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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의원들, 탄핵 청문회 실력 저지... 페이스북 가상화폐 출시 연기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23일 의회에서 비공개 탄핵조사 청문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23일 의회에서 비공개 탄핵조사 청문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대통령 탄핵 조사가 진행 중인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실력 저지로 증인신문이 한 때 중단됐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청문회에 나와 가상화폐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고요. 민주당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등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탄핵 조사 증인신문을 실력 저지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일환으로 23일 진행된 비공개 청문회장에 공화당 의원 20여 명이 예고없이 진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회의가 장시간 중단됐는데요. 이들은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을 향해 고함을 쳤습니다. 회의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맞서 소리를 질렀는데요. 양측의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회의장 일대에서 순식간에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이 뭐라고 고함을 쳤습니까?

기자) 탄핵 조사 청문회가 공화당을 배제한 채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공개 회의를 요구했습니다. 스티븐 스칼리스 의원은 “애덤 쉬프(하원 정보위원장)가 무얼 숨기려는 것이냐”고 소리쳤는데요. 투표권을 가진 공화당 의원들의 청문회 참가가 차단되고 있다면서, 이런 회의가 계속 진행돼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의 이런 주장,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사실과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일단 비공개 청문회인 것은 맞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의 참석을 막는 것은 아닙니다. 청문회 참가 요건을 보면, ‘정보위원회·외교위원회·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으로 한정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이 3곳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의원이면 회의에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회의를 비공개로 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증인들끼리 사전에 말을 맞추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특정 증인이 청문회에서 진술한 내용이 알려지면, 다른 증인이 거기 맞춰, 자기 주장에 유리한 말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인데요. 쉬프 정보위원장은 앞서, 필요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발언록을 공개하고 회의도 공개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음달 중순에는 공개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보도가 24일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에서 이렇게 의사진행을 실력 저지하는 일이 자주 있나요?

기자) 흔한 일은 아닙니다. ‘필리버스터(filibuster)’라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합법적인 방법이 있는데요. 회의 중에 장시간 연설하거나, 의사진행 발언, 신상 발언 등을 반복하면서 회의를 지연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이날(23일) 공화당 의원들이 한 것처럼, 회의장에 예고 없이 진입해 물리적으로 의사진행을 막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의 이런 행동에 대해, 민주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 쉬프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에 조율한 행동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이 의사당의 동지들을 규합해, 증언을 막기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 본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불상사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물리적 충돌 이후에, 회의가 계속 진행됐나요?

기자) 네. 약 5시간 만에 청문회가 속개됐는데요. 현직 국방부 고위 당국자인 로라 쿠퍼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언했습니다. 전날(22일)에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대리 대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에 ‘대가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서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쿠퍼 부차관보의 증언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23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23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군요?

기자) 네. 사회연결망 서비스(SNS)를 제공하는 거대 기업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CEO가 23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올해 초 발표한 ‘리브라(Libra)’라는 가상화폐 운용 계획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개인정보 유출 파동 때문에 지난해 4월 상원 청문회에 소환된 이후, 약 1년 반 만에 다시 의회에 출석한 겁니다.

진행자) 다시 의회에 나와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를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럴 경우, 중국이 세계 가상화폐 경쟁에서 미국 대신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중국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리브라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시행하려는 가상화폐 ‘리브라’가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화폐 가치를 가졌는데 지폐나 동전 같은 실물은 없는 ‘가상의 돈’입니다. ‘암호화폐’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전자결제를 통해 물품과 용역을 사고파는 데 사용합니다. 은행을 드나들 필요가 없어서 거래를 편하게 해주는데요. 특히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송금 등에 강점이 있다고 페이스북 측은 설명해왔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와 금융 당국은 가상화폐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경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돈을 찍어내고, 통화량을 관리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민간에서 저마다 자체적으로 화폐를 운용할 경우 금융체계에 혼란이 있기 마련인데요. 또 가상화폐는 범죄자금으로 악용하기 위한 ‘돈세탁’에 취약하고, 해킹 위험성도 높다고 당국은 지적해왔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운용 계획을 접으라는 게 당국의 입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연방준비제도(Fed)는 차례로 리브라 도입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수 차례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암호화폐는 돈이 아니다”라고 했고요. 리브라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면서 “페이스북은 은행 인가를 먼저 받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저커버그 CEO는 이런 우려에 대해 뭐라고 답했습니까?

