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단체는 호주 외교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24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최근 국제사회의 무관심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이날 공개한 머리스 페인 신임 호주 외교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정상회담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8만 명에서 12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갇혀 있다고 밝힌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또 COI가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의 인권 유린은 그 중대성과 규모, 성격 면에서 오늘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휴먼 라이츠 워치는 지난 18개월 사이에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인권을 안보리 공식 의제로 다루는 연례 회의를 개최하지 못한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해마다 유럽연합과 공동으로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했던 일본이 올해 3월 갑자기 공동제안국에서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제외한 다른 어떤 인권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한국 정부가 공석 중인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고, 북한인권법의 관련 조항들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북한을 탈출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3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을 계속 체포하고 있고, 구금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경제적 유민으로 간주해 북한으로 강제송환하고 있는 상황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송환되면 고문과 자의적 구금, 강제노동, 그리고 일부는 처형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