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공부 중인 호주인 유학생이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주 정부는 VOA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호주인 가족에게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호주 정부는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호주인 유학생 가족에게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외교통상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6일 VOA의 질문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호주 외교통상부는 영사 서비스 헌장에 따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호주인 남성의 가족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사안에 관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그러나 개인보호 의무 때문에 추가 설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익명의 소식통은 VOA에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중인 호주인 알렉 시글리 씨가 24일 늦게 혹은 25일에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글리 씨가 억류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고, 북한 당국도 아직 억류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글리 씨는 북한의 교육 관련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통일 투어스’ 설립자로, 지난해 4월부터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북한 현대문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시글리 씨는 특히 평양에 머물면서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평양의 건물과 음식, 포스터 등 다양한 모습을 올려왔습니다.
가장 최근인 24일 오후(현지 시각)에는 류경호텔에 새 간판이 걸려있는 사진과 함께 “개업 날이 다가오고 있는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시글리 씨는 지난 3월 영국 ‘가디언’ 신문 기고문에서 중국 연구학자인 호주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중국 유학 중 기숙사에서 북한 유학생들을 만나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 친구들의 도움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유학이 성사됐다며, 자신은 평양에서 동행인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 과도기에 있다며 대대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의 정책 등으로 평양에 소비자 계층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호주인이 북한에 억류된 것은 이 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14년 기독교 선교사인 존 쇼트 씨가 억류됐다가 보름 만에 풀려났었습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월 갱신한 여행경보에서 “북한 여행의 필요를 재고하라”는 기존의 권고를 유지했었습니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만 서로 대사관을 설치하지 않아 평양의 스웨덴대사관이 제한적인 영사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