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하원 법사위원회가 다음주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가할 수 있다고 초청서한을 보냈고요. 미국인들의 기대수명이 3년째 줄어든 소식, 그리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이야기,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하원 법사위원회가 대통령 탄핵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다고요?
기자) 네. 하원 법사위원회가 첫 번째 대통령 탄핵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제럴드 내들러 위원장이 26일 발표했습니다. 다음달 4일로 날짜를 정했는데요. 백악관에도 초청서한을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에 참석할 수 있고, 대통령 변호인들도 나와서 증인들에게 질문할 수 있다고 내들러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탄핵 청문회가 몇차례 열렸는데, ‘첫 번째’라니 무슨 말이죠?
기자) 그동안 열린 청문회는 하원 정보위원회가 주관하고, 외교위, 정부개혁감독위가 참여했습니다. 지난주까지 2주에 걸쳐 닷새 동안 진행됐는데요. 이번에는, 법사위원회가 처음 청문회를 여는 겁니다.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탄핵 청문회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보위원회가 주관했던 청문회와, 법사위원회 청문회는 어떻게 다르죠?
기자) 정보위 청문회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촉발한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 관계자들을 불러서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피고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앞으로 열릴 법사위 청문회는, 이를 바탕으로 법리를 검토하는 과정입니다.
진행자) 법리를 검토하는 건 어떤 과정인가요?
기자) 크게 두 갈래인데요. 하나는 수집한 증거와 확인된 사건 내용이 대통령 탄핵 사유에 부합하는지 따지는 겁니다. 따라서, 법사위 청문회에 나올 증인들은 헌법학자를 비롯한 법률가들이 중심이 되는데요.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대통령에게 제기된 의혹에 관한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내들러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수집한 정보가 미 헌법에 규정한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 헌법에는 “반역, 수뢰 또는 기타 고도의 범죄와 비행”을 고위 공직자 탄핵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했다는 ‘우크라이나 추문’이 반역이나 수뢰는 아니기 때문에, ‘기타 고도의 범죄와 비행’에 해당하는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겁니다.
진행자) 법사위원회의 법리 검토 과정이 크게 두 갈래라고 하셨는데, 나머지 하나는 뭡니까?
기자) 탄핵 소추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 측의 입장을 반영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들러 법사위원장이 대통령이나 변호인이 청문회에 나올 수 있고, 증인들에게 질문도 할 수 있다고 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에 나올까요?
기자) 그건 확실치 않습니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증인으로 나와 직접 진술하든, 아니면 서면 답변을 하든, 탄핵 조사에 직접 응하라고 지난 17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촉구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18일) 트위터를 통해 “내가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은 없지만” 탄핵 조사 협조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탄핵 조사에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어떤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청문회가 열릴 다음달 4일과 겹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워싱턴을 떠나, 3일과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그러면,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대신 탄핵 조사에 나올 가능성이 남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앞서, 하원 탄핵 조사를 마치고 상원에서 진행될 탄핵 심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기대를 걸고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 소속정당인 공화당이 다수입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하원은 법사위 청문회을 거쳐서 어떤 절차를 진행합니까?
기자) 공식 탄핵소추 문서를 작성할지 법사위 청문회를 통해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보위에서도 추가 청문회를 열 가능성을 애덤 쉬프 위원장이 앞서 시사한 바 있는데요. 이같은 절차를 진행해서 탄핵문서를 만들면, 하원 본회의에 상정하게 됩니다.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면 상원으로 넘어가는데요. 이후 상원에서는 대법원장이 주재하고, 의원들이 배심원단 격으로 참가하는 탄핵 심판이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같은 탄핵 절차 진전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의 부당성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26일 트위터에 “돈 맥갠은 내가 아무런 잘못도 안했다고 이미 진술한 바 있다”고 적었는데요. 그리고 “존 볼튼은 애국자여서, 우크라이나의 부패 상황 때문에 내가 원조를 보류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은, 전날(25일) 연방법원이 대통령 탄핵 조사에 나가 증언하라고 판결한 인물이고요.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쉬프 정보위원장이 “용기를 내서” 증언하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인들의 기대수명이 줄어들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인들의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이 근래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대수명은 태어나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예측하는 수치인데요. 한 나라 국민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척도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계속 높아지던 상승세가 꺾인 조사 결과가, 26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몇 살이었던게, 얼마나 감소했나요?
