사 안내 같은 경우 모두 59개 비영어권 언어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인구조사국이 다양한 언어로 설문을 제공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인구조사에 참여시키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인구조사 설문이 영어나 스페인어로만 돼 있으면 두 언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조사를 꺼리거나 정확하게 답할 수 없으니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인구조사는 연방 헌법이 의무화한 제도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헌법은 10년에 한 번씩 인구조사를 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 대상에 제한이 있나요?
기자) 연방 헌법은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을 조사하도록 했는데요. 잠시 미국에 놀러 왔거나 출장 온 사람은 조사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나 합법 이민자는 조사 대상에 들어가는데요. 다양한 언어로 된 설문을 만드는 건 인구조사와 관련해서 연방 헌법이 요구하는 것을 따르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와 관련해서 궁금한 것이 있는데, 인구조사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됩니까?
기자) 원래는 질문에 답하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벌금형을 받습니다. 하지만, 벌금이 부과된 경우는 과거에 거의 없었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기자) 발표 시한이 2020년 12월 31일인데요.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각 지역 선거구를 다시 그리게 되는데요. 각 주에 대한 연방 지원금 할당액 역시 인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