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남북 축구 경기를 관전하고 보도할 북한 주민들과 언론의 권리를 위해 더 강력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밝혔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AFC 클럽 결승전 장소를 중국 상하이로 옮겨 사실상 북한의 개최권을 박탈했습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지난 19일 VOA에, 최근 무관중·무중계로 열려 논란이 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2차 예선 남북 경기는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북한 당국의 행태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퀸타나 보고관은 특히 정보 자유에 대한 북한 주민과 언론의 권리를 강조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더 강력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FIFA needs to speak up about the right of the audience to watch freely this game and to the journalists and the media to report about this game what happened.”
북한 주민 등 청중이 자유롭게 남북 축구 경기를 관전하고 기자와 매체들은 경기 결과를 자유롭게 전하도록 FIFA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FIFA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장 건설 당시 논란이 된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 착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일을 지적하며, 이번에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주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경기로 비난받았던 평양 남북 축구 경기는 “축구공은 더럽히지 않는다”는 자신의 조국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명언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It even reminds me of the words of a very important Argentinian soccer player who was Maranona who once said that football (Soccer ball) does not stain. And in this case, it seems that the game between South Korea and North Korea stained with stuff that it shouldn't have been you know be there.”
남북 축구 경기가 정치와 인권 침해 등 여러 문제로 더럽혀졌으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겁니다.
마라도나는 지난 2001년 은퇴 경기 뒤 “축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건강한 운동”이라며, 자신은 여러 실수를 저질렀고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지만, “축구공은 (누구도) 더럽히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0-0으로 끝난 남북한의 평양 경기는 무관중과 무중계, 무응원 논란뿐 아니라 한국 축구대표단에 대한 북한 당국의 지나친 통제와 감시, 북한 선수들의 거친 경기 태도 등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에서는 21일 의원들의 질타와 문화관광부 장관· 대한체육회장의 사과가 이어졌고, 인터넷 동영상 공유채널인 ‘유튜브’에는 한국뿐 아니라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의 축구 팬들이 평양 경기의 재발에 관해 우려하는 인터뷰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한 팬은 축구는 관중과 팬들을 위해 하는 경기라며, 북한의 축구 팬들이 경기장에 못 들어갔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반응들은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퀸타나 보고관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I think this example shows that North Korea needs to change their attitude toward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앞서 한국의 대한축구연맹은 남북 경기에 대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1일 이에 대한 입장과 퀸타나 보고관의 발언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FIFA 월드컵 예선전이므로 FIFA에 질의해 달라”고 답했습니다.
VOA는 FIFA에도 같은 질문을 했지만, 22일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이 다음달 2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맹 클럽대항전 결승전 장소를 갑자기 중국으로 옮겼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2일 보도자료에서 북한 4·25 체육단과 레바논 클럽 알 아헤드의 결승전 장소를 상하이로 옮기기로 했다며, 상업적 권리 파트너들의 경고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적했습니다.
북한에 적용되는 제재로 제작과 방송 전송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상업 권리 파트너들의 문제 제기로 상업과 방송, 미디어, 접근성, 물품 수송 계획 등을 신중히 검토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이 검토했다고 언급한 문제들은 대부분 남북 축구전에서 제기됐던 사안들입니다.
아울러 새 장소로 “접근의 용이성”을 거듭 강조해 아시아축구연맹이 사실상 북한의 결승전 개최권을 박탈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남북 축구 경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경기 결과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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