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법무부가 일부 특검 보고서 증거 자료를 제출하는 데 동의했다고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가 주 단위로서는 처음으로 성인 불법 이민자 일부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방산 업체 레이시온(Raytheon)과 항공 관련 업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가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법무부와 하원 법사위원회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팀이 모은 증거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10일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내들러 위원장은 10일 중에 1차분을 받아볼 예정이라면서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모든 법사위 소속 의원이 자료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이 11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상대로 의회모독죄를 적용하는 결의안을 전체 회의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는데요. 이 표결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바 장관에게 형사법상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는 내용의 결의안 표결은 연기됐습니다. 다만 민사 소송 관련 결의안 표결은 그대로 진행되는데요. 하원 상임위원장들이 소환장 집행을 강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입니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결의안이 통과되면, 법사위가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일단 보류됐는데요. 내들러 위원장은 법사위원회가 원하는 자료를 법무부가 제출한다면, 소송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의회가 맡은 임무를 다하려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내들러 위원장은 강조했는데요. 만약 법무부가 중요한 자료를 내놓지 않는다면, 소송을 강행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바 장관뿐만 아니라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 고문에 대해서도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는 결의안을 냈는데, 이런 결의안이 나오게 된 배경을 좀 볼까요?
기자) 네, 하원 법사위원회가 앞서 편집되지 않은 특검 보고서 원문과 관련 증거 자료를 요구하며 법무부에 소환장을 냈는데요. 법무부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맥갠 전 고문에겐 청문회에 나와서 증언하라고 했는데, 맥갠 전 고문이 이 요구를 따르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하원 법사위는 맥갠 전 고문의 증언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맥갠 전 고문이 특검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뮬러 특검을 해임할 것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진술이 사법 방해를 입증하는 진술로 여깁니다. 법사위가 맥갠 전 고문에 대한 의회 모독죄 결의안 표결도 연기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법사위원회와 법무부가 계속 대립하는 양상이었는데, 드물게 합의가 이뤄졌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초 바 장관이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특검 보고서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었는데요. 청문회 진행 방식을 놓고 양 측이 대립하면서 바 장관이 증언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별도로 소환장을 발부한 하원 정보위원회 역시 법무부와 최근 타협에 이르렀는데요. 지난주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은 법무부와 합의에 따라,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특검 보고서에서 편집된 기밀 정보 일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은 법무부와의 이번 합의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하원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덕 콜린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의사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합의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내들러 위원장이 이런데도 계속 의회모독죄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케리 쿠펙 법무부 대변인은 “전통적인 협상 과정”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10일, 법사위원회에서 관심을 끄는 청문회가 열리죠?
기자) 네. 청문회 명칭이 “뮬러 보고서의 교훈: 대통령 사법 방해와 다른 범죄들”입니다. 러시아 스캔들은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 그리고 관련 수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해했다는 사법 방해 의혹이 포함됩니다. 앞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이번 청문회에서 특검 보고서에 나온 사실들, 특히 대통령 사법 방해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 특검이 어떤 결론을 내렸죠?
기자) 네.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이 혐의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하게 면죄시켜주지도 않았는데요. 그래서 민주당 쪽에서 이 사법 방해 혐의를 다시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또 다른 수사 대상이었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어느 누구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10일 청문회에 어떤 사람들이 나옵니까?
기자) 네. 전직 검사와 법률전문가들이 나오는데요. 이 가운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존 딘 씨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딘 전 고문은 이른바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과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딘 씨는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사실을 은폐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을 살았습니다. 이 사건은 1970년대 초 닉슨 전 대통령 측이 민주당 선거운동 본부를 도청했던 사건인데요. 닉슨 전 대통령이 이 사건 때문에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에는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은 참석하지 않는 겁니까?
기자) 참석하지 않습니다. 법사위 쪽에서 뮬러 전 특검 측과 청문회 증언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습니다. 뮬러 전 특검은 최근에 연 기자회견에서 청문회에 나와도 특검 보고서에 담긴 내용만 언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하원 법사위 외에 하원 정보위원회도 오는 12일 청문회를 여는데요. 이 청문회는 특검 보고서 내용의 정보적 측면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청문회에도 뮬러 전 특검이나 전 특검 수사관들이 참석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건강보험 개혁이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 이와 관련해서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눈길을 끄는 움직임이 있군요?
