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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미주 은퇴 한인들, 40명 탈북민 구출


김홍식 박사(왼쪽에서 네 번째)와 정베드로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링크 관계자에게 탈북민구출 기금을 전달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김홍식 박사
김홍식 박사(왼쪽에서 네 번째)와 정베드로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링크 관계자에게 탈북민구출 기금을 전달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김홍식 박사

매주 금요일 북한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 서부 은퇴한 한인들이 수년간 꾸준히 탈북민 구출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40명의 탈북민을 구출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미주 은퇴 한인들, 40명 탈북민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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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아리랑 노래: 탈북민 청년들 2015 하버드 대학교에서]

지난 2015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울려퍼진 한국 내 탈북민 청년들의 ‘홀로 아리랑’.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함께 가보자.”

둘로 나뉜 고국의 북쪽에서 온 청년들의 노래는 인생의 황혼기에 서 있는 한인들의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들은 당시 중국내 탈북을 구출하는데 3천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이 돈을 모아 미국 내 탈북자구출단체 ‘링크’에 보냈습니다.

당시 링크의 저스틴 휠러 부대표는 ‘VOA’에 한인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탈북민 한 명을 구출하게 됐다며 기금은 이분들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휠러 부대표 ] “It ‘so encouraging to see people …감사합니다!”

십시일반으로 구출 비용을 모았던 사람들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의 은퇴촌으로 불리는 라구나 우즈에 거주하는 평균연령이 77세인 한인 노인들입니다.

1만 8천여명 인구가 사는 라구나 우즈 지역에는 한인이 1천명이 넘게 거주합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250명이 모금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2015년 탈북민 1명의 구출 비용을 마련 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13명으로 늘었고 2017년에 25명으로 그리고 올해까지 40명을 구출할 비용을 모았습니다.

총 12만 달러 모금액에서 90%는 탈북민 구출기금으로 ‘링크’에 전달됐습니다.

모금 활동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홍식 박사는 지난 5년 동안 수시로 이메일을 통해 관련 정보를 나누며 지역 한인들의 참여를 독려해 왔습니다.

[녹취:김홍식 박사] “우리가 은퇴해서 죽을 날만 기다리지 말고, 보람된 일을 하면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보람되지 않냐. 하니까, 호응들 하죠. 조금씩이라도 보태고..”

올해 81세인 전직이 의사인 김홍식 박사는 미주 한인이나 한국 사회가 탈북민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합니다.

탈북민을 정치적 시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박사는 이들을 북한정권에 의한 인권침해의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녹취:김홍식 박사] “링크 1년에 한 번씩 갈라쇼가 있잖아요. 90% 이상이 젊은 백인 사람들이에요. 그 자리에서 (탈북자 구출 비용)94만 달러가 모금되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일은 사실 큰일은 아니지만,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건 한국 사람이 아닌데도 그렇게 하는데 한국 사람은 별로 관심이 없고, 이런걸 알리려고 하는 것은 우리는 노인들인데, 평균연령이 70-80세 노인인데, 노인도 이렇게 하는데 여러분도 해야하지 않나..”

라구나 우즈 한인회 노인들이 꾸준히 탈북민 지원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한반도 분단을 경험한 이들의 평화에 대한 바람 때문입니다.

링크와 단체 간 연락을 맡아온 베드로 정 목사는 ‘VOA’에 라구나 우즈 한인들은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로서 탈북민 지원을 사명으로 여긴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녹취:베드로 정 목사] “다 6.25를 체험한 세대거든요, 공산 치하가 얼마나 악랄한지 알고 있고, 탈북자들이 일단 중국으로 빠지잖아요. 거기서 끝없는 방황을 하다가 운 좋게 남한이나 미국으로 오는데, 고생은 말할 것도 없죠.. 우리는 지금이야 다들 좋은 데 와서 편하게 사는데, 마음이 아프고 민족적인 사명감을 느끼죠. 열을 올리게 되는 거죠. 서로서로..”

라구나 우즈 한인회의 탈북민 구출기금 모금 활동은 다양합니다. 골프대회, 합창대회, 마라톤대회, 탈북민 관련 책 출간 등을 통해서입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이 한인회가 모금한 돈의 10%는 구출한 학생들의 미국 연수에 사용되고 있고 한국 내 탈북민대안학교 물망초재단의 후원기금으로 전달됐습니다.

지난주 2명의 탈북민 대학생이 6주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갔고, 다음 달 2명의 학생이 미국을 방문합니다.

김 박사는 한반도 통일의 일꾼으로 일하게 될 탈북민 청년들에게 미국을 배우게 하고 다양한 해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이들의 시야를 넓히고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민 대학생은 5~7주 동안 미국인 가정에 머물면서 하루 6시간씩 영어 수업을 듣고 관광도하고 다양한 배경의 미국인 학생과 인사들을 만나며 미국 사회를 직접 경험합니다.

김 박사는 탈북민 청년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사회에서의 역할을 찾아달라는 당부의 말입니다.

[녹취:김홍식 박사] “서울말을 쓰더라고요, 왜 사투리 안 쓰냐고, 중국에서부터 교육을 받는데요, 남한에서 탈북민이라고 차별을 받는다고. 참 비참한 일이죠. 남한에 있는 젊은이보다 정신력이 앞서있다. 열등감을 갖지 말고, 남한 청년들의 정신력을 가르칠 수 있다. 앞으로 통일이 되는데 그들을 교육할 사람은 3만명 탈북민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언젠가 고향에 돌아가 동포를 살린다는 목표를 가지라 하는데 자기들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요. “

김 박사는 100여명의 지원 학생들 가운데 일부만 올 수 있다며 한인사회의 더 많은 참여를 부탁했습니다.

라구나 우즈 한인회는 오는 14일 한국의 자유 북한 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의 강연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을 방문한 탈북민 청년들의 증언이 계기가 됐는데요, 남한에서부터 풍선을 타고 온 한국 드라마, 음악 그리고 달러화 등을 북한 주민들이 즐기고 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으로 풍선을 날려 보내는 정보 유입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 대표의 미국방문 소식에 서둘러 강연회를 준비했다는 겁니다.

중국 내 탈북민 구출, 한국 내 탈북청년 미국 연수 등 라구나 한인회의 탈북민 지원 활동은 실제로 탈북민뿐 아니라 지역 한인들 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을 두루 경험한 올해 80세 강목본 할아버지는 다음 달 탈북민 구출기금마련 독창회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중국 말이 더 편한 강 할아버지는 얼마전까지 방광암을 앓았고 지금은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데요, 음악회를 통해 탈북민들이 도움을 얻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녹취: 강목본] “ 중국어 설명…”

노래를 잘할 수 있을 때, 아낌없이 재능을 다 바치길 원하고 모금이 잘 돼서 한 사람이라도 구출되어 한 사람이라도 이 밝은 세상, 햇빛이 있는 세상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길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노래 녹취: 강목본]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산 그리운 만이천봉.. 이제야 자유 만민..”

강 할아버지는 자신의 바람을 담아 ‘그리운 금강산’을 부릅니다. 자신의 노래가 태평양을 건너 북녘땅에도 닿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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