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의정 활동에 대한 자신의 최근 발언을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통학버스를 이용한 인종통합 정책에 반대한 전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연방 수사국(FBI)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역 정부가 보유한 사람들의 신원정보를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대량으로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축구대회를 2연패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달 말에 진행된 민주당 대선 주자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최근 발언이 쟁점이 됐는데, 결국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논란이 된 발언을 사과했군요?
기자) 네. 6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과거 자신의 의정 활동에 대한 최근 발언을 사과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반대했던 사람을 칭송하는 것처럼 들리는 말을 몇 주 전에 했는데, 잘못했고 후회한다는 겁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러면서 이 말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잘못 생각하게 한 걸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무슨 말을 했는데, 사과까지 한 겁니까?
기자) 지난 6월 18일 뉴욕에서 있었던 한 기금모금 행사에 가서 한 말이 사단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때 현 체제에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과거에 연방 상원의원일 때 인종분리주의를 지지하는 두 의원과도 협력해서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언급한 두 의원이 누군가요?
기자) 네. 제임스 이스틀랜드 전 상원의원, 그리고 허먼 탈매지 전 상원의원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인종통합 정책을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두 의원과 모든 현안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정중함’을 가지고 일했다면서 요즘엔 반대파나 적과는 더는 말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들으면 타협이나 합의를 강조한 말 같은데, 일부에게는 다른 식으로도 들릴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말이 인종분리를 지지한 사람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특히 민주당 내 다른 경선 주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코리 부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등이 이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 발언은 지난달 말 진행된 민주당 경선 주자 TV 토론회에서도 쟁점이 됐죠?
기자) 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다시 이 발언을 문제 삼았는데요. 해리스 상원의원 인종분리를 지지한 사람들을 칭찬하는 말을 듣고 상처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의원 비판이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순간 가운데 하나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해리스 의원의 날 선 비판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수세에 몰리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지율에서 약진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의 중요한 지지기반 가운데 하나가 흑인 유권자들인데, 이번에 논란이 된 발언이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첫 번째 토론회가 끝나고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흑인들 지지율이 많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문제가 된 발언으로 50년 동안 민권을 위해 싸운 자신의 모든 기록을 깎아내릴 수 없다면서 자신은 인종분리 정책을 시종일관 반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TV 토론회에서 해리스 상원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과 관련해서 문제 삼은 게 하나 더 있었죠?
기자) 네. 해리스 의원은 지난 1970년대 통학버스를 이용한 인종통합 정책에 대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태도도 문제 삼았는데요.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 방안에 반대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대했다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1970년대에 들어서도 학교에 흑백 분리가 너무 심하니까 통학버스를 써서 흑인 학생과 백인 학생을 섞으려고 한 방안입니다.
진행자) 학교에 흑백 분리가 심하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기자) 거주 지역에 따라서 어떤 학교에는 백인이 대다수고, 어떤 학교에는 흑인이 다수인 학교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있으니까 인종통합 차원에서 법원 명령으로 통학버스로 백인 학생을 흑인 다수 학교로, 그리고 흑인 학생을 백인 다수 학교로 통학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집에서 가까운 학교가 아니라 먼 곳으로 가는 학생도 생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적한 점이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 아이들이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찬성하는 사람들은 인종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조처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기에 반대했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시 보수파 의원들과 함께 연방 정부가 이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지난달 TV 토론회에서 당시 통학버스에 타고 있었던 소녀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대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어떻게 해명했습니까?
기자) 자발적으로 이 조처에 따르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고, 단지 연방 정부가 이를 의무화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명했습니다. 한편 해리스 상원의원은 학교 인종통합을 위해 관련 조처에 연방 정부가 개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6일 행사에서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통학버스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둘러싼 이후에도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여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사법기관들이 안면인식 기술을 써서 사람들 신원정보를 검색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하고 뉴욕타임스 등 다른 언론들도 이어서 전한 내용입니다. ‘연방수사국(FBI)’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안면인식 기술을 써서 연방 정부나 지역 정부가 보관한 신원정보를 대거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두 기관은 주로 각 지역 교통국(DMV)에 있는 정보를 검색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두고 민권단체와 연방 의회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이 사실이 어떻게 드러난 겁니까?
기자) 네. 조지타운 법대 산하 ‘프라이버시와 기술센터(Center on Privacy and Technology)’가 행정 정보공개를 요구해서 확보한 자료에 담긴 내용이 언론에 전달됐습니다.
