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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들, 강제북송 위험 때문에 인신매매에 더욱 취약”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살고 있는 탈북 여성이 탈북민 인신매매 피해 싵태를 조사하는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살고 있는 탈북 여성이 탈북민 인신매매 피해 싵태를 조사하는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자료사진)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많은 여성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탈북 여성들은 강제북송의 위험 때문에 인신매매에 더욱 취약한 상황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31일, 중국에서 많은 인접국의 여성들이 신부로 인신매매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오랫동안 지속된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남아 선호가 결합돼 막대한 성별 불균형이 초래된 데 따른 결과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신부를 구하기 어려운 많은 중국 남성들 때문에 인접국의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미얀마 북부에서 중국으로 인신매매되는 여성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많은 소녀와 여성들이 중국에서 높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약속하는 브로커에게 속아 중국으로 가지만, 브로커들은 이들을 중국인 가족들에게 3천~1만3천 달러에 팔아 넘긴다는 겁니다.

이후 이들 여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가능한 한 빨리 출산을 하도록 압박을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캄보디아와 파키스탄, 베트남 그리고 북한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기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는 북한 여성들은 인권을 유린하는 정권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007년 탈북한 손명희 씨는 최근 VOA에, 미화 약 6천 달러에 중국 한족에게 팔려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손명희] “2007년에 탈북해 중국 한족한테 3만8천 위안에 팔려갔습니다. 팔려간 곳은 장애인 남편한테 팔려갔다가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장사하는 남편한테 다시 시집갔거든요.”

탈북 여성들의 단체인 ‘통일맘’의 김정아 대표는 많은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 때문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아 대표] “아이가 셋인데 아빠가 다 달라요. 이제 22살 짜리가. 이게 본인이 원한 삶이 아니잖아요.”

김 대표는 특히 지난해 면담한 33명의 탈북 여성 중 12명이 10대 때 탈북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성년자들이 인신매매돼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겪는 것은 심각한 인권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탈북 여성들은 북한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낮은 지위, 강제송환 가능성으로 인해 인신매매의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북한 여성들이 강제결혼이나 강압적 매춘 등을 목적으로 중국으로 혹은 중국 내에서 강제로 또는 사기를 당해 인신매매된다고 우려했습니다.

탈북민 지현아 씨는 COI 보고서 작성을 위해 서울에서 열렸던 청문회에서, 중국에서 인신매매된 뒤 임신한 몸으로 북송돼 강제 낙태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낙태라는 게 여기서는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데 북한에서는 마취도 안하고 그냥 책상 위에 눕혀 놓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출혈이 엄청 심했고요”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발표한 ‘2019년 인신매매 보고서-북한’ 편에서, 일부 탈북 여성들은 중국에 도착하자자마 인신매매범의 꼬임에 넘어가거나 약물을 주입 받고 감금되거나 납치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신매매범들은 북한 여성들을 중국 남성들에게 팔아넘겨 강제결혼을 시키고, 결국 탈북 여성들은 매춘, 가사노동, 농사일 등을 강요당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피해자들은 신분증명서가 없거나 중국 남성들의 아이를 낳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망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당국에 적발될 경우 북한으로 강제송환돼 노동수용소에서 강제노역과 고문, 강제낙태, 사형 등 가혹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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