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난민 자격으로 사는 탈북민은 802명이라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는 캐나다와 영국이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18년 말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난민 자격으로 살고 있는 탈북민이 80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난민 지위를 받기 위해 체류국에서 망명을 신청한 뒤 대기 중인 탈북민은 15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롭게 난민 지위를 신청한 탈북민은 1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유엔난민기구의 지원으로 난민 지위를 받은 탈북민은 58명, 망명 신청에 도움을 받은 탈북민은 16명이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난민 자격으로 사는 탈북민이 전 세계 1천 175명, 난민 지위를 신청한 뒤 대기 중인 탈북민은 593명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주: 당시 보고서는 591명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2명 추가)
올해 보고서는 탈북민들의 거주국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엔난민기구가 자체 홈페이지 통계자료에서 밝힌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가 478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영국 81명, 러시아 57명, 네덜란드 46명, 벨기에 36명, 독일 34명 등 25개 나라에서 적어도 1명 이상에게 난민 혹은 난민에 준하는 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만 2천여 명에 달하는 한국 내 탈북민들은 입국 후 조사를 거쳐 바로 한국 국적을 받기 때문에 난민 통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는 전 세계에서 전쟁과 박해, 폭력 등을 피해 탈출한 난민이 7천 80만 명으로 지난 70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김영권 기자와 함께 이번 연례 보고서와 관련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난민 자격으로 사는 탈북민이 지난해 보고서에 비해 373명이 줄었습니다. 왜 그런가요?
기자) 긍정과 부정적 이유가 함께 있습니다. 난민이 체류국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으면 유엔난민기구 통계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실제로 해외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보고서 통계보다 훨씬 더 많다는 지적입니다. UNHCR은 앞서 2014년에 1천 282명, 2015년에1천 103명, 2016년에 1천 422명의 탈북민이 난민 자격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부정적 사례는 뭔가요?
기자) 난민 지위를 박탈 당하거나 난민 신청을 했다가 거부되는 경우입니다. 한국에 정착한 뒤 외국에 나가 난민 지위를 받기 위해 망명을 신청하는 이른바 위장 탈북민들 때문입니다. 한국의 박주선 국회의원은 지난해 8월 통일부 자료를 인용해 소재가 불분명한 국내 탈북민이 7월 기준 886명에 달한다고 밝혔었습니다. 이번 유엔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새롭게 난민 지위나 이에 준하는 자격을 받은 탈북민은 32명에 불과합니다. 반면 45명이 거부됐고, 70명은 자격 미달이나 취소 등으로 심사가 종결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엔난민기구가 직접 지원해 난민 지위를 받은 탈북민이 58명이라고 했는데, 어떤 경우인가요?
기자) 난민 신청이 어려운 러시아 같은 나라들입니다. 유엔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모스크바 유엔난민기구 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난민 지위를 받아 체류하거나, 한국과 미국으로 이동해 정착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난민 신청을 한 뒤 대기 중인 탈북민은 적어도 12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난민 지위를 받은 탈북민이 사는 나라가 25개국이었는데, 이미 소개해 드린 나라 외에 어떤 나라들이 있습니까?
기자) 호주 19명, 룩셈부르크 12명, 덴마크 9명, 미국 8명, 아일랜드 7명, 프랑스 6명, 스웨덴 5명 등입니다. 미국은 입국 뒤 1년이면 영주권 신청이 가능해 통계에서 많이 누락됐습니다. 그밖에 숫자를 표기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적시한 나라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인가요?
기자) 아프리카의 앙골라와 케냐, 아랍의 예멘과 요르단, 중남미 코스타리카와 브라질, 중립국인 스위스와 핀란드, 이스라엘이 포함돼 있습니다. 유엔 관계자는 과거 VOA에 외교관 등 북한 관리들의 망명 등 민감한 사안일 경우 인원 등 자세한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