진행자) 안면인식 기술이란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네. 말 그대로 기계가 사람 얼굴로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는 기술입니다. 사진이나 실제 사람 얼굴을 보고 이걸 전산망에 있는 자료와 대조해서 신원을 밝히는 건데요. 요즘 한창 주목받는 기술입니다.
진행자) FBI와 ICE가 안면인식 기술로 사람들 정보를 검색한 이유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FBI 같은 경우는 범죄용의자나 관련자들 정보를 찾았고요. ICE는 불법체류자 신원 정보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ICE는 국토안보부 소속 조직인데 미국 안에 있는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게 주 임무입니다.
진행자) 그럼 두 기관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검색했습니까?
기자) 미 회계감사원(GAO) 집계로는 FBI가 지난 2011년 이래 39만 건 이상을 검색했다고 합니다. 가령 유타주 같은 경우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사이에 FBI와 ICE가 안면인식 기술로 1천 건 이상을 검색했다는데요.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실제론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ICE가 각 지역 교통국(DMV)에 있는 신원정보를 주로 검색했다고 했는데, 그럼 DMV에 불법체류자 정보가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타나 버몬트, 워싱턴 등 몇몇 주 정부가 불법체류자에게도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니까요. 이런 지역 DMV에는 불법체류자로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들 신원정보가 남아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두 사법기관이 정부 전산망에 있는 신원정보를 검색한 것이 왜 논란이 됩니까?
기자) 네. 당사자나 법원, 또는 의회 허가 없이 신원정보를 무차별로 검색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들 사법기관 요원은 이메일 등으로 일선 행정기관에 요청하면 손쉽게 필요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었습니다. 의회 회계감사원 설명으로는 현재 21개 주 정부가 FBI나 ICE 같은 사법기관이 운전면허증 사진을 확인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ICE가 DMV에 있는 정보를 써서 불법이민자를 단속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사회는 이 신원정보에 대단히 민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동의 없는 신원정보 유출이 사생활을 침해할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연방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도 최근에 이런 우려를 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몇몇 지역 정부가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승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표팀이 7일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2-0으로 물리쳤습니다. 미국은 이날 메건 라피노 선수와 로즈 라벨 선수가 후반전에서 터뜨린 골로 승리했습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결승전에서 득점한 라피노 선수가 차지했는데요. 득점왕, 그리고 최고령 결승전 득점자 기록도 세웠습니다. 라피노 선수는 올해 34세입니다.
진행자) MVP가 된 라피노 선수는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과도 각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우승해서 백악관이 초청해도 절대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이기기나 하라”고 응수한 바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대표팀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금까지 자주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했죠?
기자) 네.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1991년, 1995년, 2015년, 그리고 이번 대회입니다.
진행자) 직전 대회에서도 미국이 우승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월드컵 2연패인데요. 여자 월드컵 2연패는 지난 2003년과 2007년에 독일이 연속 우승한 이후, 미국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에 대한 처우 문제가 논란이 됐었죠?
기자) 네. 지난 3월 8일, 여자 축구팀 선수들이 미국축구협회가 남녀 대표팀 임금에 차등을 두는 등 ‘조직적인 성차별’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남녀 선수 급여가 얼마나 차이가 난다는 겁니까?
기자) 여자 선수단은 동일 수준 남자선수 임금의 38%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축구 대표팀이 1년에 친선전 각 20경기에 나가서 모두 이기면 여자 선수는 남자 선수보다 약 16만5천 달러를 덜 받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게 사실이라면 상당히 차이가 크네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2016년 12월에 맺어진 계약에 따르면 이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2017년에 새로 계약을 맺으면서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녀 간 격차가 크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여자 선수단은 월급제이고, 남자 선수들은 반드시 경기에 나가 뛰어야만 보수를 받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월드컵 포상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시 남자 선수들이 훨씬 많이 받습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열린 남자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한 프랑스 선수단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총 4억 달러 포상금을 받았습니다. 선수당 3천800만 달러꼴인데요. 올해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미국 여자 선수단 포상금은 총 3천만 달러, 선수당 400만 달러에 그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월드컵 대회 수익은 여자 월드컵보다 몇십 배 더 많습니다.
진행자)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이번에 월드컵에서 우승했는데, 급여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네요.
기자) 네, 미국축구협회와 여자대표팀은 월드컵이 끝난 후 조정에 들어가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한편, 여자대표팀은 오는 10일 뉴욕에서 축하 시가행진을 벌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