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 내 대북인권단체가 탈북자 구출의 날을 맞아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내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장양희 기자 입니다.
[현장 녹취: 수전 솔티] “The number of escapees has dropped dramatically. It's not because situations got better in North Korea..."
“탈북하는 북한주민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한이 살기 좋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 아니라, 시진핑이 지속적으로 탈북자를 북송함으로써 김정은이 인권유린을 할 수 있게 돕고 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 대북인권단체 북한자유연합 디펜스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는 지난 24일 중국관영통신 CCTV워싱턴지국 앞에서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현장 녹취: 수전 솔티] And we just saw the UN Secretary General's report that just came out. It talked about people who have been with interacted with Christians..”
숄티 대표는 유엔 사무총장의 보고서가 나왔다며 일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기독교인과 접촉한 사람들과 한국내 탈북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고 많은 경우 처형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수전 숄티 대표는 매년 9월 24일 중국내 탈북자를 강제북송하는 중국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9월 24일이 중국이 1982년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951년 제정된 유엔 난민협약에는 종교나 국적,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개인의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곳으로 난민 송환을 금지하는 강제송환금지원칙이 명시돼 있습니다.
2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중국정부는 북한난민을 죽이는 것을 멈추라”, “탈북난민을 구출하라”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 행렬은 일반 미국시민과 시민단체들로 이뤄졌는데요, 중국인 인권운동가의 모습도 보입니다.
중국의 반체제인사로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Citizen Power Initiatives’의 양지안리 씨는 중국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대학살을 저지른 ‘나치’라고 불렀습니다.
[현장 녹취: 양지안리] “So that's why we come today here to protest against the Chinese come into regime. We call it a china Nazi China..”
양 씨는 모두가 함께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시진핑은 미국시민의 삶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 씨는 VOA에 독재자는 항상 함께 일한다며 중국정부는 김씨 정권 뒤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양지안리] “Dictators always come together. So that is why we have to unite. China is ..”
워싱턴의 한인민간단체 한미자유연맹의 김영철 씨는 지난 7월 한국에서 사망한 탈북민 모자의 장례식이 지난주 열렸다면서 탈북자 인권에 대한 한국정부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탈북자를 한국국민으로 명시했지만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한국정부가 중국정부에 어떻게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두 딸과 함께 시위에 참가한 30대 미국인 여성은 시진핑 주석에게 탈북자들을 강제북송 시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나왔습니다.
이 여성은 VOA에 미국인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미국 학교도 이를 가르치지 않는다며, 그래서 두 딸과 함께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시위자들 가운데는 눈에 띄는 차림을 한 미국인 학생들도 있습니다.
제임스 라는 이름의 학생은 ‘죽음’을 상징한다는 그림 리퍼(Grim Reaper)차림에 시진핑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썼습니다.
시진핑 정부가 탈북자들을 죽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기후변화와 인종차별, 성차별 등에는 목소리를 내는 미국인들이 북한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며 이는 미국의 가치와 대치되는 것이며 폭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제임스] “This is against everything that we stand for, as a country. out here, we're protesting against climate change against I mean, everything”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검은색 옷에 노란 헬멧을 쓴 미국인 학생들은 홍콩사태 시위자 차림으로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은 홍콩 시위 당시 시위자들을 체포한 홍콩당국의 뒤에는 중국정부가 있었다며 북한정권을 돕고 있는 중국정부에 항의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시위 참가자 가운데 탈북자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탈북자 구출의 날”을 맞아 중국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는 중국대사관에서도 열렸습니다.
중국대사관 시위는 청원서 전달과 강제북송당한 탈북자들을 기억하는 촛불시위로 진행됐습니다.
아프리카 프레토리아,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멕시코 멕시코시티 중국대사관에 같은 청원서가 전달되고 있다고 말하는 숄티 대표는 중국대사관 문 앞을 지키는 경비요원에게 다가갑니다.
[현장 대화 녹취] “Oh, are you private security?(Yeah.)Oh, they hired you. For private security. Okay. Okay, I'm just gonna introduce myself. We're just going to deliver a letter. (No, you're not allowed…)”
경비요원은 “당신이 중국정부의 영토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고 숄티 대표는 중국대사관이 사설 경비요원을 고용해 자신들을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을 상기시키며 난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에 지도자가 될 거라고 서명했지만 지금 무고한 사람들을 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장 녹취:수전 솔티] “what are they doing to North Koreans Now? we're asking them to just abide by this agreement. They don't want to face that, that they're killing innocent men, women and children…”
시위대는 중국대사관 앞에 촛불을 켜고 강제북송 당한 탈북자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현장 녹취] “김미화 35, 경화 34, 윤대주 77, 이동식 17..”
빨간 오성홍기가 걸린 중국대사관을 향해 울려 퍼지는 이름들.
24쪽 분량의 명단에는 1997년 랴오닝성에서 체포된 이송남씨, 2019년 5월 심양 근처에서 체포되고 북송 될 위기에 처한 4명의 탈북자 등 1천 여명의 탈북자들의 이름과 당시나이, 체포 지역 등이 적혔습니다.
이 명단은 2002년부터 7개 탈북자 구출단체가 참여해 작성됐습니다.
오후 4시에 시작해 7시가 넘게 이어진 시위는 중국대사관 앞을 행진하는 시위대의 “어메이징 그레이스”노래를 끝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