기자) 네. 새 회계연도 예산을 짜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성인 불법 이민자 일부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책정하기로 9일 합의했습니다. 이게 실현이 되면 주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인데요. 이 방안은 올해 취임한 개빈 뉴섬 주지사가 제안했고, 민주당이 다수당인 주 의회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이 항목이 반영된 예산을 오는 6월 15일까지 처리해야 합니다.
진행자) 해당 방안이 불법 이민자 전부가 아니라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AP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요. 소득이 낮은 19세에서 25세 사이 불법 이민자 가운데 자격을 갖춘 사람이 ‘메디케이드(Medicaid)’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몇몇 주 의원이 혜택을 성인 불법 이민자 전원에게 주자고 제안했는데, 비용이 34억 달러나 든다는 이유로 뉴섬 주지사가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메디케이드는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협력해서 저소득층과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건강보험입니다. 캘리포니아주가 메디케이드를 일부 성인 불법체류자에게 제공하면 약 9만 명이 혜택을 받고 비용은 매년 9천8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이 방안 외에 건강보험에 가입한 중산층 가정에 보조금을 주는 항목도 만들 예정입니다.
진행자) 보조금이라면 보험에 가입한 가정이 내는 보험료 일부를 대주겠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소득이 약 15만 달러 이상이면 매달 100달러를 보조해 주겠다는 겁니다. 이 방안도 실현되면 주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입니다. 그런가 하면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관련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세금과 벌금을 매기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불법 이민자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의 움직임은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만든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를 축소하려는 현 트럼프 행정부 조처와 반대되는 움직임이로군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케어가 규정한 건강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벌금 조항 등을 없앤 바 있습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연방 정부의 이런 시도와는 반대로 지역 내 건강보험 제도 수혜 대상을 늘리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경제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대규모 합병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의 주요 방위산업 업체인 ‘레이시온(Raytheon)’과 항공기 엔진·부품 제조 업체로 유명한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가 합병을 추진한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 이사진이 합병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하는데요. 새 회사 이름은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Raytheon Technologies Corp.)’로 정해졌습니다.
진행자) 레이시온과 UTC, 어떤 회사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레이시온은 1922년에 설립된 회사로 북동부 매사추세츠주 월섬에 본사가 있는데요. 1990년대 걸프전 당시 유명해진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을 개발한 곳입니다. 군용기와 군사 부품,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생산하는 주요 방산 업체인데요. 원래 가전제품 제조 업체로 출발해 전자레인지를 발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 해 매출이 27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네, UTC는 북동부 코네티컷주 파밍톤에 본사를 둔 복합 기업인데요. 1934년에 항공기 엔진을 제조하는 회사로 출발한 뒤, 조종실 기기와 비행기 좌석 등 각종 항공우주 관련 부품, 냉방기,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UTC는 인공위성을 통해 처음 사진을 전송하고,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첫 신호를 받은 회사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67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매출만 놓고 보면, UTC가 더 큰 회사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이번에 동등한 조건에서 주식을 교환하는 식으로 합병하기로 했습니다. UTC 주주들은 새 회사의 57%를 소유하게 되고요. 레이시온 주주들은 43% 정도를 갖게 되는데요. 내년 상반기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병을 추진중입니다.
진행자) 새 회사 경영진도 정해졌나요?
기자) 네, 그렉 헤이스 UT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새 회사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를 이끌 예정입니다. 헤이스 씨는 9일 성명에서 “두 회사의 결합이 항공우주 산업과 방위 산업의 장래를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톰 케네디 현 레이시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는데요. 케네디 씨는 “혁신의 유산”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새 회사 본사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지역에 들어서게 됩니다.
진행자) 레이시온과 UTC의 결합,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네, 방위 산업과 항공 분야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보잉사의 한 해 매출은 1천억 달러가 넘고요. 현재 보잉의 경쟁사인 록히드마틴은 54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데요. 이번에 레이시온과 UTC가 결합하면, 한 해 매출이 740억 달러로 록히드마틴을 넘어서는 거대 기업이 탄생하는 겁니다.
진행자) 두 회사 합병이 이뤄지려면, 주주들과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죠? 이번 합병 발표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우려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경제 전문 CNBC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두 회사 합병이 계획대로 성사되길 바란다면서도, 경쟁을 해칠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는데요. 헤이스 UTC 최고경영자는 합병 때문에 경쟁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큰 문제 없이 정부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CNBC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 회사가 겹치는 분야가 별로 없기 때문에 승인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