기자) 이날(23일) 청문회에서 이런 우려들이 반복 제기됐는데요. 저커버그 CEO는 “금융당국의 우려에 전면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때까지 리브라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했었는데, 이걸 늦추겠다는 입장을 밝힌 건데요. 하지만,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순간에도 다른 나라들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당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가상화폐 외에, 청문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요?

기자) 지난해 청문회 주제였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이야기도 다시 나왔습니다. 그 실태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논쟁이 이어졌고요. 페이스북의 시장 독점 문제, 그리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광고를 규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정치광고 규제는 왜 주제가 된 겁니까?

기자)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에 기반한 정치광고가 늘어나고 있는데, 대책이 뭐냐고 의원들이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커버그 CEO와 의원들이 서로 말을 끊으며 설전이 벌어졌는데요. 문제 있는 정치광고를 내려야한다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이 강조했는데요. 저커버그 CEO는 정치광고 수주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내용에 문제가 있는지는, 맥락을 깊이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안마다 의원들의 시각과 저커버그 CEO의 입장이 다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일부 민감한 질의에는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하면서, 논쟁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조이스 비티 의원은 이런 태도가 “끔찍하고 역겹다”면서 청문회 전반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선주자 최신 지지율 조사 결과 살펴보죠.

기자) 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부진을 벗어나 반등했습니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34%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예비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가 상당히 큽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2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3위인데요. 각각 19%, 16%에 머물렀습니다. 이들과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 차이는 지난 4월 25일 조사 이래 최대치입니다.

진행자) 얼마 전까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였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추문’에 자꾸 이름이 오르내리는 탓이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실제 잘못한 게 있는지와는 별도로,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워런 상원의원 쪽으로 돌아서는 흐름이었습니다. 실제 워런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조사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이 1위로 올라선 게 언제였죠?

기자) 불과 열흘 전이었습니다. 위니피액대학교가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 워런 의원이 30%로 선두를 기록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27%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그러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등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결집하게 된 것을 ‘CNN’은 이유로 꼽았습니다.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이야기인데요. 현 탄핵정국이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사람이 없어, 내년 대선 승리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얼마 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선두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지지를 모아주고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나요?

기자) 저마다 상당한 약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우크라이나 추문’에 휘말렸고요. 샌더스 의원은 심근경색 수술로 선거운동을 한 때 중단하면서 건강 문제가 부각됐습니다. 또한 워런 의원은 선명한 진보 색채를 내세우지만, 일부 공약이 과격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의 공약이 과격하다는 지적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대표적인 게 대형 기술기업 분할론인데요.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들을 독점사업자로 규정하고, 작은 회사 여러 개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상을 놓고, 자유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라고 일각에서 비판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저마다 약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지지가 모인 계기가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열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4차 TV토론이 중요한 계기였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당한 정책을 폈다고 강조했는데요.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한 게 성공적이었다고 주요 매체들은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워런 의원의 경우, 토론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워런, 샌더스 3명 외에 다른 예비후보들의 지지율은 어떤가요?

기자) 이번 조사에서 군소 주자들 중에는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높았습니다. 각각 6%씩 얻었는데요.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과 베토 오뤄크 전 하원의원이 각각 3%씩으로 뒤따랐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번 여론조사를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전화 설문을 실시했고요. 대상은 민주당원이나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이었습니다. 손전화와 집전화를 합쳐 1천여 명이 응답했는데요. 조사 결과는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7%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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