기자) 지난 2014년에 78.9세로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계속 소폭 줄어서 2017년에는 78.6세로 떨어졌습니다. 앞선 50여년 동안은 가파르게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추세였는데요. 정점을 찍은 뒤에 내려가는 흐름으로 바뀐겁니다.
진행자) 앞선 기간에는, 미국인들의 기대수명이 얼마나 늘었었나요?
기자) 무려 10살 가까이 높아졌었습니다. 1959년에 69.9세였던게, 2014년에는 78.9세에 이른 건데요. 의학기술이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건강이 향상된 겁니다.
진행자) 그러던 게 갑자기 줄어드는 흐름으로 바뀐 이유는 뭘까요?
기자) 세 가지 원인이 꼽히는데요. 약물 오남용과 과도한 음주, 그리고 자살로 인한 사망 사례가 크게 높아져, 기대수명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이 25세부터 64세까지 노동 가능 인구의 사망 원인을 담은 ‘미국 사망 통계(USMD)’와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진행자) 세 가지 주요 원인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얼마나 많아졌나요?
기자) 약물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요. 1999년부터 2017년 사이, 약물 오남용 사망 사례가 386.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도한 음주와 연결되는, 간 질환과 간경변 등 관련 사망은 40.6% 증가했고요. 자살 사망도 38.3% 많아졌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요?
기자) “다른 잘 사는 나라들에서는 기대수명이 계속 증가하는데, 미국은 뒤처져 가는 것”이라고, 연구를 주관한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교 스티븐 울프 박사가 지적했는데요.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를 미국 일부 지역의 경제ㆍ사회적 형편과 연결지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일부 지역의 경제ㆍ사회적 형편이 어떻길래 기대수명에 영향을 미친 겁니까?
기자) 미국 북동부 해안에 접한 ‘뉴잉글랜드’ 지역과 함께, 오하이오와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인디애나주 등지에서 이번 조사 결과의 밀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곳은 한때 제조업이 번창했다가 쇠락한 ‘러스트 벨트(Rust Belt)’와 겹칩니다. 울프 박사는 “러스트 벨트가 경제적 타격을 강하게 입은 뒤 일자리가 사라지고 철강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이 때문에 해당 지역의 약물과 음주 관련 사망, 그리고 자살이 많아졌다고 보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쟁이 어떻게 돼가는지 살펴보죠.
기자) 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인데요. 민주당원이거나, 민주당 성향인 등록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죠.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28%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7%,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4%로 뒤따랐는데요. 이들을 피트 부티지지 시장이 바짝 뒤쫓았습니다. 11%를 얻었는데요. 그밖의 예비후보들은 모두 3% 이하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과 다른 예비후보들의 격차가 꽤 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2위와의 격차가 10%P가 넘는데요. 이달 초,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공동조사에서는 1위 바이든 전 부통령이 27%, 2위 워런 의원이 23%로 격차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 때 보다 많이 벌어진 건데요. 하지만 같은 ‘CNN’ 방송의 지난달(10월) 조사에서는 1위 바이든 전 부통령이 34%, 2위 샌더스 의원이 16%로 20%P 가까운 차이가 났습니다. 한달 새 다소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꾸준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동층이 많아서 실제 경선에 돌입할 때까지 상황이 변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경선에서 투표할 사람을 이미 결정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42%에 머물렀습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상황은, 부티지지 시장의 지지율이 크게 높아진데서 알수 있습니다.
진행자) 부티지지 시장이 얼마나 지지율을 높인 건가요?
기자) 부티지지 시장은 얼마 전까지 군소 주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달 ‘CNN’ 방송 등이 아이오와 주에서 실시한 지역 여론조사에서 25%를 차지하면서, 일약 선두로 떠올랐는데요. 이제 전국 조사에서도 기존 ‘3강’을 위협하면서, ‘4강’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은 겁니다.
진행자) 부티지지 시장이 이렇게 떠오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텔레비전 토론에서 선전한 게 크게 작용했다고 ‘CNN’ 방송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난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4차 토론을 시청하고, 후속 뉴스를 챙긴 사람들 중에 부티지지 시장이 잘했다는 응답이 22%로 가장 많았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을 택한 사람은 16%, 샌더스 의원은 10%, 워런 의원은 8%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최근 출마를 공식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 3%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블룸버그 시장이 출마 선언을 한 25일에 앞서 설문이 진행됐기 때문에, 정확한 민심을 살피려면 다음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